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원/철원] 이대로 긴 시간 유지되길 바라는 식당, '와수리 양평해장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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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손의 旅行自由]/강원도

2020. 3. 11.


노포(老鋪)로 이어지길 간절히 바라는 밥집,

와수리 양평해장국

강원도 철원군 서면 와수리 1167-3 청정상가 1/ 033-458-8810

 

이런 식당이 좋다.

주인장의 인심이 넉넉하고,

더하여 맛있는 집,

그리고 그에 맞는 가격까지,

나는 이런 집이 좋다.


 

강원도 철원 와수리, 아직도 옛 근대시절의 모습을 온전히 간직한 마을이다.

그 규모는 작지만, 사연은 구구절절하다. 38도선 위쪽이었기에 광복 직후에는 소련의 관할이었으며, 한국전쟁 당시 치열한 격전을 벌인 철의 삼각지대다. 전쟁이 끝나고 대한민국의 땅이 되었지만, 군사분계선이 가까워 사실상의 민통선으로 일반 시민들의 접근이 쉽지 않았던 곳이었다. 그러다보니 자연스럽게 발전은 더디고, 옛 모습을 그대로 간직하게 되었다. 현재는 상당히 위쪽까지 개방 되어 있어 와수리 읍내에서는 긴장감이라고는 ‘1’도 없다.

보통의 사람들의 평상의 삶을 살아가는 평범한 마을의 일상이다.

 

지금도 그렇지만, 과거에는 와수베가스라고 불렸다.

와수리터미널이 자리하고 있어 사실상 인근의 교통을 모두 흡수하고 있는 곳이다. 터미널과 와수 시장을 중심으로 볼링장, 다방, 당구장, 오락실들이 가득했고, 밥집과 술집이 뒤엉키어 없는 것 빼고는 다 있던 동네다. 그 대상의 중심은 군인들과 그 가족들이다. 하여 숙박비가 다소 비싼 편에 속한다.

그래도 오래 묵은 동네답게 묵은 맛 집들이 참 많은 곳이기도 하다.

다만, 여느 위수지역과 마찬가지로 음식 값도 하지 못하는 곳이 종종 있어 동네를 욕 먹이고 있지만, 차근차근 둘러본다면 오래 된 식당들이 제법 많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그 중, 아들이 백골에 입대하면서 알게 된 와수리 시내의 한 식당도 있다.

시내 한 복판 전, 농협 하나로 마트 사이 길로 들어서면 신축된 2층 건물이 길게 서 있는데, ‘청정상가란다.

그 건물 1층의 원조 양평해장국이다.


한우 전문 식당으로 양평해장국, 내장탕, 나주곰탕 그리고 육회비빔밥과 함께 선짓국을 차림으로 낸다. 그 외에도 해장국으로 황태해장국과 뼈 해장국이 있다. 안주로는 수육과 육회, 곱창과 막창의 구이와 전골류다. 모든 차림들이 정갈하고 푸짐하며, 어느 것 하나가 인기가 좋다? 라고 말하기 보다는 모든 차림들이 사람들에게 실망을 주지 않는 식당이다.

 

아들의 부대 동기들이 추천한 식사로 아들과 나는 육회비빔밥을, 안사람은 뼈 해장국을 주문했다.

기본 상차림은 특별하지 않다. 배추김치와 깍두기정도, 그 맛 역시 기본적이다. 대신 일주일에 1~2번 정도 담근다는 반찬으로 식감이 참 좋다. 수입 김치 정성들여 놓아주는 것보다, 막 담은 김치와 깍두기를 무심하게 내어주는 것이 차라리 좋다.

 




펄펄 끓는 뚝배기를 내어온다.

한 끼의 식사로 든든해 보이는 뼈 해장국으로, 국물만 한 수저 떠 보아도 제법 긴 시간동안 우려낸 깊은 맛을 낸다. 충분히 맛있다.

내가 반한 것은 한우 육회비빔밥이다.

싱싱한 한우에 더 싱싱한 상추와 부추, 노른자 동동 띄워 깨소금을 뿌렸다. 공기 밥 넣고 수저로 마구 비벼준다. 젓가락으로 비벼야 한다는 비빔밥에 대한 예의 같은 것은 모른다. 재료와 잘 어울리도록 찰 지게 비벼져야 제 맛이 난다는 것이 내 생각이다. 밥 따로, 채소 따로의 젓가락 비빔을 나는 거부한다.

달달하게 잘 버무려진 육회비빔밥의 그 맛, 지금도 잊지 못한다. 그냥 맛..! 라는 말밖엔..

더하여, 공짜라며 내어준 선짓국은 차라리 그 자체의 차림으로도 충분할 정도로 좋은 맛을 낸다. 약간의 콩나물에 선지 올린 것 뿐 인데,

~참 좋다.

 



주인장의 인심과 손맛이 좋고, 일하는 젊은 청년의 친절함이 좋았다. 주위의 다른 일행들을 보아도 만족하는 분위기다.

점심 한 끼를 위해 찾았지만, 조만간 아들 제대하기 전에 한번은 꼭 다시 가야할 식당으로 정했다. 가까운 곳에 숙박을 두고 소주 한잔 곁들이면서 곱창구이와 육사시미를 만나 봐야겠다.

이 식당의 곱창구이와 육사시미가 그리도 맛있다고 다들 침이 마르도록 칭찬하던데, 기어이 가 볼란다.

 


내게는 이런 식당이 소위 말하는 맛 집이다.

맛에 대한 아깝지 않은 적절한 가격, 더하여 친절이 불편하지 않은 식당이다. 이대로 노포(老鋪)로 이어져 갔으면 하는 바람이 정말 크다.

 

, 사진 자유여행가 박성환

www.한국기행.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