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채꽃 피는 창가

춘농로중 2015. 5. 9. 13:44

 

 

 

  “중국 북부지방에서 확장하는 고기압의 영향을 점차 받겠다. 아침 최저기온은 14~18˚C. 낮 최고 기온은 18~25˚C가 되겠다. 바다의 물결은 제주도 전해상과 남해서부 먼 바다 등에서 1.0~2.5m로 일겠다.”

내가 좋아하는 봄날은 가고, 여름이 시작되는 입하에 즈음한 제주도지방의 날씨 정보이다.

  봄을 아름답게 장식했던 매화와 벚꽃, 목련, 철쭉, 유채꽃등이 퇴색하여 아쉬움이 남는다. 그래도 뜰 앞에서 피어나는 장미와, 꽃봉오리를 올리느라 한창 분주한 수국, 우리나라에서는 제주도에서만 자생하며 아름다운 꽃 모양과 화려한 색상으로 사랑을 듬뿍 받는 참꽃나무가 피어나 위안을 준다. 감귤밭 옆을 지나면 코끝을 자극하는 감귤꽃향기에 얼굴에 미소가 피어난다.

  어린이 날이다. 어린이 덕분에 하루를 쉬며 놀았다. 이른 새벽에 이웃집 아주머니께서 갑작스레 고사리를 꺾으러 가자고 전화가 왔다. 올 해들어 한 번도 가본 일이 없어서 아내와 함께 배낭에다 물과 한라봉, 빵 등을 집어넣은 다음 부르릉 엑셀을 밟았다. 중간에 아주머니를 태우고 계속 갔다. 이른 새벽이라 거리는 조용하기만 하다. 서귀포호텔을 지나 대유랜드 위쪽에 있는 목적지에 도착했다.

  아주머니께서 삶아온 계란과 커피를 내놓으셨다. 소금을 까먹고 오셔서 맹계란을 먹었지만 맛이 좋다. 빵과 바나나와 커피를 마시니 배가 든든하다. 어디에서 나타났는지 노루 한 마리가 시위를 하듯이 밭고랑사이를 재빠르게 달려 숲속으로 자취를 감춘다.

  계절의 여왕 5월의 하늘은 푸르고 높다. 노란 유채꽃은 진지 오래되어서 온데 간데 없지만, 보라색의 유채꽃은 아직도 숲과 들을 수놓고 있다. 눈부시게 빛나는 햇빛과 더욱 짙고 푸르게 물들여진 신록에 마음이 상쾌하다.

  아내는 제주에 온 지 몇 년이 지났지만, 아직도 고사리를 제대로 발견하지 못하고 있다. 내가 앞장 서서 장닭이 먹이를 발견하고 암탉들을 향해 꼬꼬꼬꼬 하고 소리치듯이 “여보~ 이리와“ 하고 손짓을 하여 알려주면, 아내의 얼굴이 활짝 피며 고사리를 꺾는다. 대개 고사리를 하나 발견하면 주변에 두 세개는 자라나서 아내는 더욱 환호한다.

  오후에는 교래리에 있는 교래자연휴양림에 갔다. 주위에 있는 에코랜드나 돌문화공원을 다녀오면서 가보고 싶은 곳이었다. 한 여름 같아서 반팔로 갈아입고 갔다. 학교에 다닐 때는 6월부터 하복을 입기 시작했다. 공군에 입대하니 5월부터 하복을 입기 시작하는데 의외로 시원하고 좋았다. 정작 교래자연휴양림에 도착하여 차에서 내리는 순간 산 속의 냉기가 온몸으로 파고 들어오는데 재빨리 바람막이 옷을 껴입었다.

제주도 전통양식의 화장실과 돌로 쌓아 놓은 화장실이 눈길을 끈다. 소나 말, 노루 등은 통과하지 못하고 사람만이 편하게 갈 수 있는 출입문을 지나 산책을 시작했다.

  “곶자왈에는 함몰지와 돌출지가 불연속적으로 형성된 지형의 영향으로, 난대수종과 온대수종이 공존하는 독특한 식생과 다양한 식물상을 갖고 있으며, 전형적인 2차림 지대와 달리 숲이 안정되어 있고, 서식식물종이 다양해 원시림 식생의 특징과 공통적인 부분을 잘 간직하고 있다.

  또한 산책로 일부구간에는 1940년대 산전을 일구었던 산전터와, 1970년대 이전까지 숯을 만들었던 가마터가 온전히 남아 있어 인문학적인 가치와 생태환경적인 가치가 높은 곳이기도 하다.“는 교래자연휴양림의 안내에도 불구하고 나의 평범한 눈은 제주도에 있는 다른 곶자왈과 달리 구분하지 못하고 있다. 다만 아내와 함께 숲길을 걸으며, 다리가 아프면 쉬면서 준비해온 치맥으로 입을 즐겁게 하고, 숲속에서 나는 야릇하고 찐한 향기와 가슴 속까지 맑게 해줄 시원한 공기를 마음껏 들이 마신다. 드문드문 오는 탐방객들 사이에서 도란도란 얘기를 나누며 생태관찰로를 돌았다.

  금요일 새벽이다. 아내와 호두와 함께 차를 타고 칠십리 공원으로 갔다. 아내가 스마트폰에 있는 매실이 열려있는 사진을 보더니 어디에서 찍은 거냐며 묻기에 직접 보러 갔다.

