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땐 이런것도 끝내주는 군것질 거리였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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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여사의 제4의 활동/추억의 빼다지

2010. 12. 15.

참 다양함이 없었던 그 시절이였나보다.

기억을 더듬다 보면 늘 흑백으로 차르르르 필름 돌아가듯 추억이 흐르는 걸 보면.

그래도 칼라티브이도 봤었던 그때였는데..

 

삼시세끼 밥 외에는 딱히 군것질거리도 쳐줬던 것은 고구마, 감자나 과일 삶은 연근이나 설텅 녹인 과자등이 아니였나 싶다.

동네 골목에 가끔 들어선 구멍가게에라도 가보면 먹고 싶은 과자들이 있었긴 했지만 용돈이란 것을 받아본 기억이 없던 그 시절엔

동네 점방의 과자봉지는 천사의 선물 쯤 되는 머나먼 곳의 물건이였다.

 

특히 5남매의 쪼들리는 우리집은 과자 사먹을 돈 줘 라는 말은 아예 있지도 않았고 겨우 명절이나 되야 친척어른들이 주신 돈으로 알사탕이나

얄궂은 불량군것질 거리를 조금 사서 아껴 먹곤 했었다.

그중에서도 단연코 우리들을 열광시켰던(싸면서 맛도 좋았던 것 같다) 것이 오리떼기(우리동네에선 이렇게 불렀다)와 꿀차가 아니였나 싶다.

 

 

 

 

 

돈만 생기면 동네 골목 양지바른 곳에 자리한 오리떼기 연탄불앞으로 우르륵 몰려가서 4가지 모양틀로 찍어 둔 설탕과자를 모양대로 오려내기 바빴다. 잘 떼서 가져가면 하나를 더 주었기 때문에 침을 묻히면서 바늘로 콕콕 찍어가며 어찌나 몰입해서 모양 떼기를 했던지..

때론 녹말물에 설탕을 넣어 끓여 먹는 꿀차를 대신 받아서 작은 쪽자에 보글보글 끓여서 녹말풀죽을 맛나게 먹기도 했었는데...

 

별모양, 사람모양, 새모양 그리고 또 한가지는 어떤 모양이였나? 기억이 삼삼하네..

 

세월이 흐르면서 이런 오리떼기는 점점 사라지고 점빵에서 파는 과자를 군것질거리로 사먹게 되었고 잊혀져갔다.

그러다 어른이 되어서 만난 것이 설탕을 녹여 각종 모양을 만들어서 번호를 맞춰 가져가는 설탕과자 뽑기가 있었고

설탕과자가 안되면 부스러기 라면을 넣은 설탕과자를 하나씩 주었다.

 

문득 오리떼기는 모양틀이 없어서 안될것 같고 라면 부스러기가 나와서 그걸로 추억의 설탕과자를 만들어 보았다.

 

 

 

설탕을 녹여 투명해질때 부셔진 라면을 넣어 기름 바른 판에 부어 식혔더니..

쨘~

 

 

 

 

 

맛있겠다 싶어 하나를 입에 물어보니 아이쿠 이런..

너무 두껍게 만들어져 딱딱함이 이루말할수 없는게 아닌가?

이빨 부실한 사람은 먹지도 못할만큼 딱딱한 라면설탕과자라니..ㅎㅎ

 

옛 생각으로 두어개 먹었더니 턱이 얼얼하고 입안은 다리고 속은 부글부글 이상하기까지 했다.

 

조금 얇게 굳혔더라면..이것도 기술인가?

 

두어번 설탕을 녹여 만들어 먹었다 속이 아파서 죽을뻔 했다는..후문이..ㅎ

그래도 그 순간만큼은 달달하니 추억속으로 쑹~ 들어가 참 좋았다.

 

다음엔 베이킹파우더를 넣어 조금 소프트한 설탕과자를 만들어 먹어봐야 할 것 같은데..

갑자기 추워진 수욜...문득 불 앞에서 어린시절 보리문디같았던 내 모습과 포개진 오리떼기를 생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