밑줄 긋는 남자

춘농로중 2018. 8. 12. 18:44

하지만 막상 대학에서 정치학을 공부해 보니 나의 기질과는 전혀 맞지 않았다. 정치학의 기본이라 하는, 인간 존재에 대한 마키아벨리의 군주론 적 시각에 난 동의할 수 없었다. 대표적으로 (군주론)에는 “인간들은(중략) 짓밟아야 한다. 왜냐하면 인간은 작은 피해에는 앙갚음하려 하나 심대한 피해에는 복수할 생각조차 가지지 못하는 존재이기 때문이다.”와 같은 표현이 있다. 나는 이에 ‘국민을 대하는 지도자의 이런 태도가 과연 올바른가? 그렇다면 민중에 대한 그런 시각으로 권력을 잡아서 뭐 하게? 라는 자괴감이 들었다. 그런 정치를 할 바엔 안 하느니만 못하겠다. 싶었다.

인간이라는 존재에 대해 그러한 시각을 갖는 것이 맞는지 그가 장담할 수 있었을까? 그는 어느 편지에 “저는 벼룩처럼 하찮은 자들과 함께 지내면서․․․”라고 적었다. 그래서 나는 정말 인간이 그런 벼룩 같은 존재밖에 되지 않는지 나를 통해 실험해 보기로 했다.

그 책을 본 이후 난 대통령이 아니라 ‘인간이란 정말 무엇인가?’를 알고자 했다. 그리고 책만이 아닌 세상이란 현실에 뛰어들기로 했다. ‘탁상공론’이라는 말이 있다. 현실을 고려해 보지 않고 그저 책상에 앉아서 쓸데없는 의견만 나눈다는 뜻이다. 이른바 지도자라고 하는 자들이 과연 인간이라는 존재를 제대로 알려고나 해 보았을까? 인간이란 무엇인가, 라는 물음에는 관심 없이 오로지 권력만을 탐해 그 자리에 올랐으니 현실의 정치 역사는 계속 반복되는 것이 아닌가?

나는 이러한 인간성에 대해 고찰한 훌륭한 책으로 괴테의 (파우스트)를 꼽는다. 모든 영역의 학문적 성취로 신의 경지에 도달할 수 잇다고 믿었지만 늙어 회의에 빠진 파우스트. 악마 메피스 토펠레스는 그를 유혹할 수 있다고 호언장담하며 하느님과 내기를 한다. 하느님은 “인간이란 노력하는 동안엔 방황하게 마련이다.”라고 말한다. 그리고 “착한 인간은 비록 어두운 충동 속에서도 무엇이 올바른 길인지 잘 알고 있다.” 라고 하며 하느님은 그를 악마의 재량에 맡긴다. 마침내 파우스트가 회의를 느끼며 자살하려는 순간 악마가 접근한다. 악마는 파우스트에게 쾌락적인 삶을 주는 대신 그의 영혼을 넘겨받기로 계약을 맺는다.

학문이 정신적 가치를 대변할 수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자칫 편향되면 파우스트처럼 늙어 허망함을 느낄 수도 있겠다. 하는 생각이 든다. 그리고 파우스트는 신의 경지에 도달할 수 있다고 믿었기에 악마에게 영혼을 팔 수도 있었겠다. 하는 생각도 든다. 신은 모든 것에 깃들어 있기에…. 서양의 풍토상 기독교적인 선과 악의 이분법적인 논리이긴 하다. 하지만 괴테가 인간이란 이름으로 자신의 생애 중 60년이 넘는 시간 동안 자신을 성찰하고 고뇌한 흔적이기 때문이다. 참고로 이 작품은 괴테가 24세에 집필을 시작해 59세에 1부를 출간했고 82세가 되어서야 2부를 완성했다. 독일적인 모든 것을 혐오했던 니체가 존경한 단 한 명의 독일인. 그가 괴테를 꼽은 것에 정말 공감이 간다.

난 파우스트처럼 늙어서 회의하느니 일찍이 세상을 떠돌면서 세상의 밑바닥을 굴러다녀 보기로 했다. 이 세상에 내가 계속 살아 있어야 한다면 더 늙기 전에 지혜를 배워야 한다는 갈급함이 있었다. 열다섯 살, 담장 너머의 세상을 본 이후 난 살아 있는 모든 것들을 죄의 업보로 여겼다. 그리하여 나마저도 파괴시켜 버리려고 했다. 숨을 쉴 수가 없었다. 뒤통수를 바늘로 2~3초 간격으로 찌르듯이 아파하는 나를 엄마는 한의원에 데리고 갔다.34p

초록 내음 은은한 따스한 5월 햇살 아래 논두렁에서 삐비(벼과에 속하는 다년생 초본식물)을 한 손 가득 뽑아 든다. 연한 솜털 알맹이를 질겅질겅 씹으니 달콤하기가 그지없다. 195p

제임스 아서 레이의 (조화로운 인생)라는 책의 서문을 읽다가 “유레카”라고 외쳤다. 이 책에서 제임스는 부의 5대 조건, 즉 금전․관계 정신 육체 영혼이 조화를 이루었을 때 인생 또한 조화로울 수 있다고 말한다. 이 모두는 상호 의존적이어서 하나라도 소홀히 할 수는 없지만 다섯 가지 요소가 모두 균형을 맞출 필요는 없다. 완벽한 천칭의 균형에는 생동감도 떨림도 없다. 따라서 균형이 아닌 조화를 목표로 이 다섯 가지 요소에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고 말했다. 206p

