밑줄 긋는 남자

춘농로중 2015. 8. 24. 14:55

 

 

                                                                                                                   김세연 지음/ 봄풀

*피케티 교수의 메시지는 간단하다.

‘지금은 스스로 돈을 벌어 부자가 될 수 없다. 이 시대에 부자가 되는 방법은 부모로부터 물려받는 것이다.’

대한민국 사회는 그의 이론에 몸소 화답했다. 의사가 되어도 부모가 병원을 차려줄 형편이 못되면 그저 그런 의사가 되어야 하고, 법조인이 되려면 학비가 일 년에 수천만 원이나 드는 로스쿨이라는 대학원에 진학해야 한다. 스스로의 힘만으로 노력해서 좋은 직업을 가질 방법은 점점 없어지고, 조선시대처럼 법적인 신분은 없지만 경제적 신분에 묶여 평생을 살아야 한다. 우리는 자본주의의 정점을 찍고 있는 그런 사회에 살고 있는 것이다. 그런데 당신은 지금 책을 읽으려고 한다. 내가 궁금해하는 이유다. 혹시 성공하고 싶은가? 그래서 책을 읽으려고 하는가? 추측한다. 당신이 책을 읽는 이유가 순수하지 않을 것이라고······. -17쪽

*한 인간이 살면서 자신이 뜻한 바를 이루는데 독서는 얼마나 직접적인 영향을 미칠까? 스티브 잡스가 성공한 이유는 책을 많이 읽어서가 아니다. 스티브 잡스는 애플을 창업한 후 매킨토시(Mac) 컴퓨터와 아이폰을 개발했기 때문이다. 아인슈타인의 성공 요인도 절대 독서가 아니다. 그의 성공은 ‘상대성 이론’이 바탕이 되었다. 독서가 성공에 도움이 될 수는 있지만, 독서로 인해 성공했다는 말은 어쩌면 머리가 좋아진 원인을 견과류를 먹기 때문이라고 주장하는 것과 같다. -21쪽

*인생은 내가 바뀌어야 달라진다. 단순하다. 어제와 똑같은 오늘을 살면 나는 똑같은 내일을 살수밖에 없다. 그런 날들이 반복되면 어제와 오늘과 내일이 똑같은 인생을 살게 된다. 다르게 살기 위해서는 차이를 만들어야 한다. 그렇다면 어떻게 차이를 만들 수 있을까?

내가 보내는 ‘하루’는 나의 행동으로 이루어진다. 내 행동이 변하지 않는다면 나는 다른 하루를 보낼 수 없다. 열쇠는 내가 나의 행동을 어떻게 변화시키는가에 있다. 다시 연결고리를 찾아보자. 내 행동은 무엇으로 변화가 가능한지.

어쩌면 누구나 답을 알 수 있다. 어렵지 않다. 그 답은 바로 내 ‘생각’이니까! 만약 내가 어제와 똑같은 생각을 하면 나는 어제와 일란성 쌍둥이인 오늘을 보게 된다. ~중략~

우리는 우리가 어떻게 생각하는지에 따라 행동한다. 그 행동이 바뀌어야 인생이 바뀐다. 독서가 우리의 생각을 바꾼다면 우리는 다르게 행동하게 되고, 그 다른 행동이 인생을 바꾸게 된다. 시작을 확실히 기억하자. 인생의 변화는 우리의 ‘생각’으로부터라는 사실을 ! -43쪽

*독서는 작가의 논리와 생각을 마주하는 것이다. 당연히 나의 생각과 비교해 보고 따져보아야 한다. 그 과정에서 나도 새로운 생각을 갖거나 기존의 생각을 바꾸게 된다. -52쪽

* 아드로느는 나치를 지지하는 사람들을 이해할 수 없었다. 어떻게 친구와 가족을 죽음으로 몰아넣는 전쟁을 지지할 수 있단 말인가? 때문에 아드르노는 그들을 연구하기 시작했다. 도대체 왜 나치를 지지하는지 이해하고 싶었다.

