죄 많은 소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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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것

2018. 12. 9.

오랜만에 '좋은' 영화라고 느낀 영화를 보았다.

죄 많은 소녀.

좋긴 한데 이런저런 점이 좀... 하고 흠을 찾는 내가 그냥 좋아할 수 있었던 드문 영화다.

곧 난 어떤 영화를 좋은 영화라 하는 걸까 생각해 보니, 캐릭터들이 설득력 있는 영화인 것 같다.

주인공뿐만 아니라 엄마, 형사들, 선생님, 친구들 다 마음이 보이는 듯했다. 영희 아버지도 다른 영화에서 보이는 상투적인 뭘 모르는 인물일 줄 알았는데 그렇지 않았다. 그 아버지 처지에서 보일 만한 반응이랄까. 화장품 가게에서 일하시는 분도 과하지 않았고. 모든 배우들 연기가 참 마음에 들었다. 

절하는 친구들 교복을 보면서 영화 만든 이들이 참 세세한 곳까지 신경을 썼음을 알 수 있었다.

이 영화는 영상도 멋있었다.

엉뚱할 수 있는 장례식장 굿 풍경조차도 이해가 되었다. 처음에는 국제 영화제에 출품을 목표로 한국적인 것을 끼워넣기 하는 건 줄 알았다. 그런데 나중에 무당의 우는 얼굴을 보고 엄마가 속으로 폭력적으로(?) 우는 걸 치적거리지 않게 보여 주는구나 싶었다.


사람들의 꼬인 건강하지 않은 행동들 밑바닥에는 여러 복잡한 감정들이 소용돌이쳐서 그럴 수 있을 텐데, 서양은 대체로 죄책감이 많다 하고 동양은 수치심, 특히 사회적인 수치심, 체면이 많다 한다.

예전에 본 이런 종류인 영화들에서 '집안 창피하게' 이런 대사를 많이 들었던 것 같은데, 이 영화에서는 사회적 체면 (교장의 태도)보다 죄책감이 사람들 행동의 동력인 것으로 보였다. 

우리도 이제 씨족사회에서 벗어나는 건가...


그런데 영희가 형사한테 조사받는 장면에서 미성년자가 변호사 없이 압박을 받는 걸 보고 놀랐다. 

영화라서 그런가 아님 실제도 그런가.

실제도 그렇다면 정말 심각한 문제가 아닐 수 없다. 상처에 대한 불감증.


그리곤 씨네 21에서 평점이 낮아서 또 놀랐다.

http://www.cine21.com/movie/info/?movie_id=5173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