흰 목도리를 두른 토루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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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작시

2012. 9. 10.

흰 목도리를  두른 토루소

 

없는 손발이 자유롭다

높은 감나무를 보면  길게 팔이 늘어나고

작은 꽃 하나에도 가까이 다감하다

 

신발을 보면 다리에 힘이 솟고

발목 시리도록 걷고 싶다

 

가슴으로만 만지고

가슴으로만 생각하고

가슴으로만 보고 싶은

 

네 팔다리의 생략

쌀쌀맞은 머리까지도

 

누구를 떠나 보내고 여태껏 늘어난 모가지

동쪽으로 빼내 기다리고 있는가

 

오로지 치장할 자리 조차 없는 조각된 여유

흰 목도리 하나 걸치고 뽐내고 있다

 

생각도 생략된

미완의 완성

 

비어 있는 자리에 어떤 생각을 달까

 

 

   흰 목도리를 두른 토르소

 

 

  정원앞에 세운 돌 한점.  가져다 놓고 글 한줄 달아 주려 했는데 이제야 성사됐다

  석명은 그때 지어주고 여태껏 바라보면서 몽환속에서 살았다

  숙제처럼 미적여 온 뒷일을 어설프지만 마무리한 개운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