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이야기

춘농로중 2018. 8. 14. 06:21


 재난 수준의 폭염이 장기화 되고 있다. 오늘도 전국 대부분이 40도에 이르니 숨이 막힐 지경이다. 가뭄 피해가 확산되면서 과일 생산량도 줄어들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과일 값은 앞으로 더 오를 것으로 전망된다.

  아침 저녁으로 텃밭에 심어 놓은 호박, 단호박, 고추, 방울토마토, 피망, 콩, 가지 등에 조루로 물을 뿌려보지만 넉넉하게 공급되지는 않는 것 같다. 가지는 3그루를 심었다. 벌써 한그루는 지난 번 태풍 쁘라삐룬이 지나간 후 넘어졌길래 지지대에 잘 묶어서 세워놓았다. 그 이튿날 하루는 생생하게 자라더니 그게 끝이었다. 말라비틀어지며 수명을 다했다. 나머지 두 그루도 하나는 두 개만 열렸다. 다른 한 그루는 네 다섯 개쯤 열렸는데 탐스럽게 자라지는 않았다. 작년에는 세 그루를 심어서 틈틈이 따 먹었는데도 남아서 솥에 한번 찐 다음, 썰어서 햇볕에 말렸다. 가지된장찌게 등을 해서 겨울까지 먹을 정도로 많이 수확했었다. 고추는 다섯 그루를 심었다. 예년 수준으로 열려서 풋고추를 따다가 고추장에 찍어 먹으면 입맛을 돋운다. 호박은 단호박만 두 포기를 심었지만 한 포기는 별로 잘 자라지 않는다. 그런데 생각지 않았던 재래종호박이 싹을 돋기 시작하더니 지금도 왕성하게 줄기를 뻗어나가고 있다. 작년 이 맘때쯤에 두 군데에서 난 호박덩굴이 마당을 반쯤 덮어서 호박잎을 쪄먹고 ,호박잎된장 수제비도 많이 해먹었다. 올 여름은 채소들도 힘든 여름을 나고 있다.

 

 이제 입추도 지나고 다음 주에는 말복이 온다. 매 앞에 장사 없듯이 절기 앞에서는 더위도 물러나리라. 여름휴가 때쯤이면 나오는 제철 과일이 있다. 차를 몰고 큰 길을 가다 보면 깊 옆에 과일장사의 광고판이 나온다. “영암무화과 1박스 만원”! 드디어 무화과 철이 왔다. 육지에 있는 고향땅에는 무화과나무를 볼 수 없었다. 성인이 되어 맥주 안주로 말린 무화과를 먹었던 기억이 날 정도이다.

  작년까지만 해도 사람이 살고 있었는데 올 해는 가재도구가 모두 옮겨지고 창문이 떨어진 데도 있어 곧 헐리게 생긴 집이 있다. 그 마당에 제법 큰 무화과나무가 있다. 무화과나무 밑동까지 가려니까 온갖 풀들이 무성하게 자라있고 거미줄이 쳐져있어서 옷에 지저분하게 달라붙는다. 또한 여름철이어서 어디에서 나타났는지 모기떼가 극성스럽게 달려들기 시작했다. 반팔 옷을 입었으니 팔뚝과 목 언저리가 집중공격대상이 되었다.

  곰이 꿀벌 집을 딸 때 달려드는 꿀벌들이 쏘거나 말거나 하듯이 모기에 아랑곳 하지 않고, 나도 그윽하게 풍기는 무화과 향을 맡으며, 잘 익은 무화과가 어디에 달려있는지 살펴보았다. 빈 집이기에 나 외에도 무화과를 따러 오는 사람의 흔적이 보인다. 홍시 감을 딸 때 쓰는 장대에 잠자리채처럼 익은 무화과가 땅으로 떨어지지 않도록 망이 달려있는 도구가 눈에 보였다. 그 사람이 사용하다가 놓고 간 것임에 틀림없다. 그러나 무화과는 홍시 감하고는 가지에 맺혀있는 방식이 틀려서 그 도구로는 잘 익은 무화과를 따기는 어려운 일이었다.

  땅에 서서 딸 수 있는 무화과는 나보다 먼저 온 사람이 이미 다 따갔기 때문에 나로서는 닭 쫓던 개처럼 높은 가지 위에 있는 잘 익은 무화과만 쳐다 볼 뿐이었다. 그렇다고 그냥 돌아올 수는 없는 일이다. 높은 가지에 있는 무화과를 따기 위해서 나무늘보처럼 무화과 나무위로 서서히 올라갔다. 나무 위에 올라갔어도 손에 잡히지 않는 무화과는 가지를 잡아 당겼다. 그렇게 하니 10개 정도는 손쉽게 딸 수 있었다. 남이 볼까봐 서둘러 도둑놈이 담을 넘듯이 재빠르게 돌아왔다. 오늘의 무화과 서리는 대성공!

 

 무화과는 기원 전 3000년 경 수메로 왕조시대부터 재배되었다고 한다. 가장 오래된 과일로 알려져 있으니 과일의 선조다. 구약성서에 나오는 아담과 이브가 금단의 열매를 따먹고 자신의 벗은 몸을 나뭇잎으로 가린다는 나뭇잎이 바로 무화과 잎이다. 지혜를 상징하는 나무로 여긴다. 우리 몸에는 소화를 도와주고 변비에 특효가 있다고 한다. 클레오파트라도 사랑한 귀족들의 과일로 은은한 달콤함이 매력적이다. 씻어서 한 입을 베어 물으니 입안이 달콤해 진다. 아내에게도 먹을 것을 권한다. 올 여름 더위는 무화과로 물리칠 수 있을 듯하다. 자꾸만 먹고 싶어서 인지 무화과 철은 금방 지나가는 느낌이다.

 

  어제 아침나절에 내가 전에 살던 집에 자주 오시던 할머니께서 오랜만에 나의 사무실에 들르셨다. 얘기를 나누는 중 할머니께서 관리하는 오래된 집이 있다고 하신다. 그 곳에 무화과가 잘 익어가고 있으니 와서 맘껏 따먹으라고 하셨다. 제주도 할머니의 인심이 참 좋으시다. 무화과를 엄청나게 좋아하는 나로서는 무엇보다도 신이 났다. 낮에 그 집에 가보았다. 집이 오래되어서 다시 건축하려고 집을 허무는 중이라 뜰에는 관리가 잘 되지 않아 수풀이 우거져 있었다.




무화가 이야기는 성경에도 나올만큼 그 내력이 장구하지요.
무화과를 좋아하시는군요
이곳에도 가끔 시장에 무화과가 나와 맛을 봅니다.

이번 태풍으로 제주도가 큰 피해를 당했다고 하는데 괜찮으신지요.
이곳은 태풍때는 조용하다가 어제부터 장대비가 내립니다.
사람 마음도 잘 알수가 없겠지만 날씨도 도무지 알 수가 없네요.
기상청 관계자들도 속을 많이 끓일 거 같습니다.
기상청 관계자는 쪽집게 점장이 생각이 많이 날 겁니다.
지난 토요일에는 서귀포에도 비가 많이 내렸어요.
보도블럭이 가라 앉은 곳도 있구요.
요즘은 비가 자주 내리니까 호박순이 얼마나 힘차게 뻗어나가는지
마당에 호박잎으로 가득차니 마음까지 풍성합니다.
강원도도 이제는 해갈이 다 되었겠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