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 2021년 07월

21

자작시 뜨끈한 국물이 좋다

뜨끈한 국물이 좋다 / 박영대 떠돌이 어름잽이 숙명 수 삼 년 세월이 다래 덩쿨 칭칭 감고 있다 화전민 다람쥐를 조상으로 둔 영토의 파수꾼 흔들리는 가지 타기로 배운 생존법칙 잘 만났다 요놈 숨긴 야생이 날고기를 겨냥한다 포식자의 무음 설정된 발톱 단번에 구름판 차고 올라 바람을 낚아챈다 어디 쭉 뻗은 팔등신에게만 주어진 허리인가. 아득한 벼랑 터 삼아 낭창거리는 몸매는 차라리 슬픈 유산이었다 몸을 비틀어 뿜어올린 물줄기는 숲 속에 5일장을 풀어 놓는다 먼저 자리를 차지한 키 큰 기둥감들, 근동에서 모여든 난장의 텃세를 비집고 들이미는 엊저녁 다듬은 취나물 보따리, 쇠불알만한 감자 몇 알, 가시로 낚은 햇살 졸인 알밤 닷 되도 장날의 한 모퉁이에서 가용을 보탠다 되고 싶어 되느냐 장돌뱅이, 밀리면 배곯는..

댓글 자작시 2021. 7. 21.

15 2021년 07월

15

자작시 강요하는 왕관 -코로나에 대들다

강요하는 왕관 - 코로나에 대들다 박영대 억지라도 부려볼란다 태초에 노여움 받았고 야심 끝에 꽂힌 난도질도 당했다 어디서 왔는지도 모를 하잘 것 없는 미생 단서 없는 헛소문만 난무하다 지렁이도 꿈틀 못하는 동각난 삼인칭 속수무책 다급해 발 디딜 틈조차 사라지고 말아 약속 장소를 찾아갈 자유 통행금지에 묶이다 더도 말고 톱니바퀴가 돌린 일정표대로 기한도 없는 확정 판결에 대들어 보자 통사정 빌어 볼란다 새로 핀 계절마다 입막음하고 당당하던 전지적 콧대는 어디로 가고 핏빛으로 강요하는 들숨과 날숨의 출입문 폐쇄 정복된 나이로 촘촘하게 짠 플라스틱 그물망 아무 대책 없이 소개 명령 떨어진 야전에서 벌벌 떨고 있는 비례성 불공정 화해 겨우 입방아 오른 탓만치 내용년수의 통사정 믿었던 오로지 지지율 떨어진 허탈 ..

댓글 자작시 2021. 7. 15.

30 2021년 06월

30

자작시 농다리 건너는 벗아

농다리 건너는 벗아 / 박영대 어디로 가는 참인가 살아 생전 옥답에 조상을 심고 씨줄 날줄 베틀에 인연을 짜고 물 건너 저 길은 어디로 가는 참인가 이 물길 앞이면 육신의 못자리 이 물길 건너면 피안의 추수길 초롱 등불 자진 걸음 진양조 학춤 별 밭 일군 끄트머리 미리내 흐르네 아직 농다리 다다라 건너지 않은 벗아 천상의 수월교는 미호천 독자리 등허리 걸터 앉아 용린 세워 부리고 구름 안 풍우 들어 이 땅에 고루 뿌리라 찾아가기 멀기는 얼마나 된다고 한 걸음에 달려가 디뎌도 보고 한 눈 끔뻑 가슴에 담아도 보고 별 푸른 용두머리 서슬 꿈을 태워 꼭 한번 이 길 건너 보고 가라 꼭 한번 이 길 안아 보고 살라

댓글 자작시 2021. 6. 30.

13 2021년 05월

13

08 2021년 02월

08

자작시 술담

술담 - 가람 시인 「술 33 」 시를 받고 박 영 대 이 술도 한 잔 받으시오 술은 주종불구 안주는 희(喜)·노(怒)·애(哀)·구(懼)·애(愛)·오(惡)·욕(欲) 굳이 감출 것 없어 술상은 19금으로 차립니다 짜고 맵고 진한 이유가 고개를 타고 넘네요 술 한 잔에 안주를 씹으면 북장단 춤을 춥니다 얼시구~ 또 한 잔 부딪치며 절시구~ 몹쓸 건 아니지만 애들은 가라 여자의 손수에 남심이 젖듯 가락에 취한 야밤 장작은 가마솥을 덥히고 술잔은 가슴을 데우는데 같이 마셔도 혼자 채워도 허전한 술 말아 먹고 싶은 시담 자리 그 자리에 그대를 앉히노라.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술 33 술(시) 가람 술에 취해 꼭지가 돌아버린 시인 왈..

댓글 자작시 2021. 2. 8.

30 2021년 01월

30

23 2021년 01월

23

자작시 눈이 지배하는 나라

눈이 지배하는 나라 / 박 영 대 포식자의 먹이가 되리 눈치도 못 채고 순식간에 낚아채인 먹이가 되리 숨통이 끊기고 고통 없이 씹히는 먹이가 되리 눈의 됨됨이면 그만한 고통은 달게 받으리 세상 바뀌는 모습을 보고 싶지만 아무도 모르게 잠에서 깨어나니 순백의 정부로 바뀐 거역할 수 없는 설국 반항하는 모든 부조리를 제압하고 물어볼 것도 없이 한꺼번에 하얗게 변한 세상 손 쓸 틈도 없이 제도가 바뀌고 하룻밤 사이에 길이 바뀌고 차별 없이 온화한 평소에 그리던 나라 기꺼이 그 나라 백성이 되리 이런 날이 오면 보고 싶은 이에게 전화를 걸고 이런 날이 오면 기차를 타고 찾아온 이를 나가 맞으리 이런 세상이 오면 떠나간 이와 함께 찍은 사진을 꺼내 보고 꿈꿔온 지도를 펼치고 여행을 떠나리 지금까지 겪어온 때 탄 ..

댓글 자작시 2021. 1. 23.

21 2021년 01월

21

자작시 물 감옥

물 감옥 박 영 대 산 계곡 입술이 추위에 바삭바삭 말라가고 수돗물 으슥으슥 열 나서 몸살해대고 있다 수도꼭지가 몸 져 누웠으니 아내의 부재다 바닥난 골짜기에 끙끙 앓는 소리가 얼음을 타고 흐른다 교대한 초생달이 쬐끄만 얼굴 털모자로 얼싸고 한번 어두워지고는 날이 새지 않는다 시간이 얼어 멈추고 길이 막혔다 온 동네가 물 감옥이다 와이파이 터지고 휴대전화 터지면 첨단 문명이 다 살게 해줄 줄 알았는데 화장실 물 채우는 일 먹고 설거지하는 집안 물이 징역살이 삼 년보다 춥다 물 감옥 단 사흘간 노지에서도 견디는 석간수 찾아가 죄를 빌고 기침소리 카톡으로 몇 짐 앓는 소리 영상통화를 몇 바가지 퍼다 붓는지 모른다

댓글 자작시 2021. 1. 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