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일문에 장미는 한창인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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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

2020. 6. 3.

양평 부엉이 영토 다녀온지가 열흘이 지났다

그때는 서일문 장미가 필듯 말듯하였는데 오늘 보내온 사진으로 보면 만개다

서일문에 담쟁이와 능소화 올려 시인들을 다시 초청하겠다는 목인 선생의 조바심이 발동한 모양이다

 

1박2일 동안 김재희 시인의 「바위의 미소 」 시 읽기와  시낭송이 부엉이 영토를 문학의 산실로 매김한 것이다

방문한 시인들도 문학의 자리로 더할 나위 없는 장소를 찾은 셈이다

 

그래서인지 김재희 시인께서 시인들이 그새 그리워 부엉이 영토 꽃소식을 전해 왔다

장미꽃 몽오리가 손톱 마디처럼 맺혀 있을 때 우리는 이처럼 화려하게 필 줄을 생각지 못했다

단지 열흘 후에 있을 조금만 더 생각해보면 짐작할 수 있는 어렵지 않은 상상을....

 

우리는 너무 쉽게 보이는 것만 보는 경향이 있다

사람들이 그러니까 시인들도 단순한 눈으로 시를 쓰는 것 같다

 

보이는 것만 쓰고 일어난 사건에만 눈을 주는 시각이 시를 가볍게 하는 일이다

사유를 통해서 보이는 것 뒤에 숨은 지혜를 집어내는 작업이 필요할 것이다

 

서일문에 색색이 핀 장미와 부엉이 영주가 고개를 돌려 큰 눈으로 낯익은 얼굴들을 찾고 있다

그날 밤 그 시인들을.

 

장미 소식과 함께 김재희 시인이 보내온 그날의 감격 자작시를 싣는다

 

 

부엉이 영토의 반란 / 김재희


오늘밤
부엉이는
가인 아홉을 불러들였다

열세번째 행성을 찾아나선
조선 선비와 선인들이다

서일문에
양자의 무환장을 세우고
능소를 올려 마중했다

마당에 호정등을 돋우고
아무도 본적이 없는
아득한 별 바라 시를 지어

가락으로 춤으로 띠뱃노래
아도니스 울음에 실어
은한으로 띄워보낸다

오늘밤
부엉이 둥지에서는
봉추가 알을 쫀다

 

 

「 부엉이 영토의 반란 」 시를 읽고

 

부엉이 영토에서 시인들은 신전의 하룻밤 영주이었습니다
자신들의 염력을 맘껏 부려놓았으니까요

부엉이를 木兎라고 한다는데 木人이신 선생님의 괘에 꼭 부합하는 인연중에 인연입니다
포란의 길지에서 답답함을 풀어내는 시가는 세상을 향한 함성이요 곧 자기 반란입니다
부리를 바위에 갈아 날을 세우듯 부단히 혁신하지 않으면 죽은 비유에 머문 시에 불과합니다

생각만 있고 펴지 않으면 행동없는 죽은 지식에 머물고 맙니다


그날밤 시인들의 포효는 날세운 부리로 줄탁동시를 시험하는 자리였습니다

한번 시도는 다음을 기약하고 자신감을 키웁니다

이제 어둠속에서도 빛을 찾는 큰 눈에 총총한 그날의 시들이 숲으로 퍼져 뛰어다닐 것입니다

 

무대의 시인들이 펼친 시어는 숲을 이룬 어둠속에 꽉찬 숲의 시민에게 꽂혔습니다

귀 기울이던 숲의 관중들이 장중하고 아름다웠습니다


깨달음을 암시하듯 산정의 비 내리는 정경은 생명의 물방울이라는 가르침이었습니다
능소화 피는 서일문에 기약날 새겨놓고 재회를 약속하니 소행성 다가가는 날 기다립니다


손가락 걸은 시들의 다짐^^

 

 

서일문에 핀 장미

 

부엉이 영주 큰 눈으로 그때 그 시인들을 찾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