연구를 통해 아도르노는 ‘권위주의적 성격 이론’을 만든다. 이는 권위에 맹목적으로 복종하는 사람들이 어떤 행태를 보이는지 알려준다. 그에 따르면 권위주의적 성격을 가진 사람은 첫째, 기존 권위에 복종하는 성향이 강하고 둘째, 기존 권위의 규칙을 따르지 않는 사람들이나 소수 그룹에 대하여 적대적이고 탄압하려는 성향이 있다고 한다. 마지막으로 기존 관습이나 사회 규칙을 따르려 하면서 새롭거나 독립된 생각들을 배척한다고 한다. -101쪽

*만약 누군가 책을 쓰려고 마음먹었다면 그는 무엇부터 할 것 같은가? 아마도 책을 읽을 것이다. 글을 쓰려면 글감이 필요하지 않은가. 어떤 책도 온전히 혼자만의 생각으로 이루어지지 않는다. 다른 이의 생각을 보고 발전시키거나 비판하면서 자신의 생각을 갖게 된다. 즉, 글을 쓴다는 행위에는 다른 이의 책을 읽는다는 의미가 포함되어 있다. -152쪽

*글 쓰는 목적을 한번 생각해 보자. ‘우리는 왜 글을 쓰는가?’ 모든 글에는 ‘주제’가 있다. 주제는 작가의 핵심이 되는 생각을 말한다. 주제를 정하는 일이 글쓰기의 처음이고, 그 주제를 이해시키거나 설득시키는 일은 그다음이다. 책은 글의 묶음이라고 했다. 글의 목적과 책의 목적이 다를 수 없다. 글의 목적으로 책을 정의하면 책은 작가가 말하고 싶어 하는 생각을 여러 기법을 활용해 표현하는 과정을 보여주는 도구다.

그럼 작가는 자신의 생각을 어떻게 표현할까? 어떤 하나의 생각을 주장하기 위해서는 근거가 있어야 한다. 자신이 어떤 결론을 얻었다면 그 결론이 나온 이유를 이야기해야 한다. 반드시 주장과 근거가 있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글이 성립되지 않는다. 여기서 근거는 객관적인 통계자료가 되기도 하고 역사적 사실이 되기도 한다. 또는 위대한 철학자의 논리적 증명이 되기도 하고 과학자의 수리적 증명이 근거가 되기도 한다. -154쪽

*하지만 법이 신분을 규정하지 않을 뿐이지 우리는 여전히 신분이라는 틀에 속해 있다. 위에서 말한 중산층이 우리가 갖고 있는 신분 중 하나다. 맞다! 우리는 이젠 돈으로 누군가의 신분을 결정한다. 법으로 누군가를 지배할 수는 없지만 돈으로 누군가를 지배할 수는 있게 된 것이다.

현시대의 돈은 계급을 구별하는 절대적 기준이다. 돈이 없다면 과학자도 의사도 운동선수도 피아니스트도 되기 어렵다. 아니 그렇게 되기를 꿈꾸는 것조차도 쉽지 않은 게 현실이다. 자본주의 사회가 발달하면 할수록 돈은 더욱 중요해질 것이다.

그런데 돈보다 더 중요한 무엇이 존재한다. 사람들은 돈을 주고 이것을 사려고 한다. 아마 원시시대부터 봉건시대 그리고 자본주의 시대로 올 때까지 인류에게 이보다 더 중요한 것은 없었을 것이다. 바로 인간의 생명이다. 생명은 모든 사람에게 하나씩 있을 뿐 아니라 성질도 비슷하다. 끝이 존재한다. 언젠가는 우리 모두 죽는다. 이 유한성으로 인해 우리는 시간의 소중함을 본능적으로 알게 된다. 자본주의 시대에는 돈이 계급을 결정하지만 시간을 위해서는 여전히 그 돈을 쓸 수 있다. 왜냐하면 그것은 자기의 생명에 대한 투자와 같기 때문이다. -165쪽

*니체를 가장 좋게 평가한 사람들의 입장을 공유한 후 그의 말 “신은 죽었다”를 평가하자면, 니체는 단지 신의 존재에 대한 물음을 거부하고 싶어 했을 뿐이다. 그에게 중요한 것은 인간세계였다. 그는 신의 이름으로 더 이상 무언가를 할 수 없다는 사실을 깨달았고, 신의 이름아래 꽃피운 유럽 문명도 이제는 종말하리라고 예언한 것이다. 그러면서 새로운 시작을 알리고 싶었다. 신이 지배하지 않는, 강한 인간이 약한 인간을 지배하는 세계를 꿈꾸었다.

