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주/광사] 칼칼하고 묵직한 매운탕 맛집, '권성주털랭이매운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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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손의 旅行自由]/경기도

2019. 4. 2.


얼큰하고 시원한 그리움의 맛,

권성주 털랭이매운탕

경기도 양주시 광사동 690-7 / 031-856-8484

 

옛 기억이 있다.

기억한다는 것은 그리워 한다는 말이다.

그 대상이 사람이라면 애달픔일 것이고,

풍경이라면 가슴속 답답함이 있을 것이다.

그리고 혀가 기억하는 맛이라면 그것은 추억이 된다.

 


털랭이’,

어린 시절 친구 예닐곱이 모이면 늘 해먹던 먹거리다. 특별한 기술이 요구하지 않는 그런 먹거리, 배고픈 시절의 배부름을 주었던 먹거리가 내 기억속의 털랭이다.

냇가에서 잡아 올린 미꾸리와 중태, 붕어 등의 몇 마리 되지도 않는 잡고기다. 그동안 다른 친구들은 모래 구덩이를 얕게 파고 양 옆으로 적당한 돌을 놓는다. 그 위에 솥단지를 걸고 물을 한 가득 잡는다. 주위에 널린 나뭇가지들을 모아 불을 피운다.

제법 사는 친구 놈 집에서 김장 김치 한통과 1.5리터 콜라병보다도 두꺼운 국수 한 묶음을 통으로 집어 온다. 물이 끓어오르면 배 따 놓은 잡고기를 넣고 끓이고, 된장 한 주걱과 고추장 두 주걱을 넣어 풀어주고, 김치 반포기를 잘게 잘게 썰어 넣는다. 그렇게 한소끔 끓여낸 후, 국수를 통으로 붓고 엉기지 않도록 나뭇가지로 휘휘 저어준다. 천일염 한 수저, 미원 한 수저를 서슴없이 넣는다. 팔팔 끓기 시작하면서 주황빛 거품이 올라오고 알아서 준비한 그릇들에 퍼 먹기 시작한다.

 



어디서 배워 온 조리법도 아니건만 그 맛이 일품이다.

이마에서 흐르던 땀방울이 콧등에서 멈출 즈음에 소매로 스윽~ 한번 닦아주고 국물 덜어 시원하게 마셔준다. 이 뜨거운 것을 먹으면서 시원하다~!”라고 말씀하시던 아버지가 이해되는 먹거리다.

배고픈 시절을 달래준 먹거리, 친구들과 놀며 먹던 그 맛이 아른 거릴 때가 있다.

 


경기도 양주,

과거 만송동 골프장 가는 길에서 운영하던 식당이었지만, 얼마 지나지 않아 번듯한 건물에 깔끔한 단장을 하고 광사동에 둥지를 틀었다. (지금은 고기도 판매한다고 들었다.)


권성주 털랭이매운탕

주인장의 이름 걸고 운영하는 식당이다. 지금까지 다녀 본 매운탕(털랭이)집 중에 기억하는 옛 맛에 가장 가까운 맛을 내는 집이다. 투박하지만 찰진 맛, 깊게 우려낸 꽃게와 함께 메기 그리고 잡고기들로 푹 끓여 내고, 소면과 직접 반죽하는 식감 좋은 수제비까지 더해진 털랭이의 맛이 일품이다. 맛있는 매운맛이지만 후추를 사용하기에 더욱 깊은 맛을 낸다. 알싸하면서 시원한 육수 한 수저가 행복하고, 잘 풀어진 소면의 촉촉함이 좋다. 미나리에서 우러난 시원한 국물 맛이 행복한 맛을 더한다.

 




예전 회사 선배가 같이 가보자며 식당으로 털랭이를 먹으러 간다기에 그런 걸 돈 주고 먹나?” 싶었다. 그러나 이제는 쉽게 접할 수 없는 먹거리가 되었다. 우리네 옛 음식들, 가난한 자들이 살기 위해 먹던 먹거리들이 지금은 각광을 받는 시대가 아닌가,

 

한기 머문 겨울이면 그 나름대로, 무더위에 지친 한 여름이면 또 그 나름대로의 맛과 분위기가 있다. 지금이라도 몇 명 모아 당장 가고 싶은 집, 기억하는 추억을 만족시키는 나의 털랭이 맛집, ‘권성주 털랭이매운탕집이다.

 

, 사진 자유여행가 박성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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