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 이야기

춘농로중 2015. 5. 28. 19:23

 

 

 

 

  5년 전 쯤, 육지에서 제주도로 이사와 서귀포시 남원읍에 살적에 제주도 토박이인 이웃에게 들은 말이다. 서귀포의 볼 만한 곳으로 첫째로는 한라산 남쪽의 사려니 숲속에 가면 수 많은 아름드리나무들이 있는 곳과. 둘째, 한라산을 바라볼 때는 서귀포 앞바다로 나아가 배를 타고 보라. 였다.

  서귀포의 앞바다에 가는 것은 쉬운 일이다. 서귀포항에 있는 유람선을 탔다. 섶섬 쪽을 돌며 정방폭포를 바라보았다. 바다를 향해 힘차게 떨어지는 물줄기가 가슴을 시원하게 한다. 매주 월요일 저녁이면 KBS1TV의 “가요무대”를 가끔 본다. 가수 조미미의 “서귀포를 아시나요“ 노래가 흘러나올 때 영상으로 정방폭포와 한라산 줄기의 초원을 거침없이 달리는 조랑말무리들, 봄이면 노랗게 피는 유채꽃들이 펼쳐지고, 문섬을 돌며 한라산을 바라보니 또 다른 장관이다. TV에서 보는 것 보다 더 아름답다.

  바다 위에서 한라산은 보았지만 한라산의 아름드리나무들은 볼 기회가 없이 시간이 흘렀다. 언제인가는 볼 수 있겠지 하고 느긋하게 기다렸다.

 

 지난 월요일에 “제7회 사려니 숲 에코 힐링 체험”행사에 다녀왔다. 사려니숲에서 가고 싶은 곳은 자연휴식년제로 미개방구간인 물찻오름이다. 그렇지만 물찻오름은 비자림로에서 왕복할 경우 9.4Km로 2~3시간이면 가능하니까 다음으로 미루었다. 대신 남조로의 붉은오름 입구에서 사려니오름 편도 구간 13Km를 5시간 내외로 소요된다고 하여 체험하기로 했다.

  아내와 둘이 기쁨과 설레임, 들뜬 마음으로 준비를 했다. 밥을 지어 플래스틱 밥통에 넣고 열무김치와 고추참치, 양상추 셀러드와 감귤을 졸여 꿀을 넣은 소스, 치킨, 맥주 등을 넣으니 배낭에 가득 찬다.

  일찍 출발한다고 했지만 입구에서 시계를 들여다보니 10시 50분이다. 편백나무인지 삼나무인지 하늘로 향해 쭉쭉 뻗어 있는 숲이 일상생활에 흐트러져 있는 나의 마음을 정리해 준다. 삼삼오오로 짝지어서 나온 사람들의 얼굴도 해맑다. 월든 “치유와 명상의 숲”에 다다르니 이제까지 넓은 길로 걸어왔는데 숲속에 오솔길이 나있어 뜨거운 햇볕을 차단해준다.

  월든 삼거리에 있는 정자에서 도착하니 마침 점심때가 되었다. 도시락을 풀고 참치와 열무김치를 넣고 비빔밥을 만들어 먹는데 맛이 일품이다. 양상추에다 소스를 뿌려서 셀러드를 입에 넣으니 상큼하다. 캔 맥주를 따서 한 모금씩 마셨다. 기분좋게 취기가 오른다. 맛이 얼마나 좋은 지 배가 불러서 준비해 간 치킨은 손도 못 댔다.

  이제 남쪽으로 출구까지 10.5Km를 더 걸어가야 한다. 통제구간이어서 길 가운데에 풀이 우거져 있는 것이 어렸을 적에 우마차가 다니는 길과 다름없다. 양쪽 바퀴가 지나는 곳에는 풀이 없고, 가운데 부분은 소가 다니며 똥을 싸는 곳에 쇠똥구리가 쇠똥을 땀 흘려 말아 물구나무서기로 밀고 다니는 모습이 보일 듯하다.