  입구에서부터 활짝 피어 있는 참꽃나무가 참 보기 좋다. 이윽고 매실나무단지가 보인다. 예쁘고 탐스럽게 매달린 매실을 바라보며 기쁘게 웃는다. 호두도 산책을 나온 다른 애완견들과 장난을 친다.

  계절의 여왕 5월은 그렇게 다가왔다.

 

 

 

 

 

 

노루가 지나간 자리

 

고사리는 찔레나무나 멍가나무 밑에서 잘 자라 가시에 옷과 살이 찔리는 경우가 많다

 

 

 

 

 

교래자연휴양림에 있는 화장실

 

생태관찰로에 다녀왔다.

 

돌로 만든 화장실. 좌우로 화장실표시가 보인다.

 

휴양림 앞의 주차장

 

호두의 털이 길어서 머리를 짬매주었다. (짬매다-묶다의 전라도 사투리)

 

육지보다 빨리 핀 장미꽃

 

육지에서는 맡아보기 힘든 감귤꽃향기

 

감귤꽃 너머에 바다가 보인다.

 

제주도 5월의 꽃인 참꽃나무. 멀리 낮게 보이는 한라산.

 

공원주변의 수련

 

비밀댓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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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한 고사리를 다 보네요..
식구끼리라도 보약을 먹듯 조금씩 나눠 드셔야겠어요. ㅎ

서울사람이다 보니,
제주의 화장실 모습이 다 부러워지는 건 이거 뭐죠?? ㅎㅎ

호두는 머리를 쨤맸어도 눈이 안보이네요. ㅎ
샤프하던 모습은 간데없고 이발할 때가 된거지요?. ㅎㅎ
제주도에 처음 왔을때는 고사리를 꺾으러 자주 다녔는데
고메기(바다다슬기)도 자주 잡으로 다녔는데......

제주 전통가옥의 화장실을 보니 편안한 마음이 들었고
바위로 지은 화장실은 들어가 보고 싶은 마음이 생겼습니다.

제 딸에게 호두 사진을 보내니까 이번에 제주도로 출장올 때
애견숍에 데려다가 깎아주겠노라고 하네요.
산뜻한 모습으로 인사시켜 드리겠습니다. ^^;
반갑습니다.
이곳에서는 작심을 해야 가보는곳을 마음만 먹으면 가실 수 있으니 우선 부럽습니다.
돌문화 공원은 생각보다 규모도 크고 볼거리도 많더군요.
제주도는 여러번 갔지만 숨겨진 보석들이 참 많다라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제주도 고사리 이곳에서 유명한데요.
일전에 아는분이 한라봉이랑 고사리를 좀 보내 주셨습니다.
바다를 건너왔다는 생각을 하니 특별하더군요.

제주도는 연일 내리는 비로 몸살을 앓는다는데 이곳은 먼지가 풀풀 나도록 가뭅니다.
작은 나라에서 편차가 너무 심하군요.
가뭄끝은 있다지만 모두들 걱정을 하고 있습니다.
제주도 고사리가 강원도에서도 유명하다니 명품이군요!
강원도에도 산이 많아서 고사리가 많이 나올 듯 한데
그렇지 않은가요?
고사리는 수분을 좋아해서 바닷가나 섬지방에서 많이 나온다고 하네요.
전남 신안군에 있는 섬에 들어가면 낫으로 베어야 할 정도라고
하는데 저는 못 가보았습니다.
아는 분이 한라봉과 고사리를 보내주셨다니 참 잘됐네요.
요새 한라봉이 잘 숙성되어 기막히게 맛있습니다.
곳감을 좋아하는 육지에 사는 제 여동생도 한라봉한테는 손을 들더라구요.

제주도는 비가 어지간히 와서는 물이 금방 빠져나가서
별 표시도 나지 않는답니다.
오늘도 새벽에 비가 약간 내렸는데
앞으로 내리는 비는 강원도로 택배보내야겠습니다.
인디언이 기우제를 지내면 꼭 비가 내린다고 합니다.
강원도에 비 소식을 기다립니다. ^^
제주도에서 살다 온 후배가 고사리를 캐러 산으로 들어가다 보면 정신이 팔려
한참을 숲속으로 들어가 날 저무는 줄도 모른다고 얘기하던게 생각납니다.^^

열매가 탐스럽게 열린게 매실이었군요..
매년 친구가 매실로 장아찌도 담그고, 매실엑기스도 만들고 하는 걸 보고 나도 꼭 내년엔..
이라고 작심만 하길 몇해째 바쁘다는 핑계로 실행에 옮기질 못하고, 매해 엄마한테 얻어먹고만 있답니다..

계신 곳의 사진속 풍경에 절로 감탄사와 부러운 한숨이 나오네요..에효~부럽당^^
제주도에서 고사리를 꺾으러 가서 길을 잃는 사람들이 많이 있습니다.
또한 혼자 가면 위험한 것이 불한당이나 여자들을 노리는 깎두기들이
있다는 말을 들었습니다.
매실은 이른 봄에는 매화꽃으로 기쁨을 주더니
초여름에는 탐스러운 열매로 뿌듯하게 합니다.
어저께는 부여에 사는 형님이 개복숭아엑기스를
보내오셨는데 좋아보입니다.
매실은 매실주를 담글 수 있는데 개복숭아는 어떨지~~~

오늘 새벽에 비가 내렸다가 지금은 그쳤는데
감귤꽃 향이 더욱 찐하게 코끝을 울립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