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와 함께, 젖어봐!

    토란잎 2008. 8. 7. 23:05

     

     몰도바...는 세르게이의 조국이다. 발칸반도 집시들이 몰려든 나라이자 집시들의 정신적 고향이기도 하다.

    집시킹스의 열정은 여름과 어울리고, 세르게이의 열정은 가을을 닮았다. 둘 다 비장한 슬픔과 애수가. 

     

    첫곡으로 흘러나오는 '몰도바'는 특히 가을- 하늘이 청아해 눈물이 나올듯한 시월 쯤에 들어야 더 맛이 산다.  볼륨을 높여 쩌렁쩌렁 울리도록 듣노라면 어느새 내 영혼에도 적막한 공간 하나 들어차고, 그곳으로 무수한 낙엽들이 떨어져 쌓인다.

     

     

    26409

      앨범 <집시패션>하고  00에서 10곡

     

      

    이미지를 클릭하면 원본을 보실 수 있습니다.

     세르게이 트로바노프

     

     

    [Sergei Trofanov / The Complete Gypsy Passion]

     

    80년대 초반부터 영국과 프랑스를 중심으로 하여 본격적으로 일어난 월드뮤직 붐에 비교해보면, 90년대 말, 정확히는 2000년도에 브에나 비스타 소셜 클럽(Buena Vista Social Club)의 내한 공연을 기점으로 일어난 국내 월드뮤직의 바람은 상당히 늦은 감이 있다.

     

    하지만 확실한 것은, 이 월드뮤직 바람을 통해 지금까지 우리가 잘못 알고 있거나 전혀 소개되지 않은 지역과 인종, 그리고 문화에 대한 정보를 바로잡을 수 있는 기회를 얻었다는 점이다. 또한 월드뮤직은 영미권 대중음악에 익숙해 있던 사람들에게는 세계 곳곳의 독특한 대중음악을, 클래식만을 고집하던 사람들에게는 대중음악으로 한정지을 수만은 없는 클래식과는 또 다른 맛과 멋을 선사했다.

     

     또한 월드뮤직은 음악만으로 해석해낼 수 없는 다양한 문화의 코드가 숨겨진 보물창고와 같은 음악이기도 하다. 이 월드뮤직 속에는 다양한 장르와 여러 지역의 음악들이 존재하는데, 그 가운데 오랜 역사와 함께 찬란한 예술을 금자탑을 이룬 사람들이 있다. 바로 유럽 전역을 비롯해 세계 곳곳에 퍼져 있는 집시(Gypsy)들인데, 이 집시들 가운데에는 세계적인 명성을 얻은 연주자들이 있으며 그들이 남긴 음악은 지금까지도 세계 곳곳에서 애청되고 있다.

     

    (중략)

     

    다양한 집시 음악 가운데에는 이 음반의 주인공 '세르게이 트로파노프(Sergei Trofanov)'가 있다. 우리나라에서는 2001년 '집시의 열정(Gypsy Passion)'이라는 음반이 발매되면서 드라마 음악으로 애청되었던 바이올리니스트인데, 집시의 정서를 가장 잘 표현한다는 평가를 받으며 우리나라에 상륙했고, 이후 우리네 정서에 걸맞은 음악들이 속속 소개되면서 음악 애호가들로부터 절대적인 지지를 받고 있는 아티스트이다. 원래 세르게이 트로파노프는 구 소비에트 연방 공화국이었던 몰도바(Moldova) 출신인데, 키치네프 음악원에서 수학한 뒤 국립 민속 음악 오케스트라의 단원으로 활동하던 중, 세계 각지를 여행하며 많은 페스티벌에 참가한 경력이 있다.

     

     이런 음악적 배경과 경험, 그리고 유럽의 광범위한 음악을 두루 섭렵한 이력은 세르게이 트로파노프의 음악을 '집시 음악'으로 한정지을 수 없는 가장 큰 요소이자 트로파노프 음악의 가장 큰 매력이기도 하다. 실제로 그의 음악 속에는 러시아 집시 음악을 토대로 해서 루마니아, 헝가리, 불가리아, 심지어는 클레츠메르 등 유대 음악까지 해석해낸다. 세르게이 트로파노프는 이 여세를 몰아 서로 다른 국적을 가진 연주자들을 규합해 젤렘 (Djelem)이라는 3인조 그룹을 결성했는데, 트로파노프는 이 그룹에서 바이올리니스트 겸 리더로 활약하면서 다시 한 번 절대적인 지지를 받는 데 성공한다. 젤렘의 음악 역시 국내 드라마에 사용되어 많은 인기를 얻었고, 국내에도 정식 발매되어 많은 지지를 얻기도 했다.
     