  좀 더 내려가니 길 왼편으로 노란 현수막이 걸려있다. “들개출몰지역” “들개 조심하세요!” 제주도에 들개가 산다고 들었다. 참가하는 모임 중에서 올 여름에 행사에는 개를 한 마리 잡아서 보양한다고 했다. 생각지도 못한 들개로 하겠다고 총무를 맡은 분이 발표했다. 멧돼지고기가 돼지고기 보다 맛있듯이 들개고기가 으뜸이란다. 

  한남시험림과 더불어 숲을 지나 7Km를 지나가도록 늘 보던 자연 그대로이다. 그래서 과연 이런 곳에 아름드리나무가 딱 버티고 나를 반겨줄 것인가? 의문이 생기기 시작할 즈음 삼나무 숲에 이르니 숲 해설가가 들러 가라고 안내한다.

  순식간의 일이었다. 아마존에 있는 원시부족을 찾으러 탐험가가 계속 찾아 헤메다가 안개 낀 어느 날 안개가 걷히면서 부족을 찾는 영화를 본 적이 있다. “아나콘도”였든가?~~~ 눈앞에 아름드리나무가 하늘을 찌르고 있다. 27m 높이의 삼나무들이 자랑스럽게 자태를 드러냈다. 1930년에 조성한 인공림으로 수령이 85살이다. 딱따구리들이 나무를 쪼는데 보통 소리는 “딱딱딱”소리가 난다면 이곳에서의 소리는 “땅~땅~땅~”하고 목탁을 두드리듯이 울려 퍼진다. 원시시대로 되돌아간 느낌이다.

  말발굽형의 사려니 오름으로 발길을 옮긴다. 초록으로 물든 나무 곁에 이름모를 수줍은 야생화의 미소가 곱다. 숲에선 모두가 공평하다 그래서 숲은 걷노라면 분주한 일상에서의 지친 몸과 마음에도 새로운 기운이 채워진다.

  순환버스를 타고 시계를 보니 오후 4시이다. 오름에 오를 때마다 힘겨워하는 아내의 발걸음이 오늘따라 거침이 없어서 제대로 잘 올 수 있었다. 이번 행사는 6월 6일까지 2주간 진행된다. 물찻오름으로 숲길을 다시 걸어야겠다.

 

 

 

 

 

 

 

 

 

 

 

 

 

 

 

 

 

 

 

 

 

 

 

 

 

 

 

 

 

 

ㅎㅎ
준비하신 음식이 두 분이 드실양으로는 좀 많다~ 생각했어요. ㅎㅎ

행사기간이라 개방을 하니, 잘 다녀오셨네요.
사진과 함께 글로 자세히 설명하시니 눈앞에 그려집니다. ^^
ㅎㅎ 참가 인원에 대하여 음식량을 얼마나 준비해야하느냐는 것을
눈대중이라고 하나요?
대중이 부족해서~~~~^^
벤선생님은 광릉수목원에 가보셨나요?
저는 못가봤는데 상상으로는 큰 나무들이 많이
있을 것 같은 느낌이 듭니다.
사려니숲의 아름드리삼나무는 신비스럽습니다.^^
ㅎㅎ
글쵸.. 눈대중,이라고 하죠..ㅎㅎ

광릉수목원... 즈이 집에서 가깝지만~!!!!! 아직 안가봤다는요...ㅠ
예약제고... 평일 관람만 가능해서요..

광릉수목원이야 큰 나무들 엄청 많겠죠..
태릉만 가도 많으니요..
비공개 능인 '사능'에 한번 간적이 있는데, 그곳은 비공개 능인만큼 조용하고 소나무 숲이 신비스럽기까지 합니다.

사려니숲의 '사려니'가 무슨뜻입니까?
육지에서 살 때 가파도와 마라도에 관한 얘기를 들었지요.
그 섬에 사는 사람들이 외상으로 사고는
가파도 그만 마라도 그만 이라고요.
저도 사려니 숲길에서 무엇을 팔고 있지 않나하고 생각했지요.
이번 숲길체험에서 월든삼거리에 가니까
산삼을 파는 아줌마가 있었어요.
그 아줌아 생각이 "사려니"^^

"사려니"는 원래 "살라니"나 "솔라니" 여기서 ㅗ가 아래아 발음입니다.
였대요. 뜻은 "신성한 곳" 이나 "신령스러운 곳"이라고 합니다.
벤선생님 덕분에 저도 알게 되었네요. ^^
아, 그렇군요..
'살라니'라는 말이 '사려니'...이해가 됩니다.

