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습커뮤니티/건국대

cahiergris 2010. 11. 16. 19:09

올해 2학기에는 충주에 있는 건국대 경제학과에서 국내에서는 처음으로 사회적경제라는 과목을 개설했다. 평소 로컬푸드 등에 관심을 가지며 지역의 시민사회단체와 함께 많은 활동을 해 오신 교수님의 배려로 개설된 과목. 이 새로운 시도에 대해 우려를 많이 하셨다고 한다. 그래서 난 공사다망한 나의 스케쥴에도 불구하고 호기심과 기대, 그리고 약간의 도전정신을 가지고 그 모험에 뛰어들었다. 요즘의 나의 건셉이 '모든 사람과 소통하자'이기 때문에 예상되는 난항에도 불구하고 강의계획을 세우고 야심차게 시작했는데...

 

왠걸? 뜨악하게 바라보는 학생들의 시선. 경제학과 3,4학년이 대부분이지만 국문과, 불문과, 신문방송학과 등 타과생들도 꽤 섞여있는 강의실은 이제껏 내가 대한 고객(^^), 즉 이 분야에서 열심히 일하는 시민사회단체 활동가들도, 연구자들도, 또 공공부문의 공직자들도 아닌 아직 세상을 잘 모르고, 또 그러기에는 당장의 취업이 너무나 큰 족쇄여서 세상을 들여다보고 제도와 정책에 관심을 가질 여유가 없는 대학생들이었던 것이다.

 

물론 수강생과 호흡하고 그들의 처지로부터 문제를 풀어나가려는 나의 방식이 완전 안먹힌 건 아니지만 두번의 강의에도 불구하고 그들은 여전히 "왜 저런 말을 하는거지?" 하는 표정으로 나를 보았다. 으~~~ 좌절. 나의 자존심에 완전히 금이 간건 둘째 치고 이 일을 어찌하나 추석을 앞둔 시점에 나의 고민은 깊어만 갔다. 

 

이대로는 안되겠다 싶어 다소 적극적인 학생 두 명에게 거금을 들여 파스타와 와인을 제공하며 대책회의를 한 결과 나의 목표는 그들의 관심을 유도하는 것이고, 최소한 앞으로 사회적경제에 대해 우호적인 생각을 가지고 관심을 유지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라는 데 의견일치를 보니 욕심을 버리게 되었다. 그리하여 생각해 낸 방법은 40명의 학생을 조로 나누어 1조는 사회적경제에 대한 의문을 스스로 묻고 답하는 것, 2조는 영상매체를 통해 사회적경제를 이해하기, 3조는 내 블로그의 글을 본 소감 및 논평으로 나누어 작전을 시작했다. 물론 중간관리자(?)로 조장도 붙이고. 수업시간 후 뒷풀이를 하면서 친해지기도 하면서.

 

그렇게 숨가쁘게 다시 시작된 일정. 조금씩 변화가 일어났다. 여전히 개념이나 이론에 대해서는 낯설어했지만 발표를 듣고 있자니 아직 미숙하고 설익었지만 수업시간에 들은 내용으로 '나무를 심는 사람', '두도시 이야기' 등을 분석하고 또 '아마존의 눈물'에 대한 평을 하기 시작한 것이다. 국문과 학생은 풍부한 감성으로, 신방과 학생은 기업의 사회적책임에 대해, 경제학과 학생들은 사적 소유에 대해, 또 어떤 학생은 사회적기업의 평가방식에 대해. 발표를 하고 보고서를 작성하고 나의 피드백을 요청하고 수정하고 다시 쓰며 그들은 사고에 체계를 잡아가기 시작했고 성찰하는 자세를 가지기 시작했다. 그들은 새로운 세계를 알아간 것이다.

 

그리고 무엇보다 놀랍고 마음을 짠하게 한건 그들이 내게 다가오기 시작했고 고백을 하기 시작했고 나를 믿기 시작했다는 것이다. 떠드는 학생에겐 "맞을래?" 하며 협박할 만큼 나도 부담이 없어지긴 했지만 날라리 같은 학생도, 멀찍이서 뚱하니 보고만 있던 학생도, 얌전히 있던 수줍은 학생도 알고보니 다들 할 말이 있었고 그것을 표현하기 시작했다. 메일로, 보고서에 남긴 편지로, 또 전화로.

 

아직도 그 애들이 종종 떠오른다. 그 애들이 남긴 말이 떠오른다. 한명 한명에게 다 답을 해주고 싶지만 쌓여있는 글쓰기 작업과 강의로 엄두를 못내고 있어 안타깝지만 이런 내 맘을 이해해주리라. 

 

그래서 이 공간에서 그 학생들과의 추억을 기억하기 위하여 참으로 대견한 글들을 소개하고 싶다. 물론 저자의 동의는 구하지 않았지만.

그리고 앞으로는 나의 일로 쫓기지 않고 그 핵생들을 만날 수 있는 조건을 만들어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너무 오래 기다려야 하지 않도록.       

        

교수님 안녕하새요 ^^ 저는 경제학과 06학번 안여진입니다.
갑작스럽게 추워진 날씨 때문에 감기에 걸렸어요 ㅜㅜ 교수님은 건강 잘 챙기세요 ^^
다음학기때도 꼭 교수님께서 강의하셨으면 좋겠어요 ! ㅋㅋ
그럼 교수님, 안녕히계세요
그리고 수업 정말정말 즐겁게 잘 들었고 잊지 못할꺼에요 ㅜㅜ
반갑다 여진. 나는 추워지기도 전에 11월에 감기로 고생하다가 많은 과제를 마무리하고 나니 싹 나았단다.
수업 성실히 해줘서 고맙고. 특히 여진이는 이해도 잘하고 또 파악하는 능력도 뛰어났던것 같다.
요즘도 난 가끔 너희들이 생각난다. 아마 학부강의는 처음이라 더 그랬을 거야. 원래 첫사랑은 오래 가잖어. 나도 너희들과 계속 수업하고 싶은데... 아직 해줄 얘기가 너무너무 많거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