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천/영중] 그리운 맛을 만나다. '파주골손두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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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손의 旅行自由]/경기도

2019. 2. 27.


맛, 기억하고 있음은 그리움이다.

파주골손두부

경기도 포천시 영중면 성동리 135-8 / 031-531-0959

 

그런 맛이 있다.

추억을 간직한 맛,

힘든 시절의 기억을 간직한

그러한 맛, .

파주골손두부가 그렇다.

 



벌써 25년이 흘렀다.

20대 중반의 한참 젊은 혈기였으나, 돈은 없고 배는 쉬 고프던 시절, 나에게 유일하게 저렴한 금액으로 배부름을 주던 식당이 있었다. 작은 스레트 지붕의 낡은 집 한 채이었다. 2칸에 고동색의 긴 나무식탁 1개와 그보다는 밝은 나무식탁 2개가 전부였던 내부, 장식이라고는 없이 주인 할머님이 지내던 방, 그대로를 손님에게 내어주던 공간이었다.

 

단돈 2,500원에 보리밥 한 그릇과 손 두부 한 냄비를 내어주었다.

보리밥에 함께 넣어 비빌 들기름과 고추장, 반찬이라고는 생채무침과 가끔 내어주는 열무김치였다. 모자르지 싶으면 보리밥 한 주걱 더 내어주고, 부족하지 싶으면 손 두부 두어 국자를 더 내어 주었다.

큰 대접에 내 주는 보리밥에 양념된 무생채를 넣고, 고추장과 들기름을 적당히 둘러 비벼주면 참으로 맛난 한 끼가 된다. 고추장에 양념을 해서였는지 모르겠으나, 그 시절에는 정말 맛있었던 기억이다. 손 두부는 또 어떠한가, 냄비에 담겨 나온 뜨끈한 손 두부의 국물 한 수저 떠보면 두유와 버금가는 고소함이 일품이다. 순두부의 그 부드러움은 이야기 할 가치도 없었다.


게 눈 감추듯 먹어 치우고 있노라면

좀 더 주까?”

라며 최소 반 그릇을 더 내어준다.

맛있게 먹어주니 내가 다 좋네

라며, 환하게 웃음 짓던 주인장 할머님의 모습이 눈에 선하다.


 




어느덧 나이 들어가며 가끔 생각나는 그 맛을 찾아보지만, 예의 그 맛이 나질 않았다. 할머님만의 손 두부, 보리밥. 그 맛을 기억하는 세치 혀는 결국 그 집을 찾게 만들었다.

 

많이도 달라진 풍경이다.

육간대청 까지는 아니지만 거대한 한옥건물이 들어 서있다. 과거의 자리는 그저 과거의 자리였음을 알리는 자리 일뿐이다. 변함이 두려울 법도 하지만 옛 맛에 대한 기억은 그대로인지라, 기대감으로 식당으로 들어선다.

 

6,000,

시간의 흐름과 마찬가지로 가격이 인상이 됐다. 또 다름은 이것저것 많은 음식들이 추가되어 차림표에 적혀있다는 것, 그만큼 찾는 이들을 위한 맞춤이라 하겠다.

 






~!”

할머님의 모습이다. 잔뜩 주름진 얼굴에 기억속보다 마른 모습으로, 조금은 버거운 움직임이시다.

그래도 그렇게 반가울 수가 없다. 하지만 아는 체 하지는 않았다. 뵙고 싶었다는, 그때는 고마웠다며 선뜻 나설 용기도 없었지만, 그리 나섬이 없어도 지금의 거리에서 뵘으로 충분히 반가웠던 이유다. 이렇게 뵘으로도 식당을 찾은 이유와 만족은 충분했다.

음식보다는 사람이, 고마웠던 그 사람이 보고 싶었던 이유일 것이다.

 

음식은 사람의 정으로 만들어 지는 것이다.

보리밥의 양은 이전보다 줄어든(?)느낌이고, 손 두부는 여전하다, 반찬의 가지 수가 늘어나 보리밥에 넣어 비빌 재료가 많아졌다는 것이 달라졌다면 달라진 것들이다.


잘 비벼 보았으나, 배고팠던 그 시절의 맛은 아니다.

식당이 변한 것이 아니라, 내 입맛이 변한 것이리라, 참으로 다행스러운 것은 손 두부의 맛은 여전히 그 맛이다. 고소하고 부드러운 맛, 간장 양념이 필요하지 않을 그러한 갈린 콩의 맛이다.

일하시는 분께 여쭈니 지금도 보리밥이건 손 두부이건 부족한 분들에게는 더 내어주신다고 한다.


 



기대한 만큼의 만족스러움,

멋과 기교를 섞지 않은 할머님만의 손 두부다. 투박한 보리밥에 부드러운 손두부의 조화로움을 다시 맛보고 싶다. 오래 오래 건강하셔서 지금의 맛을 계속 만들어 주셨으면 하는 바람이다. 부디 지금의 손 두부 맛이 그대로 이어지기를 바람이다.

 

손 두부의 고소한 맛을 느끼며, 길을 나선다.

 



, 사진 자유여행가 박성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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