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른경제/사람과 조직

cahiergris 2014. 1. 14. 10:48


 농협의 문제는 단지 개발독재에 이용됨과 더불어 부정과 비리 때문만은 아니다. 협동조합이 농민의 자발적인 결사를 통해 만들어지지 않은 점도 있지만, 지금 농협의 개혁을 고민하는 이 시점에서 그 모델에 대해 다시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

애초 농협이 시작될 당시는 농업이 산업화되기 전으로서 농기구 공동구매 및 이용이나 공동생산 및 공동판매가 큰 과제였으며 그를 통한 생산증대와 농가소득향상, 그리고 사회적으로는 식량자급에 기여하였다. ...

그러나 산업화와 기술의 발달로 농업은 더이상 농민농업이 아닌 기계화의 영향으로 대량생산이 가능하게 되었으며, 따라서 토지와 자본을 가진 이들의 산업이 되었고 심지어 다국적기업의 독점이 공고화되는 추세이다. 물론 각국마다 아직 소농이 많이 있긴 하지만 농업과 농산물은 더 이상 보호무역의 대상이 아니며, 자유무역시장에 던져진 투기의 대상이되었다.

이러한 상황에서 농협이 현재의 모델을 유지하기는 어려울 것이라 예상된다. 자국민이 지켜줄 수 없는 시장에서 경쟁을 해야한다면 농협은 더 이상 세계화된 시장에서 다국적기업을 상대할 수 없을 것이다. 종자하나까지 수입해야 하고, 농민이 농업으로 먹고살기 어려워진 상황에서 이제 수탈할 농민도 별로 없으니 금융업으로 전전하든지 아니면 다국적기업의 하청업체나 프랜차이즈가 되어 종속될 수밖에 없을 것이다.

농협이 재기의 기회가 없지 않았다. 무상급식이 확대되면서 업체를 선정하는 과정에 농협만큼 유통망과 설비를 가진 곳이 없기에 많은 학교의 급식을 담당하게 되었었다. 그 때 만약 농협이 지역생산자와의 관계를 회복하며 로컬푸드활성화의 길을 택하여 급식을 통해 자국의 농업을 보호할 수 있는 기반을 닦았더라면 우리사회에서 뿌리내릴 수 있는 길을 내었을 것이다.

그런데 그 결과는 어떠한가?
그 좋은 기회를 다 망치고 말았다. 이제 관련 공무원들마저 농협에 맡기면 일이 안된다고 증언할 정도다. 이런데도 다시 농협에 주려는 이들이 있긴하지만.

농협이 농업인과 그 가족들의 조직으로 다시 서려면 토지와 시장에 대해 다시 생각해야 한다. 농민없이 농협이 지속될 수 있을까? 그런데 농민은 그들이 생산한 것을 이용하는 소비자없이 농민으로 살아갈 수 있을까? 그리고 땅없이 농업을 지속할 수 있을까?

농협은 소비자협동조합의 방식에서 교훈을 얻어야 할 때이다. 값싼 수입농산물을 살 수밖에 없는 자국민을 돌려세우지 않으면, 그리고 우리 농업을 지키고 우리 먹거리를 지키려는 조직과의 협력을 통해 상생의 길을 찾지 않으면 개방된 시장에서 살길을 찾기 어려울 것이다. 현대의 난민의 다수는 남미와 아프리타와 아시아에서 보듯 식량난민이다. 농업의 문제는 더 이상 농민의 문제가 아니라 사회의 문제이며 나라의 문제가 되었다.농업브로커가 되어 기생충으로 살지 않으려면 소비자와 손을 잡고 그들과 생생지도(生生之道)의 길을 걸어야 할 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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