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 이야기

춘농로중 2016. 5. 23. 10:12


5/6 금요일 여덟째 날



  자고 나니 다행히 안해의 머리에 났던 혹도 가라앉았다. 호텔에서 아침식사를 했다. 장거리 비행을 해야 하니 과일로 배를 많이 채웠다. 베른 역에서 한 시간 조금 넘게 걸려 취리히공항 역에 도착했다.

  취리히공항에서 뮌헨으로 향하는 비행기가 이륙했다. 지난 주 금요일에 스위스로 입국할 때는 밤이어서 전기불빛만 보일 뿐이었다. 오늘은 밝은 대낮에 하늘에서 내려다 볼 수 있다. 스위스는 전국이 초원지대라고 말할 수 있을 정도이다. 요새 핵무장으로 광분하고 있는 김정은이 스위스에 유학할 때 본 초원이 생각나서 "꽃과 지피식물을 심어 빈땅이나 잡초가 무성한 곳이 하나도 없게 해야 한다"는 소식도 들린다.  지피식물은 잔디나 클로버, 이끼와 같이 땅 표면을 낮게 덮는 식물을 통틀어 이르는 말이다. 스위스의 하늘에서 보는 풍경에 또 한 번 감탄한다.

  독일 국경을 넘으니 풍경이 바뀐다. 뭔헨 공항도 프랑크프르트공항 같은 아늑한 느낌을 받았다. 귀국하는 우리나라 사람들이 많이 보인다. 어느 성당에 다니는 사람들은 성지순례를 다녀오는 모양이다.

 스위스는 과거 가난한 나라였다. 지금은 유럽에서 남부럽지 않게 잘 사는 나라다. 독일 등의 유럽인들은 은퇴 후 스위스에서 여생을 보내길 꿈꾼다. 먹고 살 것이 없어 국민들이 다른 나라에 용병 등으로 몸을 팔러 가야 했던 나라를 강소국(强小國)으로 변모시킨 힘은 무엇이었을까.

 아름다운 자연 등 여러가지가 있겠지만 사람들이 이 나라에서 쾌적함을 느끼며 이곳 국민들에게서 받는 서비스를 고급으로 받아들이기 때문이 아닐까. 물론 가끔 외신에 배타적인 정서가 등장하지만 스위스에 국한한 얘기는 아니며, 또 서비스 마인드의 수준과는 관계없어 보인다.

 

 오후 5시에 인천공항을 향하여 이륙했다. 곧 이어 기내식이 나온다. 올 때는 레드와인을 몇 잔 마셨는데 이번에는 화이트 와인을 마셔보았다. 맛은 별로 구분을 못하겠고 기분을 좋게 하는 것은 똑 같았다.

언제 잠들었는지 모르지만 깨어보니, 울란바토르 상공을 지나고 있다. 인천공항에 도착하니 아침 9시이다. 딸들과 아쉬운 작별을 하고 우리는 제주행 비행기를 타기 위해 김포공항으로 왔다.

 

 옛 말에 딸을 낳으면 비행기를 탄다는 말이 있다. 우리 딸 들이 준 어버이 날 기념 선물은 너무나 멋지다. 가이드 없이 커다란 트렁크와 배낭을 메고 낯선 땅 스위스를 누비며 풍성한 추억을 안고 돌아왔다. 들꽃 하나에 찬사를 보내고, 바람에 몸을 맡기고, 눈밭에서 굴러도 보고, 그림 앞에서 멍하니 서 있어 보았다. 소풍을 떠나는 기분으로 영혼의 휴식을 취했다. 잠시나마 알프스처럼 넓디넓은 여유를 마음껏 누렸다. 이것이 괴테로부터 추구해 오던 ‘여행이 가져다주는 평온’이 아닐까? 건강한 가족임을 확인하고, 또 다른 밝은 미래를 꿈꾸는 계기가 된 여행이었다. 

  어여쁜 우리 딸들! 사랑하고 축복한다.

 

 제주공항 근처의 주차장에서 우리의 전기 자동차에 짐을 옮기고 서귀포로 향했다. 성판악을 지나 느긋하게 내리막길을 내려가는데 갑자기 차창으로 진한 상산나무향이 밀려 들어온다.

오! 향긋한 향기여! 끝


참고: 10년 후 당신에게 안치용 해바라기




영원히 잊지 못할 아주 멋진 여행이었군.
부러버라.
네! 너무 즐거운 여행이어서 또 가고 싶네요.
스위스에 다녀와서 제주도를 돌아다니며 나름대로 비교해 보니
제주도는 숲이 아름답고 드넓은 바다가 있고
멋진 말 등 등 제주도도 매우 좋아요. 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