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만난 예술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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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학 이야기

2009. 8. 4.

 

 

내가 만난 예술인                               - 박영대-

 

   오늘 아침 뜻밖에  전화를 받았다

전각하시는 현로 최규일 선생님으로부터..

그는 내가 종로1가 지점장할 때 문예지 발행인과 함께 가끔씩 만나 술도 한잔하고 문학 얘기도 나누면서 알게 된 요즘에는 보기 힘든 기인 예술인이다

   돌에 전각하시는 분인데 전각 뿐만 아니라 화가요 서예가요 또 시인이시다 옛날 천삼병시인과도 교분이 있어 대학로에서 천시인과 같이 놀았다고 한다

선생의 기인적인 모습, 기인적 행동,  기인적인 작품에서 예술인의 모습을 그대로 보는 것 같다.

  걸망태 보따리를 어깨에 걸쳐 매고 도포자락 휘날리며 자라는 데로 기른 백발 수염의 모습은 종로 길거리에 나타나면 모든 이의 눈길을 끌기에 충분하고도 남는다

 

  “ 박영대 지점장 !

  나 현로 최규일이외다 “

72살된  선생의 목소리가 아직도 처렁처렁하다

“ 이곳 횡성에 놀러 오라니깐 못 오네

 똥내나는 서울에서 가끔은 떠나 썩은 냄새를 씻어야 하지 않겠어.  씨펄 그렇게 살아가지고 박지점장한테서 똥내 나는 것 아닌가

 좋은 사람과 함께 와서 며칠 쉬고 가라고 “

 

가족은 서울에서 살고 본인은 횡성 치악산 자락에 아뜨리에를 만들어 좋은 사람 불러다가 놀기를 즐기며 살고 있다

 

  그는 붓으로 누드 크로키를 한다  전시회라도 할라치면 전시회장은  온통 담묵의 누드 크로키로 둘러쳐 있다.  그 뭉퉁한 붓으로 섬세한 여인의 나상을 어찌 그려 내는지 놀라울 뿐이다. 

 

   또 그는 작품을 팔지 않는 것으로 유명하다

 작품 팔아라.  낙관 파 달라 하는 사람에게는 절대 안 한다. 그러나 자기 집에 와서 놀고 가면 작품 한 점은 공짜로 준다.  나도 그때 피맛골에서 같이 술 마시고 놀다가 공짜로 작품 한 점씩 얻었다.  술 한번 먹을 때마다 한 점씩.

“ 이런 씨팔년들, 가시나가 한복 치마 두르고 시집 한권만 들고 다니면 여류 시인인 줄 착각하고 있어, 시 같은 시를 써야지. 

  너 같은 년이 무슨 시인이냐!!

 좃도 모른 이외수가 요즘 들어 떠 가지고 밸소리를 다 하고 다닌다. 내 앞에서 이외수는 쪽도 못폈어  그 존마난 새끼 ~ “

선생은  거칠 것이 없다.  여류 문인들 앞에서  좃 씹은 예사고 이런 욕말을 듣는 여류 시인들이 싫어하지 않고 그래도 좋다고 따라 다닌다.  걸쭉한 선생의 입담을 오히려 즐긴다

거침없는 그의 기행 그의 막말이 순진하게도 들린다.  막힘이 없기에 마음에 물들지 않은 깨끗함이 있기에 그의 기행은 속됨이 없어 보인다

  그의 전시회는 퍼포먼스다.  전시회가 시작되면 도포자락을 펄럭이며 춤을 춘다  그의 손에 들린 큰 붓으로 거침없이 휘둘러대면 화선지에 나타나기 시작하는 여인의 우아한 자태. 작가는 혼을 불러 작품에 몰두한다 

 

“내가 누구한테도 먼저 전화하는 사람 아닌데  나하고 가장 오래 전화한 사람이 박영대라는 사람이어서  연락하니까  시간내어 왔다 가시오.  씨펄 여기 와서 하룻밤만 자고나면 별과 달이 친구가 된다니까  ”

 

  참 귀한 초대다

내가 만난 예술인 중에 때가 묻지 않고 순수해 뵌다

시인이 돼서 느껴보는 또 하나의  행복인가 보다 

 

 - 그래  시간 내서 별친구 달친구 한번 만들어 봐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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