나는 인간의 문제를 인간이 해결해야 한다는 니체의 생각에는 동의한다. 하지만 그 후 그가 내린 결론은 무엇 하나 찬성할 수 없다. 니체는 엘리트주의에 빠져 있었고, 강한 인간, 즉 초인만을 숭배했다. 약한 인간은 지배당해도 상관하지 않고 나폴레옹 같은 정복자만을 칭송했다. -175쪽

*책도 마찬가지다. 단지 읽기만 한다면 그 책은 껍데기일 뿐이다. 그 책의 내용을 평가해야 가치가 생긴다. 책을 읽고 어떤 평가도 하지 않았다면 그것은 그냥 종이뭉치일 뿐이다. 그 책에는 어떠한 의미도 존재하지 않는다.

비판적 책 읽기는 책에 가치를 부여하는 작업이다. 비판 자체가 무언가를 평가하는 일이고, 그 평가가 가치를 만들기 때문이다. 그 작업에서 중요한 것은 자신의 기준을 갖는 일이다. 그리고 그 기준으로 이리저리 옳고 그름을 판단해야 한다. 그 같은 작업을 거치고 나면 책에 대하여, 더 나아가 책이 포함하고 있는 논리나 지식에 가치를 부여하게 된다. -176쪽

*그전에 기본이 되는 독서 자세가 있다. 바로 ‘의심을 두려워하지 말아야 한다.’는 것이다. 앞에서 의심은 아무 잘못이 없다고 했다. 오히려 세상에 존재하는 모든 문제는 ‘믿음’에서 비롯된 것일 뿐 의심에서 비롯된 게 아니라고 했다.

또한 니체는 평가가 창조를 만든다고 했다. 평가는 비판적으로 사물을 바라보고 난 후에 결론을 내리는 행위 아닌가. 그렇게 내린 결론은 분명 뭔가의 가치를 창조하기 마련이다. 만약 누군가의 평가를 단순히 믿는 것으로 그친다면 그것은 창조가 아니다. 주인의식 없는 노예의 복종일 뿐이다. -180쪽

*감정적인 단어의 사용은 나의 비판을 무뎌지게 하는 정도에서 그치지 않는다. 만약 누군가의 주장에 감정적인 단어가 보이면 우리의 이성은 혼란에 빠지기도 한다. 나아가 어떤 이의 말에 동조하는 상태에서 감정적인 단어가 많이 보이는 책은 좋은 책이 아니다. 이성적인 설득력이 떨어지니 감정에 호소하는 것이다. 이를 감정에 호소하는 오류라고도 한다. -208쪽

*책을 읽은 후에는 글로 자신의 생각을 남겨보기를 추천한다. 글로 남기는 과정에서 자신의 논리를 다듬을 수도 있고 또 다른 관점의 비판을 생각해 낼 수도 있다. 그 글에는 어떤 형식이 있을 필요도 없다. 자신의 관점을 서술할 수 있으면 그것으로 족하다. 인터넷에 존재하는 수많은 서평들이 그런 작업의 결과물이다. 남겨보자. 그 책의 지식이나 지혜가 자신의 것이 된다. -248쪽

*책을 읽는 행위에는 분명 휴식의 의미가 있다. 우리는 일을 하면 무언가를 생산한다. 공장이든 편의점이든 자신의 노동력을 제공하고 임금을 받는다. 하지만 뭔가를 배우는 과정은 도약을 위한 움츠림이다. 대학에 진학하기 위해 공부하거나, 공무원이 되기 위해 공부하거나, 공부하는 동안 우리는 어떤 것도 생산하지 않는다. 독서도 마찬가지다. 일종의 배움의 기본인 ‘읽기’의 과정이다. 책을 읽는 동안은 휴식하면서 공부하는 과정이다. 그런데 독서 자체를 일이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있다. 공부 자체가 일처럼 느껴져서 그런가? 만약 공부가 일처럼 느껴진다 해도 중고등학교 때와는 다르지 않은가? 정해진 시간도 없고 강요하는 선생님도 없다. 그저 우리가 원하는 시간에 원하는 만큼 내 자유의지로 하면 된다. - 260쪽

