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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른 장작 2010. 4. 5. 19:03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다. 스포츠도 되고 영화도 되고 드라마도 되고 예능은 안 되고. 웃지 말란 뜻인 건가? 귀에 걸면 귀거리 코에 걸면 코거리이다.

 

  이는 지난 4일 가수 김C가 자신의 트위터에 남긴 글이다. 즉 천안함 침몰에 대한 예능 결방에 대해 씁쓸한 의견을 게재한 것이다.

  『이현령 비현령(耳懸鈴 鼻懸鈴)』이란 여기서 두 가지 의미가 내포되어 있다. 하나는 정부측이나 방송사측을 비꼬는 말로 시청자들의 감정을 지들 맘대로 귀에 걸었다 코에 걸었다 농단하고 강권한다는 것이다. 다른 하나는 시청자들을 대변하는 뜻으로 기쁘고 슬퍼하는 마음은 각자에게 달린 것이다. 즉 영화나 드라마를 보고도 얼마든지 웃거나 웃을 수 있고 예능을 봐도 얼마든지 슬퍼하거나 웃을 수 있다는 것이다. 그러므로 강제한다는 것이 의미없다는 말이다. 

  

  3월26일 해군 초계함인 <천안함>이 침몰한 직후 다른 여타의 프로그램은 버젓이 방송되는데 예능 프로그램들만 죄인인 양 침묵을 지켜야 했다.  결방이 2주에 이르러 결국 시청자들의 인내심이 바닥났다. 사고 2주가 다 되가도록 변변한 침몰 원인조차 찾아 내지 못하고 횡설수설하는 정부나 지지부진한 구명 작업과 인양작업에 대한 실망감 때문이다. 비록 현장에서 사고를 수습하는 당사자들은 최선을 다함에도 말이다. 정부의 초동태세나 사태 수습의 과정은 한 마디로 현 대한민국의 <해상재난 대책수준>을 알려준다. 파도가 높고 물속의 유속이 세찬 것을 떠나 역시 이 정도 밖에 안되나 싶다. 직접 목숨을 거는 구조대원에만 의존하는 듯한 수동적인 모습은 답답함까지 느끼게 한다. 그 과정에서 수색작업을 마친 후 인천항으로 귀항하던 <98금양호>까지 침몰하고, 특수전(UDT) 요원인 한 준위마저 사망한 것은 더욱 꽉 막히는 기분이다.

 

  현재 김C의 글에 대한 네티즌들의 의견은 찬반 양립으로 나뉘어 팽팽하다. 이는 과거에는 상상할 수도 없는 인식의 적극적이고 공격적인 변화가 아닐까 싶다. 우리는 으레 국가적 애도 사태엔 예능은 침묵으로 일관해야 하는 것으로 알아왔다. 그것이 도덕에 준하는 것인 양 각인되어 왔다.  

  확실히 왜 이런 일이 터질 때 마다 예능만 총대를 매야 하는가? 이런 문제 제기는 타당하다. 반론하는 측에서 즉시 찾을 수 있는 것이 예능이 지향하는 본질과 상징성이 웃음에 있다는 점이다. 마땅히 애도에 동참해야 할 때에 지상파 방송이 웃음을 부추기는 방송을 편성한다는 것은 방송의 공익성과 국민적 도리에 어긋난다. 그러나 이제 이에 대한 저항도 만만치 않게 됐다. 이런 방송의 편파적인 편성이 불러일으키는 문제는 국민의 감정을 일방통행으로 강권한다는 데에 있다. 자발적인 애도의 감정을 안 갖는다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24시간 내내 쉼틀 없이 애도할 수는 없는 것이다. 나아가 1주일, 심지어 2주간 웃음 없이 지내야 한다고 강요하는 것은 한 마디로 참을 수 없는 강제나 다름이 없다.

 

  애도의 때에 예능을 반드시 결방시키는 태도는 다른 장르 방송보다 예능을 천시하는 과거의 관행이다.

 

  버젓이 다른 프로그램들은 방송하는데 예능만 결방한다는 것은 예능 애청자들이 보기에는 극히 불합리하다. 이들이 생각하기에 막장 드라마나 정권의 뒤치닥거리 하기에 바쁜 뉴스나 별 나을 것도 없는 것이다. 코믹 영화를 대체 편성하거나 가요 프로그램 등속이 예능프로보다 우월할 것도 없다. 과거에는 예능을 천시했는지도 몰라도 이젠 예능계가 바로 모든 타 장르의 방송 인프라와 해당 연예인들마저 끌어당기는 폭풍의 핵과 같다. 연말 방송 3사의 <연예대상시상식>에 대한 관심이 연기나 가요쪽보다 훨씬 뜨겁고 치열한 것이 현실이다.

