밑줄 긋는 남자

춘농로중 2014. 8. 6. 14:44

 

 

 

                                                                                 박지원 지음/김경숙 엮어옮김 /(주)위너스초이스

 

*<열하일기>를 보면 알 수 있지만, 연암은 실용이 학문의 중심임을 강조했다. “글을 읽고도 실용을 모른다면 그것은 학문이 아니다. 학문이 귀한 것은 그의 실제 쓸모에 있으니, 인간의 본성이니 운명이니 부질없이 떠들어대다가 이와 기를 가지고 승강이질하면서 제 고집만 부리는 것은 학문에 유해하다”라 하면서 학문하는 자는 유민익국, (백성을 넉넉하게 하고 나라를 부강하게 함)과 이용후생에 힘써야 한다고 주장했다. - 17쪽

*물건을 바르게 쓸 줄 모르고는 생활을 넉넉하게 하지 못하는 법이다. 생활이 넉넉하지 못한데 어찌 그 마음만 바로 지닐 수 있겠는가? -41쪽

*오늘에야 나는 인생은 의탁할 곳 없이 땅을 밟은 채 떠돌아다니는 것임을 알았다. - 46쪽

*사람들은 대개 칠정 가운데 슬픈 감정만이 울음을 자아내는 줄만 알았지, 칠정이 모두 울음을 자아내는 줄은 모르고 있다네. 기쁨이 극에 달하면 울 수 있고, 노여움이 극에 달하면 울 수 있고, 즐거움이 극에 달하면 울 수 있고, 사랑이 사무치면 울 수 있고, 미움이 사무치면 울 수 있고, 욕심이 사무치면 울 수 있으니, 맺힌 감정을 한번 활짝 푸는 데는 소리쳐 우는 것보다 더 좋은 방법이 없다네. 울음이란 천지간의 우레와도 같은 것이네. 지극한 정이 우러나와 이것이 저절로 이치에 맞는다면 울음과 웃음이 다를 게 무엇인가. 사람들이 이러한 지극한 감정을 겪어 보지 못하고 qsh니 공연히 칠정으로 나누어 슬픈 감정에다가 울음을 맞추어 둔 것이네.“- 47쪽

*정사는 주야로 말을 달려 이제야 겨우 누었는데 나로선 참으로 어려운 일이다. 또한 우리나라 벼슬아치들이란 타고난 성품이 교만해 만주족이든 한족이든 중국인을 멸시하는 버릇이 있고, 속내를 드러내지 않는 것이 아주 습성이 되어 있다. 설혹 만나더라도 그가 무엇을 하는 사람인지 관직이 무엇인지에도 관심이 없이 그저 무심하게 대할 것이니 나로서는 실로 난감스런 일이다. 윤공은 뒤따라 와 뜰에 우두커니 섰는데 정사에게 들어가 사연을 아뢰었더니 온당한 일이 아니라며 거절한다. 나는 정사가 원로에 피곤해 혹 대접에 실수가 있을까 해 나중에 찾아 뵙고 사과하시겠다고 말씀하신다며 사과의 뜻을 전했다. - 89쪽

*“우리나라가 비록 궁벽한 곳에 위치했지만 네 가지는 자랑할 만합니다. 첫째는 유교를 숭상하는 것이요, 둘째는 물난리가 없는 것이며, 셋째는 고기와 소금을 다른 나라에서 수입하지 않는 것이요, 넷째는 여자가 두 남편을 섬기지 않는 것을 들 수 있습니다.” - 89쪽

*“그 다음으로 담배로 말하자면 사람의 가슴을 막히도록 하고 취해 넘어지도록 만드는, 천하의 독초라 할 수 있지요. 먹을 음식도 아니요, 배를 불릴 음식도 아닌데 문전옥토에 재배해 부녀자와 어린아이까지 밥보다도 더 즐기니, 이런 변괴가 있겠소? - 91쪽

*“자네, 도를 아는가?”

“그게 무슨 말씀이신지요?”

“도를 알기가 그리 어려운 일은 아니네. 바로 저 언덕에 있는 것을.”

“그렇다면 누구나 먼저 언덕에 올라간다는 말씀인지요?”

“그런 말이 아니네. 이 강은 청과 우리나라의 경계로서 경계란 언덕이 아니면 곧 물이네. 무릇 세상의 윤리와 법칙도 마치 이 언덕 사이에 물이 있는 것과 같으니 길이란 다른 데서 찾을 게 아니라, 곧 그 ‘사이’에 있는 것이네.” -129쪽

*사람들은 하늘이 처음 세상을 만들 때 이루어진 이치라는 것을 믿고 이를 통해 세상을 이해하고 판단하며 한다. 그리고 이를 만고불변의 진리라고 정해놓고 모든 존재를 거기에 맞춰 인식하고 자신이 세상에 대해 다 알고 있는 듯이 말한다. 하지만 박지원은 세상을 통째로 아우를 수 있는 고정불변의 진리란 존재하지 않는다고 말한다. - 143쪽

 

 

 

129쪽 읽어보니 연암의 사상은 동시대 서구의 실존주의 철학과 견주어도 별 손색이 없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이런 책을 읽은 후에는 속이 든든해지고 뿌듯한 기분이 들 것 같습니다.
선생님의 의견에 동의합니다.

책을 읽다보니 "언덕"이라는 단어가 나오니까
남달랐습니다. ^^
비밀댓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