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미쉬 마을 산책

임세근 2013. 2. 14. 02:42

    '참회의 화요일(Shrove Tuesday)'에 맛본 도넛(Fastnacht) 



연말연시를 보내면서 직장일로 엄두를 못 냈던 나들이를 하였습니다.

아직 엄동설한, 선뜻 나서기도 쉽지 않은 날씨였지만 기다렸던 아침 햇살이 찬바람을 잠재우는듯하여 용기를 냈습니다.

해리스버그(Harrisburg, PA)에서 펜실베이니아의 젖줄인 서스퀘하나(Susquehanna) 강줄기를 따라 북으로 이어지는 11/15번을 따라 무작정 달렸습니다.

35마일(약 56km) 쯤 달렸을까, Liverpool이라는 강가의 조그마한 타운이 나왔고, 강을 향해 옹기종기 밀집되어있는 강가주택들이 매우 인상적이었습니다.

타운을 지나 다시 한적해 질 즈음 오른쪽 산언덕 높은 지역에 자리한 오래 된 주택 안마당에 두 대의 마차가 세워진 모습이 눈에 번쩍 하였습니다.




여기에 검정색 마차가....?

그럼, 메노나이트?

Old Order Mennonite?

그냥 지나칠 수가 없었습니다.

특별한 목적지를 두고 나선 나들이도 아니고 ...

근처의 지리도 익힐 겸,

혹시라도 펜실베이니아 중부지역 곳곳에 산재되어있는 아미쉬 공동체들... 운 좋게도 그들의 마을이라도 지나친다면 추위에 용기를 낸 보람이 클 것이라는 생각을 하던 참이었기에....

차를 돌려 결례를 무릅쓰기를 주저하지 않았습니다.




한겨울 꼭꼭 문을 닫고 집안에 있던 가족들은 불청객 이방인을 반갑게 맞아주었고,

마당에 세워진 마차 사진을 찍게 허락해 달라는 나의 청을 내치지 않았습니다.

그리고 방해가 될세라 호기심어린 눈으로 뛰쳐나온 아이들을 데리고 안으로 들어갔습니다.

덕분에 이리저리 울안을 옮겨 다니며 맘껏 사진을 담을 수 있었습니다.

손가락끝이 곱아오는 것을 느낄 즈음 집안의 어른이 분명한 나이 지긋하신 여인이 손에 무언가를 들고 다가왔습니다.

"집에서 지금 막 만든 것이니 맛을 한번 보세요"

정을 느끼게 하는 인자한 미소와 함께 건네주신 것은 언 손가락을 녹여주기에 충분한 따뜻함이 남아있는 도넛 하나였습니다.




잠시 후,

아, 그럼 오늘이 바로 그 ‘참회의 화요일(Shrove Tuesday)’?

사순절(Lent)이 시작되는 ‘재의 수요일(Ash Wednesday)'의 바로 전날?

패스트나츠(Fastnacht)라고 부르는 도넛(Doughnut)을 만들어 먹는다는 그 날?

그래서 Fat Tuesday 또는 Fastnacht Day 라고도 부른다는 바로 그 날?

‘펜실베이니아 더치(Pennsylvania Dutch; 아미쉬, 메노나이트를 비롯하여 펜실베이니아로 이주한 독일계 이주민의 후손들)의 오랜 종교적 배경의 풍습을 어렴풋이나마 알고 있는 이방인에 놀라움을 표하면서 이를 확인하려는 저의 질문에 정확한 답을 해주셨습니다.

오늘이 바로 그 날이라고...., 하지만 그런 큰 의미 없이 풍습적으로도 오늘 각 가정에서 직접 도넛을 만들어 먹는 것이니 식기 전에 맛보라고 권하였습니다.

차에 돌아 와 아직 따뜻함이 남아있는 도넛을 맛보기 전에 작은 디카로 사진에 담기를 주저하지 않았습니다.

겉모양은 특별한 것이 없었지만 저에게는 참으로 깊은 의미가 있는 도넛이었습니다.

말로만 듣던 ‘참회의 화요일(Ash Tuesday)’에 Old Order Mennonite 가정에서 막 만들어 낸 도넛을, 

그들의 따뜻한 정과 함께 맛 볼 수 있는 감사의 도넛이었기 때문입니다.



근처에 Old Order Mennonite 교도들이 공동체를 이루며 살고 있다는 답변을 들었기에 돌아오는 길에 근처를 돌아보았습니다. 하지만 그들의 삶의 현장을 자세히 살펴보기에는 적절치 않은 철이기에 오래 머무를 수는 없었습니다.

돌아오는 길 내내, 큰 기쁨을 안겨주신 Mrs. Martin의 인자한 모습, 그리고 따스함이 오래 느껴지는 도넛의 달콤함이 함께 하였습니다. 저의 가슴 속 깊이 오래오래 남을 것입니다.

좋은 계절이 오면 다시 찾아가 뵙고 감사인사도 전하고 그 지역의 공동체를 자세히 돌아보리라 다짐합니다.   





그간 개인사정으로 인하여 상당기간 포스트를 올리지 못한 점 죄송스럽게 생각합니다. 

앞으로 아미쉬 공동체와 그들의 삶에 관한 공부에 다시 매진하여 아미쉬에 관하여 관심을 가지고 계시는 분들과 유익한 정보를 공유하도록 최선의 노력을 기울이겠습니다. 

잊지않으시고, 탓하지 않으시고 다시 찾아주신 모든 분들에게 감사인사드립니다. 

 

펜실베이니아 주 해리스버그에서

amishstory 임세근 인사드림 

전 참회의 화요일 처음 듣습니다
무식이 탄로 났네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