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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른 장작 2010. 5. 23. 08:47

 

 [ 사진. <예스TV-남도뉴스(화순)>의 『풍류문화큰잔치 우리가락 “좋을시고”』]

 

  최근 <방송통신심의위원회>는 2월 13일 '무한도전' 방송분에 대해 또다시 권고조치를 내렸었죠.

『출연자들의 방송언어 파괴가 심각하다는 민원이 제기됐다. 심의 결과 '야! 너 미친 놈 아니냐?', '다음 MT 때는 내가 똥을 싸겠다' 등 저속한 표현이 관련 규정을 위반한 것으로 지적받았다.』

  이는 '무한도전'이 방송심의에 관한 규정 제27조(품위 유지)와 51조(방송언어)를 위반했다는 것이죠.

 

  방송에서 '죽인다'는 말은 되고 '똥싼다'는 말은 안 되나봅니다. '변을 보다' 이렇게 한자를 표현하면 고상한 말이 되고 순수한 한글인 '똥'이라는 말은 비속어가 되는 것이죠. 순수한 우리말을 비속어로 전락시키는 문화는 분명 여전한 사대주의의 잔재로 보입니다. 중국의 한자와 유교문화를 숭배한 저 과거 이씨조선의 양반 문화가 아직도 평민들의 문화를 억압하는 것이죠. 진짜 많은 분들 말씀대로 똥을 똥이라 못하는 더러운 세상인 것 같습니다.

 

언문[諺文] : 한글을 속되게 이르던 말.

  아직도 이래야 하나요? 차라리 이러면 어떨까요? 소변대변은 되고 오줌똥은 안 된다고 하지 말고, 방송위원회가 오줌똥은 된다고 하는 겁니다. 그러면서 순수한 한글들을 언문이라고 비하하는 잘난척하고 양반적인 사대주의의 잔재를 한번 돌이켜보는 계기를 마련하는 겁니다. 더불어 언제부턴가 잊혀진 좋은 우리말을 되살리는 문화적인 운동을 당신들이 한번 제기해 보는 겁니다. 새로운 세상이 왔으면 좀 문화적인 잣대도 변해야 할 필요가 있다는 겁니다.    

 

   <방송통신심의위원회>가 이 시대의 놀이 문화인 예능에 너무도 엄격한 도덕적 잣대를 들이대는 것은 심합니다. 고지식하고 1차원적인 안목에 사로잡혀 있습니다. 풍자도 못해, 해학도 못해, 언어적인 유희도 못해. 이것 저것 다 빼고 나면 할 게 무엇인지요?  

  아시겠지만 <안동 하회탈 별신굿>은  경북 안동시 하회마을에 800년 전부터 전승되어 오는 유명한 탈놀이입니다. 이 놀이는 양반을 풍자하고 서민들의 궁핍한 삶을 해학적으로 풀어내는 내용을 담고 있죠. 한번 마음의 눈을 열고 가만히 생각해봅니다. 반상의 차별이 하늘과 땅같던 이조시대에도 버젓이 양반을 풍자할 수 있는 숨통은 열어두었었다 이말입니다. 이것은 바로 놀이 문화의 본질이 풍자와 해학에 있음을 모두 알기 때문이었습니다.

  요즘 예능에 조금이라도 시사적인 풍자가 들어가면 우익단체에서는 대뜸 좌익이니 뭐니 떠들어 대고, 은근히 방송 퇴출이니 하차 니 하는 말이 떠도는 지경입니다. 그것이 사실이든 아니든 중요한 것은 그런 시대적인 압력과 문화적인 제제의 틀 속에 갇히고 있다는 느낌을 대중이 강하게 받고 있다는 것이 진짜 문제란 거죠.   

 

  해학과 풍자는 아주 오랜 과거로부터 전승되는 순수한 놀이문화입니다. 풀 곳 없는 서민들의 한과 고초를 달래주는 유일한 해방구였다 이말이죠. 높은 양반님네를 풍자해도 받아들여 질 수 있는 유일한 소통의 장이었습니다. 영화 <왕의 남자>를 본 사람이라면 궁궐에서 남사당패가 자신과 장녹수를 풍자하는 마당극을 벌이는 것을 보고 연산군이 결국 웃음을 터뜨리는 것을 기억할 것입니다. 이것이 바로 풍자와 해학이라는 놀이 문화의 진면목입니다. 놀이를 놀이 그대로 보고 해학을 해학으로 봐주고, 풍자를 풍자로 봐주는 문화 말입니다. 방송위원회가 예능프로가 '품위 유지를 위반했다.'고 징계를 하는 것이 말이 됩니까?

 

  이런 저런 이유로 별명도 쓰지 못하게 하고 있죠. 모든 영상과 문자적인 문화의 재미는 바로 캐릭터의 정확한 정립에서부터 시작됩니다. 캐릭터가 불분명하면 벌어지는 갈등과 활극적 재미는 개연성이 없어지고 힘을 상실하게 됩니다. 별명이란 바로 이 캐릭터의 힘을 살리고 그 자체를 대변해주는 언어입니다. 이런 언어적 유희마저 제재한다면 예능이 설 곳은 없습니다.

  결국 '무한도전'은 지난 3월 26일 다음과 같이 발표했습니다.

 

'쩌리짱', '노찌롱', '뚱보' 등의 단어를 사용하지 않기로 결정했다.

  차라리 방송위원회는 이런 건 어떨까요? 차라리 막장드라마의 불륜이나 폭력성이나 선정성에 좀 더 제재를 가해서 그쪽으로좋은 방송 문화를 만들어 가는 겁니다. 예능을 예능으로 보지 못하는 닫힌 시선과 마음으로는 풍자와 해학을 논할 가치도 없는 듯하니, 애꿎은 빵구똥구나 징계하고 예능의 묘미인 별명 따위나 딴지 걸지 말고, 예능의 말들이 저속하다는 이유로 보란듯이 징계나 하지 말고요.

 

 

하회별신굿을 보면 정말 양반들을 엄청 조롱하더라고요~!
해학과 풍자를 인정해야 하는데 말이죠!
무한도전의 '공식 대변인' 이란 자막을 보고 역시 TEO 피디 라고 감탄했음...
안녕하세요. 고운새님. 반갑습니다.^^
제가 마른장작님 글이 너무 좋아서 자주 스크랩해갑니다^^
저의 홈피에 오셔서 댓글 달아주셔서...그동안 몰래 스크랩 해간게 죄송하더라구요..ㅠ
앞으론 댓글 달도록 하겠습니다. 정말 어떻게 저렇게 멋진 글들을 쓰시는지^^;;
그리고 공감이 되는 글들이더라구요! 항상 좋은 글 감상하고 갑니다.
앞으로도 자주 들려서 공감하고 가겠습니다^^
스크랩해주시는 게 제겐 고마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