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 이야기

춘농로중 2016. 5. 23. 09:21


 4/29일 금요일.  첫째 날 


 제주도에 살면서 이따금 생각나는 음식이 있다. 주일 새벽이면 계룡산에 올랐다가 돌아오면서, 유성에 있는 선지해장국을 먹곤 했다. 선지해장국은 그 곳이 최고다. 아침밥을 먹고 나오면서 안해가 이 식당 건물이 예전에 00은행 유성지점 건물이었다고 말한다. 식당의 정문이 당시 은행의 후문이었다고 한다. 안해는 그 곳에 두 번이나 근무했고 나와 결혼도 한 지점이다.

  정부청사에서 인천 공항 행 리무진버스를 탔다. 날이 맑아 여행하기에 매우 좋다. 고속도로를 세 시간가량 달려 공항에 도착했다. 인천공항에 가면 하도 넓어서 어안이 벙벙하다. 공항을 가득 채운 군중들 속에 나 또한 흡수되어 어느새 녹아버린다. 윤희가 앞장서 가면 무거운 여행 가방을 끌고 졸졸 따라갔다. 로밍센터와 여행자보험 부스, 환전을 위해 은행업무, 약국을 순서대로 들렀다. 수속을 마치고 부드러운 커피를 마시며 잠시 여유를 갖는다. 

 알랭 드 보통은 『공항에서 일주일을』이라는 책에서 ‘공항에서 출발하는 승객의 70퍼센트가 놀러간다’고 했다. 외국으로 출장갈 일이 없는 나로서도 온전히 놀러가는 신나는 순간이다. 

 


  드디어 루프트한자항공이 이륙했다. 우리 가족 4명은 가운데 줄에 나란히 앉았다. 10시간 넘게 비행기를 타보기는 난생 처음이다. 비행기 뒤편에 있는 화장실에 갔는데 2층으로 비상구가 있다. 올라가 보니 2층에도 1층과 같은 객석이 있다. 2층도 있는 큰 비행기를 타고 가는 것이다.

  식사시간이 되어 기내식이 나왔다. 국내에서는 비행시간이 1시간 남짓하여 음료수만 마시다가 주류까지 나오니 반갑다. 레드와인으로 주문하여 한 모금 삼키니 목젖을 타고 빠르게 내려간다. 행복감이 느낀다.

  비행기 안이 좀 추웠다. 외투를 껴입고 담요를 목에 두르니 편안하다. 비행기가 중국을 횡단하여 몽골, 러시아 상공을 난다. 의자에 앉아 있으면서 이따금씩 비행기 뒤편으로 가서 스트레칭으로 몸을 풀어주고 창밖을 내다보기도 하였다. 전혀 낯선 풍경이 보인다.



 

 독일의 프랑크푸르트 공항에 환승하기 위해 내렸다. 독일어로 여행을 뜻하는 단어 ‘Reise'는 고대 독일어 ’Risan"에서 유래했는데, 이는 ‘일어나다’, ‘몸을 일으키다’, ‘길을 떠나다’라는 뜻을 가지고 있다. 여행이라는 단어 자체가 새로운 것을 향해 길을 떠나는 출발의 뜻을 가지고 있는 것이다.

  산이 전혀 보이지 않고 지평선이 보일만큼 넓고 아늑한 느낌이다. 처음 밟아보는 독일 땅에서 두 시간 정도 머물다가 스위스항공을 타고 취리히로 갔다.


 스위스 항공의 여승무원들을 보니 하이디의  후예들이라 그런지 미모가 뛰어나다. 이미 날이 어둑하

여 하늘에서 바라보는 스위스의 밤 풍경은 평화로웠다.

  스위스의 취리히 공항 앞에서 셔틀버스를 기다리니 곧 왔다. "홀리데이 인 000~~~"이라고 쓴 문구가 보인다. 차 뒤에는 여행 가방을 실을 수 있는 짐칸이 메달려 있다. 막상 호텔로 가서 수속하는데 오류를 발견했다. "홀리데인 인"은 맞는데 그 뒷 단어가 틀린 것이다. 갑자기 낯선 땅에 있다는 것을 실감한다.다시 짐을 옮겨 택시에 실고 우리가 예약한 호텔로 갔다. 약 15분 정도 걸렸는데, 택시비가 6만원이나 나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