    이후 세르게이 트로파노프는 캐나다 몬트리올로 이주해 주로 프랑스어권 지역에서 활동하고 있다. 실제로 몬트리올 역시 프랑스어권 지역이며, 프랑스 파리에서도 꾸준한 공연 활동을 펼치는 중이다.

     

     이제 새로이 소개되는 '집시 패션 전곡집'을 살펴보자. 분명 이 음반은 'Gypsy Passion'이라는 이름으로 국내에 소개된 음반과 궤를 같이한다. 그러나 분명한 것은, 기존에 국내 발매되었던 음반이 한 장 짜리로 편집되어 소개된 것이라면, 이번 전곡집은 1, 2집을 통합한 명실상부한 'The omplete Gypsy Passion' 음반이다. 세르게이 트로파노프의 음악 세계를 이미 즐기고 있는 애호가라면 분명 세르게이 트로파노프의 음악 세계를 완벽하게 읽어낼 수 있는 음반이다.

     

    국내에서 많은 인기를 얻었던 작품이자 자신의 고향을 그리며 작곡한 'Moldova(몰도바)'를 비롯해, 세계 곳곳의 친숙한 민요들을 아름답고 구성진 집시 바이올린 연주로 재해석한 트랙들 ['Greensleeves(푸른 옷소매)'나 'Beltz(벨츠)', 'Yiddish mamme(유태인 어머니들)' 등]이 있는가 하면, 코르시카 대중 음악의 대부 베트루 구엘푸치(Petru Guelfucci)의 히트곡 'Corsica(고르시카)' 등이 우리의 감성을 자극하며, 샤를 아즈나부르 (Charles Aznabour)의 히트곡으로 유명한 'La Boheme(라 보엠)'이 세르게이 트로파노프 식으로 새롭게 처리되어 있다. 물론 자신의 음악적 뿌리인 러시아 음악을 잊지 않고 'Dark Eyes (검은 눈동자)' 등을 수록하는가 하면, 클래식 소품들을 편곡한 작품들 [브람스 헝가리 무곡 제 5번 편곡판 'Hungarian Dance No.5'와 에릭 사티 작품 'Gnossienne(그노시엔느)' 등]이 이채롭다.

     

     세르게이 트로파노프의 음악을 감상할 때 주안점을 둘 것은, 화려하고 진솔한 집시 바이올린 연주이다. 무한한 표현력을 가지면서도 '아 이것이 집시 바이올린이구나' 하는 인상을 강하게 심어주는 연주... 그래서 세르게이 트로파노프는 결코 화려한 반주를 요구하지 않는다. 오히려 단조롭다 싶을 정도로 주변 악기는 간소하게 편성하는데, 이것은 바이올린의 멋을 극상으로 끌어올림과 동시에 청중들을 향해 강력한 전달력을 얻게 된다. 이것은 그의 그룹 '젤렘'에서도 마찬가지로 적용된다. 굳이 추가되는 악기들을 보면 아코디온 또는 베트루 구엘푸치의 작품 '고르시카'에서 등장하는 키보드 정도이다. 결국 수천 년 동안 내려온 집시의 전통을 가장 소박하면서도 현대적으로 편곡해 가장 강렬하게 전달하는 아티스트가 바로 세르게이 트로파노프이며, 이제 완벽한 '집시의 열정' 음반을 통해 집시의 정서와 열정, 그리고 이국적인 정취에 흠뻑 빠져보자.

     

    - 월드 뮤직 칼럼니스트 황우창 -

    좋아하는곡 감사히 받겠습니다.
    ~올만에 좋은 곡 잘 듣고 쉬았다 갑니다...
    시인아니세요??너무나 아름다운 노래설명.... 좋아요
    감사합니다
    행복한 하루를 주셨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