  인터넷에서 항상 벌어지는 치열한 댓글의 공방도 바로 《무한도전》과《1박2일》등을 주축으로 하는 예능 팬들이 주도한다. 가장 많은 댓글이 달리는 기사도 이들에 관한 기사고 1년 쉼없이 가장 많은 기사거리를 양산하는 것도 이들이다. 연기자들이나 가수는 일정한 간격을 두고 활동을 하거나 쉬거나를 반복하지만 예능인들은 하루도 쉬지 않고 화면에 얼굴을 내비치는 판이다.

 

기존의 패러다임마져 변화시키는 예능 팬들의 막강한 파워

 

패러다임(paradigm) : 어떤 한 시대 사람들의 견해나 사고를 근본적으로 규정하고 있는 테두리로서의 인식의 체계.

 

  그러므로 이제 팬들은 자신있게 말하는 것이다. 예능 팬들은 과거의 일방적으로 강요되던 도덕적 패러다임을 과감히 거부한다.

  옳은 것은 옳은 것이고 그른 것은 그른 것이다. 참아야 할 것은 참지만 심한 것은 참지 못한다. 국가적 애도 사태에 직면할 때마다 관행처럼 예능을 결방하는 방송 행태를 거세게 비판하기 시작한다. 이런 팬들의 주장은 광범위해서 결방을 찬성하는 쪽과 팽팽한 설전을 벌인다. 분명 전에 없던 변화라 인터넷을 중심으로 한 정서적인 패러다임까지 바꾸려는 혁명처럼 느껴진다. 이렇게 표면에 불거진 논란은 점점 더 치열해질 것이고 우리 사회에 새로운 의문을 제기할 것이다.

 

  블랙 스완이 지배하는 세상을 꿈꾸다.

 

  백조는 무슨 색인가?

  1770년 제임스 쿡 선장이 신대륙 오스트레일리아를 발견하기 전까지 사람들은 백조는 무조건 하얗다라는 고정 관념을 가지고 있었다. 어쩌면 아직도 이런 생각을 갖고 있는 사람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신대륙 오스트레일리아에서 블랙 스완이 노니는 모습을 발견했을 때 세상의 상식과  믿음은 산산조각이 났다.

 Black Swan                        Black Swan and cygnets  

백조를 아무리 여러번 봤다고 모든 백조가 하얗다고 결론 내릴 수는 없다. 흑조를 한 마리라도 봤다면 백조가 하얗다는 결론을 부정하기에 충분하다.

 

  철학자 데이비드 흄은 이렇게 말했다. 즉 과거의 경험에 의존한 판단이 행동의 근거가 될 수는 없다는 뜻이다.

 

  아직은 관습적인 면이나 국민의 보편적 정서에 기반한다는 측면에서 볼때 결방을 찬성하는 쪽이 명분을 쥐고 있는 유리한 싸움이라고 볼 수도 있다. 그럼에도 이 심각한 의문의 제기는 과연 새로운 세대와 시대의 가치관을 대변한다. 무비판적이고 인습적으로 국가나 도덕적 관행이 주입하는 패러다임에 거부하는 것이다. 이는 예능의 파워가 현실적으로 실제적인 면에서 밖으로 확장되는 사태이다. 방송3사나 방송통신심의위원회, 언론 등도 이 의외의 사태를 주목했을 것이다.

 

  팬으로 대변되는 예능계의 막강한 파워가 또다른 운명을 개척하기 시작한 것이다. 가히 대단히 의미있는 일이라고 밖에 할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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슬프지 않은 사림이 어디 있을까요... 그래도 획일화된 방송은 아니라고 봅니다. 꼭 예능프로그램만이 아니더라도...
말이지요.
물론 예전의 방송 관행을 깰수는 없겠죠
하지만 트렌드는 항상 변화하고 그 흐름을 맞춰 나가야 합니다.
현재 방송 분야에서 예능은 거의 '원톱'수준으로 요즘 거의
대세에 가까울 정도로 방송 판도를 쥐락펴락하고 있는데
예능만 결방한다는건 저도 이해하기가 힘듭니다.
무조건 예능은 웃음이니까.. 지금 국가적으로 웃을 상황이 아니니까
결방한다는건 모호한 기준 같습니다. 그렇다고 정부가
천안함 침몰사건에 대해 제대로 하고 있는것도 아니고
막말로 개거지처럼 ㅄ같이 대응을 하고 있는데 당연히 시청자들
입장에선 화나고 짜증날수 밖에 없겠죠
지금 현 정부는 너무 "오만과 편견"을 남발하고 있는 느낌을 주는것 같네요
노무현 자살했을 때 오락프로 중단하는 쓸데 없는 짓을 했기 때문이다.