*유명 출판사나 대형 인터넷 서점에서 운영하는 서평단에 참가하는 것도 좋다. 한 달에 두세 권의 책을 보내주면 읽고 나서 인터넷에 서평을 써주면 된다. 자연스럽게 책을 읽게 되기도 하고 글을 쓰게도 되어서 지원자가 항상 넘친다. 조금만 인터넷에서 발품을 팔면 다양한 분야의 서평단에 참여할 수 있다.- 254쪽

*비판을 하면 글로 남겨 보라고 했다. 그래야 논리적 비판을 할 수 있으니까. 물론 그런 이유로 글을 쓸 수도 있지만 글쓰기는 그 자체로 매력적이다. 나는 종종 누구에게든지 무언가를 써보라고 추천한다. 말은 사라지지만 글은 남는다. 글이 지식으로 바뀌지 말이 지식으로 바뀌지 않는다.

글을 써보면 자신의 생각을 정리할 수 있다. 온전히 나를 위한 집중의 시간이 된다. 게다가 글을 잘 쓰려고 노력하다 보면 자연스럽게 독서에 관심을 기울이게 된다. 뭔가를 알아야 쓰지 않겠는가!

글을 써보아야 자신의 부족함을 알 수 있다. 독서를 하지 않는 이유는 자신에게 책의 지식이 필요 없다고 생각하기 때문이기도 하다. 나의 부족함을 아는 것, 어쩌면 그것이 독서의 첫걸음일 수 있다. 글쓰기는 그런 부족함을 적나라하게 알려준다. 읽기가 지식을 습득하는 과정이라면 쓰기는 지식을 생산하는 과정이다. 습득이 안되면 생산도 없다. 자신의 글이 만족스럽지 못하면 나의 지식 습득이 만족스럽지 않다는 뜻이다. -256쪽

*만약 글쓰기에 관심이 있다면 장하늘의 《글 고치기 전략》이라는 책을 추천한다. 국어 문장의 이해도를 높여주고 어떤 문장이 좋은 문장인지 친절하게 설명해 준다. 내가 아는 글쓰기 책 중에는 최고의 명작이다. 그 책이 어렵거나 글쓰기의 기초를 배우고 싶다면 《청소년 글쓰기》라는 책도 좋다. 중고생들의 글쓰기 문제점을 중심으로 좋은 문장과 좋은 글을 쓰는 법을 설명해 준다. =256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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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사진을 찍는 취미를 공유하는 사람들이 전에 비해 비교하기 힘 들 만큼 늘었고, 무슨 무슨 모임등이 많아져서 단체활동내지는 소수모임들이 수없이 늘어 났습니다.
그러다보니 주머니에 돈 붙어 날 날이 없다는 자조섞인 비아냥이 자주 들리는군요.
그 중 하나가 바로 시낭송 모임, 글쓰는 사람들의 모임이 있지요.

위 글을 읽으면서 여느 글들과 다른점을 발견합니다.
좀 현실적이다 라고 할까요.
사실 글 쓰는 사람들 중에는 독불장군들이 많아서 막상 대화를 해보면 생각만큼 책을 읽지않는 사람들이 많아요.
스스로도 그렇게 시인 합니다.
음악가나 그림을 그리는 사람들이 어느정도 타고난 재능이 있 듯, 글 쓰는 사람도 같은 단어나 어휘라도 맛깔나게 무쳐내는 사람들이 분명 있지요.
많은 지식을 소유하고 있어도 그 분량의 반도 표현하지 못하는 사람 있는걸로 보아서 타고 난 끼 라는걸 무시하기 힘들다고 봅니다.
그렇다고 해도 남이 쓴 글이나 서적을 통해 자신의 표현력을 갈고 다듬는 일은 아주 중요하다는 생각입니다.
아무리 타고난 재주가 있다고 하더라도 배우지 않으면 지식을 습득하는 과정과 지식을 생산하는 과정이 제대로 이어지지 않겠지요.
안그래도 언덕님의 블에서 책 추천을 받았는데 이왕 책을 구입하는김에 글 고치기 전략이라는 책도 찾아볼까 합니다.

8월 끝날입니다.
9월 한달 좋은 계절 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