'산다'의 의미는 신성한 것이니 '신성한 곳', '신령스러운 곳'이란 뜻도 공감이 가네요.

저도...
'사겠거니...' 그런 의미가 느껴져 상상하며 혼자 웃었지요...ㅎㅎ
아이들과 지난 가을 비자림을 가 보았는데 마치 이국에 와 있는듯한 느낌을 받았습니다.
하긴 제주도가 이국이긴 하지요.
우리나라에 이만한 섬이 있다는게 자랑스러운 일이지요.
사려니 숲길은 일정상 비자림으로 대체하고 가보지 못했는데 다시한번 가 보아야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제주도가 중국인들로 몸살을 앓는 모양인데 어떤 목표를 정하고 그냥 가는건지, 관광객을 유치해야하는 절박성 때문에 알고도 그냥 방치하는건지 내륙의 저희들로서는 아리송한 얘깁니다.
사려니 숲길에 들어서면 처음느끼는 이상야릇한 향기에 코를 벌렁거리게 됩니다.
어느 구간에 들어서면 강한 향이 났다가 금새 사라지는데
처음에는 좀 마취제 같은 역겨움도 있었는데
지금은 자주 맡다보니 매력이 느껴집니다.
숲해설사에게 물어보니 상산나무향이라고 하는데
좀 더 알아보아야 하겠어요.
제주도에 가면 이런 곳에 꼭 가야겠습니다.
지난 가을 제주도에 갔던 때는 곳곳마다 중국인들이어서
제주도의 아름다운 풍광과는 달리 기분은 별로였습니다.

해외여행을 가도 그렇습니다.
가이드는 '그분들이 지나갔다'라고 표현하던데
그들이 지나간 식당 입구에는 담배연기와 꽁초로
화장실에는 더러운 오물과 휴지로 ... 온통 몸살을 않는 것 같았지요.
그들은남녀 불구하고 왜 아직도 좌변기 위에 양발을 올리고 일을 보는지 아직도 궁금합니다.
네! 평소 개방구역인 비자림로에서 붉은 오름 입구까지 숲길은 체험해도
제주 대자연이 주는 감동을 만끽할 수 있습니다.
지난 달에도 제주도로 관광온 사람들의 숫자가 130여만명으로
역대 최고를 기록했다고 합니다.
사려니 숲길에서는 듕국인을 별로 마주치지 않았습니다. ^^
소중한 자료 요긴하게 잘 보고 갑니다.
화요일 값진 하루 되시기 바랍니다.고맙습니다.
감사합니다. 즐거운 주말되세요^^
* 어리석음과 똑똑함.*
어리석은 개미는 자신의 몸이 작아
사슴처럼 빨리 달릴 수 없음을 한탄하고
똑똑한 개미는 자신의 몸이 작아
사슴의 몸에 붙어 달릴 수 있음을 자랑으로 생각한다.
어리석은 사람은 자신의 단점을 들여다보며 슬퍼하고
똑똑한 사람은 자신의 장점을 찾아내어 자랑한다.
오늘도 기분좋은 화요일 이어가시기 바랍니다.
-불변의흙-
그렇군요.
"一切唯心造"
모든 것은 마음이 지어내는 것이라고 했습니다.
이왕 주어진 하루를
기쁘게 살아야지요. ^^;
매우 인상적인 숲으로 느꼈어요^^ 생각만 해도 힐링을 가져다 주는 곳이죠^^ 좋은 이야기를 해주시는 이웃 블로그님들의 스토리도 흥미롭군요^^
동식물이 함께 어우러져 평화를 이루며 사는
에덴 동산입니다.
제주만이 주는 특별한 숲길체험의 기회를
가져보시기 바랍니다. ^^;
비밀댓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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