그 정도 일로도 오락프로 중단했는데 더 슬프고 중대한 일에 왜 오락프로 중단않느냐 하면 할말이 없으니까 어쩔 수 없이 계속 중단하게 되는 것 아닌가
노무현 김대중 죽었을때는 예능하면 죽일것처럼 덤벼들더니 지금 더 허무한 안타까운목숨이 사라졌는데 예능왜 못하게 하냐고들 수근거리는게 더 이상함... 노무현은 본인이 선택한 해서는 안돼는 일을 했고 김대중은 늙어서 자연스럽게 죽은건데 오히려 죽음의 깊이를 따져볼때 지금이 훨씬 무겁고 나라를 지키다 돌아가신분들인데 정치가 방송을 못하게 한다는둥 명박이가 방송을 장악해서 그렇다는둥 하며 지금정권 욕하는 사람들이 더 이상함 좀 앞뒤가 안맞는다는 생각은 안드는건가??
맞는말인데 김c가 하니까 짜증나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니가 그럴말할 처지냐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공감가네요..음....
모든 국민의 감정까지 이래라 저래라 할 수는 없죠.
다들 애도의 마음을 가지고 있는데 그걸 통제하려고 하는 건 좀 아닌 것 같습니다.
그것도 특정 장르에만 책임을 지우는 건 저도 반대...
흥미로운 의견이네요~
천안함사고를 국민모두 안타까워하는 것은 당연하지만
tv프로그램에 대한 일방적인 편성은 국민의 권리를 침해하는 게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들어요.
공감갑니다...저두 계속적인 편성에 조금 불만...
그렇담 틀어주는 영화도 슬픈영화만이여야하는데 로맨틱 코미디도 있더라구요...
일관성 없는 편성...
어느분이 쓰신 글에 이런 글이 있더군요. "예능 결방해도 괜찮다. 정부와 국방부가 예능보다 더 재미있는 코메디를 하고 있는데 무슨 예능이 필요하리...." 이 말씀이 참 맞는듯 하면서도 씁쓸합니다.
노무현 대통령 돌아가실 때도 예능 결방했습니다
공감했습니다.저도 이런 견해를 갖고있었는데, 저뿐만에 아니었다는데에 놀랍기도 하고 그렇네요.
솔직히 예능을 결방하는것 자체가 웃긴일이죠. 단순한 쑈에 불과하니까요(나 이만큼 슬프다라고 광고하는듯한)

예전 서해교전때 어땟는지 기억하시는분? 만약 그때 분위기를 기억하신다면 지금 이런 추모가 얼마나 가식적인지 아실겁니다.
99년 1차 서해교전때 군생활했습니다. 그 피말리는 일주일의 긴장속에서도 주말에 예능프로 보면서 내무실에서 낄낄거리는게 유일한 낙이였습니다. 무슨 말인지 아시겠죠?
댓글도 검열 당하는 시대가 올까봐 겁이 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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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럼 극장에서 상영하는 영화중에서 조금이라도 코믹한 영화도 모두 상영중지 해야 되는가?
군대에서 40명이 한꺼번에 죽었는데
웃고 떠드는게 좋은가 보네요.
그아이들 부모들의 눈에는 피눈물이 나오는 것을 보며 즐기시는 듯합니다.
쩝...
솔직히 김씨가 자기 돈나오는 예능 방송 한주 쉬니 돈도 봇받아서 저러는 것인데
너무 추앙하는 것은 아닌지 모르겠습니다.
김씨도 그렇고 님도 참.. 거시기 합니다
그 시간에 막장 드라마 방송은 괜찮죠?
예능 결방 대체프로가 프로야구 중계입니다.
김씨가 예능 결방에대해 뭐라한겁니까?
글의 요지 파악좀하시죠. 기준이 뭐냐는거죠.
코미디 영화는 방송이되고, 예능은 안되는 기준이 뭐냐는거죠....
무식한건 나라도 구제 못한다는 말이 딱 맞네요..뭘 제대로 알고나 ...
추앙이 아니라 그건 그거고 저건 저거죠. 무슨 돈 때문에 그 말을 했을까 생각을 해보시고 ...
물론 자기 의견을 소신껏 띄우는 건 지지하지만,님의 말은 정말 아닌거 같네요..혹시? 기성세대중에도 나이가 70넘으신 분? 이신지요.. 생각이 구태의연해요..문교부혜택을 못 받으신..
천한함 사고로 순직하신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좋은 곳에서 편안히 쉬세요...
좋은글 스크랩해갑니다.
문제가 되면 삭제하도록 하겠습니다.
천만에요. 오히려 고마운 걸요. ^^
천안함 사고에 대하여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김c의 표현에 대하여 공감하는 바입니다 모든 국민이 자발적으로 해야지 강압적으로 하면 누가 찬성 하겠습니까
그럼 모든 방송이 4월내내 조용한 방송을 해야 되는거 아닙니까 방통위의 이상한 잣대가 작용 한것은 아닌지 모르겠습니다 애도기간을 2~3일정도 아님 일주일정도 하고 일상으로 돌아가야 한다고 생각됩니다
나라가 이러니 이해합시다 여러분 홧```팅
퍼갈께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