먼저 제임스가 말한 조화로운 인생의 다섯 가지 요소 중 하나인 금전의 풍요를 생각해 본다. 돈이 있어야만 인생이 행복한 건 아니지만 분명, 돈이 있음으로 인해 누릴 수 있는 행복은 아주 많다. 나는 지금까지 돈에 대해 심각한 갈증을 느껴 왔다. 그렇기 때문에 돈이 관계와 정신과 육체, 영혼의 풍요에 좀 더 집중할 수 있도록 도와준다고 생각한다. 제임스는 여러 가지 행동 중에 ‘감사함’을 꼽는다. 감사는 에너지를 상승시키고 기분을 좋게 만들며, 원하는 것들을 더 강력하게 끌어온다고 말한다. 그래서 현재에 감사하고 미래의 소망하는 것들에 감사하라고 말한다. 209p

내 과거의 아픔을 이해해 주는 남편이 있다. 그리고 내가 사랑하고 나를 사랑해 주는 두 아들과 함께하고 있다. 그 생활 속에서 나는 과거의 나와 자연스럽게 결별하고 있다. 결국 관계를 회복시켜 주는 모든 것은 사랑이다. 210p

조슈아 J. 마린은 인생의 가치를 이렇게 말했다.

“도전은 인생을 흥미롭게 만들며 도전의 극복이 인생을 의미있게 한다. ” 누구나 흥미롭게 살기를 원하지만 모두가 도전하며 사는 것은 아닐 것이다. . 왜냐하면 도전이라는 것은 실패에 대한 두려움을 극복하는 것이 먼저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진정으로 인생의 의미를 찾고자 한다면 결코 현재에 머물러 있어서는 안 된다. 213p

향기는 사람 뇌의 깊은 곳에 가라앉아 있는 희미한 추억들을 떠올리게 한다. 마찬가지로 책 향기는 순수했던 나의 어린 시절로 돌아가게 해 주고, 마음의 안정을 찾아 준다. 222p

해외여행이 처음인지라 촌스럽게 무조건 더 많은 국가와 도시에 가야 한다고 욕심을 부렸다. 그래서 더 무무르고 싶은 곳이 있어도 일정에 끌려다녔던 게 매우 아쉽다. 특히 스위스는 다음 일정에 맞춰 이동하기 싫을 정도로 잊지 못할 곳이었다. 어떤 말로도 형용할 수 없는 그 아름다운 광경 앞에 서서 나는 결심했었다. 죽기 전에 스위스에 사랑하는 사람과 꼭 다시 오겠노라고. 251p

“해 보기나 해 봤어?”

고 정주영 회장의 유명한 말이다. 정 회장은 당시 선박 수주를 반대하던 직원들에게 이렇게 일갈했다. “해 봐. 되는 방법을 찾아 최선을 다하면 분명히 돼. 그렇게 되더라고. 내가 해 보니까 그렇게 돼.”라고. 정회장의 결단에 현대조선소는 크게 성장할 수 있는 발판을 마련했다. 나는 정 회장의 이런 투지를 항상 본받고자 했다. 당신도 두려움을 떨치고 우선 도전하라. 당신이 상상하는 것은 어떤 것이든 이루어질 수 있다고 믿으면서 말이다. 267p

브렌든 버처드는 자신의 책 (메신저가 되라)에서 “누구든 인생을 살아가면서 다른 사람들보다 뭔가를 먼저, 혹은 뛰어나게 성취한 경험이 있다. 그 과정에서 배운 교훈은 다른 사람들에게 도움이 되며 소중하다는 점을 항상 기억하라.”라고 말한다. 나는 이 책을 통해 메신저에 대해 알게 되었다. 메신저란 자신이 가진 경험과 지식을 메시지로 만들어 사람들에게 전달하는 사람이다. 316p

생활비 등은 나를 옥죄어 온다. 다람쥐 쳇바퀴 돌 듯 답답한 생활은 끝나지 않을 것 같았다.

“생각하는 대로 살지 않으면 사는 대로 생각하게 된다.”라는 말이 있다. 327p

긍정심리학자 캐럴라인 애덤스 밀러 뉴욕대 교수는 (어떻게 인생 목표를 이룰까?)에서 역으로 “행복하면 성공하고 이긴다.”라고 주장한다. 실제 데이터를 보면 두뇌가 긍정적인 상태일 때 무려 31%나 더 생산적이고 창의적이 된다고 한다. 행복을 느낄 때 분비되는 도파민은 단순히 더 행복하게 만들어 주는 역할만 하는 것이 아니다. 오히려 두뇌의 모든 학습 장치를 작동하게 만들어 준다. 바로 긍정적일 때 더 성공할 확률이 높아지는 이유다.

인생을 살면서 행복은 중요한 목표다. 우리는 성공해 돈을 벌고 직장에서 성취감을 느끼며 결혼한다. 인생의 프로세스는 결국 행복해지는 데 초점이 맞춰져 있다. 387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