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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ahiergris 2013. 1. 29. 17:31

1월 30일에 개최될 '한국노동자협동조합을 말한다' 토론문입니다. 노동자결사체로서의 노동자협동조합운동의 전망과 역할에 대한 제언입니다.

 

노동자협동조합운동의 정체성과 방향에 대한 제언

 

  

1. 노동자결사체로서의 노동자협동조합

 

초기 사회적경제의 이상은 노동자결사체를 통하여 임금노동을 극복하는 것이었다. 이것은 단지 어느 한 집단의 소망이 아니라 결사체사회주의(utopian socialism)와 무정부주의, 연대주의와 자유주의 등 좌우를 아우르는 공통의 사회적 개혁프로젝트였다. 임금노동의 극복이 가지는 의미는 모든 협동조합운동이 결사를 통하여 자신의 일자리를 스스로 만들어 소득을 증대하고자 하는 목적이나 공정한 가격에 좋은 소비재를 구매한다는 현실의 필요를 넘어 사회 전체의 변화를 모색했다는 것을 의미한다. 협동조합이든 공제조합이든 그 운동은 노동자결사체로서의 정체성을 가지며 일자리, 소비생활, 복지 등 모든 영역에서 노동하는 계층 및 그 가족의 생계와 생활을 책임지고자 하는 종합적인 운동이었다.

이런 의미에서 우리는 장시간 노동과 저임금 등 노동착취 문제 뿐 아니라 아동노동 등 인간을 상품화하는 것에 반대하여 공동체를 만들고자 했던 사회적경제선구자들의 실험을 계승해야 한다. 그것은 이제 막 시작된 산업혁명에 잘 적응하고자 했던 이익의 운동이 아니라 태동하는 야만적 자본주의의 가장 큰 폐해인 임금노동을 통한 빈곤화와 사회문제에 대응하고자 했던 저항의 운동이었으며, 새로운 노동을 만들고자 했던 건설의 운동이었다.

그러므로 노동자협동조합운동은 사회적경제의 전망 속에서 정체성을 가질 때 그 역할은 스스로의 고용창출 및 유지에 머물지 않을 것이다. 노동을 통한 사회화의 길에서 배제된 이들의 노동권을 확보하고 결사의 권리를 인정받게 해주는 일, 정규직/비정규직/불완전고용 등 노동분화정책에 대항하여 단일한 노동자결사체로서의 정체성을 가져 약자의 권리를 보호하고 확대하는 일, 종속되고 예속된 노동이 아닌 주체적이고 창조적인 노동을 실현하기 위한 조건을 만드는 일 등 사람의 발전을 위한 보다 종합적이고 보편적인 이익을 위하여 행동하는 집단이 되어야 할 것이다.

노동자결사체로서의 정체성을 가진다는 것은 노동자협동조합운동의 역할과 지평을 넓히며 새로운 사회적 과제를 안는다는 것을 의미한다.

 

2. 노동운동과 조우하는 노동자협동조합운동

 

우선 노동조합이 노동자결사체운동에서 파생되었듯이 노동조합운동과 협동조합운동이 만나 공통의 전망을 가질 수 있도록 촉진하는 역할을 해야 한다. 현재 노동조합운동은 조직된 노동계층의 경제적 이익을 증가하기 위한 이기적인 운동으로 전락하는 추세이며, 그러다보니 미조직노동자 및 실업노동자의 문제를 외면하고 있다. 이것은 노동조합이 노동자결사체로의 전망을 가지지 못하고 계급의 배타적인 이익을 추구하는 도구로 활용하기 때문이다. 그리하여 심지어는 자본가 및 정치와 타협하는 어용노조의 모습도 보인다. 그러므로 노동자협동조합은 노동자결사체로서의 정체성을 분명히 하여 노동자 전체의 이익을 위한 운동으로서 자리매김한다는 새로운 노동운동의 전망을 제시할 필요가 있다.

두 번째는 노동자협동조합이 노동자인수기업 및 정리해고노동자, 미조직 노동자들을 위한 대안으로서 역할을 해야 한다. 자신의 위상을 고용된 노동자로서만 사고하던 많은 노동계층의 인식을 전환하여 스스로 창조하고 통제하는 노동이 가능하다는 모델을 제시함으로써 노동자들의 주체의식을 고양하여 노동자들이 가진 가능성이 제한적이지 않음을 증명해야 한다. 즉 새로운 노동관계를 형성하는 기업의 모델을 정착시키는 일이다.

 

3. 지역사회에 기반한 창조적인 노동의 조직

세 번째는 미래를 준비하는 새로운 노동을 조직하는 일이다. 이제까지 노동의 문제는 사실 고용의 문제였고, 따라서 예속된 노동의 틀을 깨지 않고 고용의 질을 향상시키는 데 몰두했다. 그러나 이 사회는 에너지 및 자원의 위기와 환경문제, 농촌의 붕괴 및 우리 먹거리의 위기, 보건의료 서비스의 민영화 등 생활 전반이 상품화와 종속화되고 있는 사회적 위기상황이다. 이 때 노동자협동조합이 단지 고용의 질만을 고려하는 제한적인 영역에 머문다면 무너지는 사회에 한 배를 타는 꼴이 될 것이다. 따라서 노동자협동조합은 사회적 문제를 해결하는 일자리, 지속가능한 일자리를 만들며 창조적인 노동을 할 수 있는 사회적 실험실이 되어야 한다.

 

네 번 째는 이를 위해 지역사회에 기반하여 지역주민과 함께 그 지역에 필요한 노동을 조직하는 일이다. 어떤 기업도 지역사회 주민에 의해 지켜지지 않는다면 대기업 및 초국적기업의 공격을 감당해 낼 수 없을 것이다. 이는 국가도 막지 못하며 파업으로도 해결할 수 없다. 그러니 홈플러스 입점을 반대하는 운동을 벌이는 저항과 더불어 지역주민이 참여할 수 있는 일자리를 만들어 그들의 생계를 책임짐으로써 지역사회와 끈끈한 생산/소비/유통의 망을 형성함으로써, 지역사회를 지키는 기업으로 역할해야 할 것이다.

 

이것이 대안기업의 상이며 역할이라 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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