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이야기

춘농로중 2019. 1. 8. 16:32


 음력으로 동지섣달은 해가 짧아서 컴컴할 때 일어나서 출근 준비를 해야 한다. 문득 어렸을 적에 아버지께서 새벽밥을 들고 출근하실 때면 어머니께서는 더 먼저 일어나 호야불을 켜고 밥을 지으셔야 했다. 요즘 같이 따로 주방이 있는 것이 아니었다. 매서운 찬바람과 한기가 구멍이 숭숭 뚫린 부엌문으로 들어오면 어머니께서는 손을 호호불며 아궁이에 불을 펴서 추위를 견디어내셨다.

 

 출근 10분 전에 핸드드립으로 커피를 추출하여 텀블러에 담아 출근한다. 직장으로 가려면 서귀포 서쪽에서 동쪽으로 향하게 된다. 아침 해가 비추는 탁 트인 바다와 파도를 헤쳐 나가는 고깃배를 보노라면 한 폭의 수채화이다. 뭉게구름 사이로 바다를 향해 내리쏘는 아침햇발과 끝없이 펼쳐진 수평선, 쉴 새 없이 부서지는 에메랄드빛 파도, 하늘과 바다가 맞닿은 절경, 하늘보다 더 푸른 쪽빛 바다…….

차량을 운전하면서 신호등에 걸리면 그 틈을 이용해 커피를 달게 마신다. 나 한번 마시고 아내가 한 번 마시고~~~

 


 지난 해 11월, 한라도서관에서 “구대회 작가가 들려주는 북콘서트, 커피와 인문학의 향연” 강좌가 있었다. 토요일 오후 2시에 시작하므로, 맨 앞자리에 앉아 느긋하게 작가를 기다렸다. 2시가 넘어도 강의는 시작하지 않고, 해녀들이 해녀춤을 추며 시간을 달랬다. 진행자들이 초조해 하더니 사정을 말했다. 제주공항에 윈드시어 특보가 내려 비행기가 연착되는 바람에 불가피하게 작가가 늦는다고 한다. 예정에 없던 원두커피를 내려 한 잔씩 제공하며 미안함을 표시한다. 뒤늦게 나타난 구대회 작가는 어쩔 줄을 모르며 죄송하다고 들입다 사과한다. 이곳에 오신 모든 분들께 책 한권씩을 나누어 드리고, 오늘 강의를 더욱 열정있게 하기로 약속했다.

 


 강연을 시작했다. 멋진 음악이 선보이고, 영화가 짧게 소개되며 분위기는 익어갔다. “내게 정신을 차리게 하는 것은 진한 커피, 아주 진한 커피다. 커피는 내게 온기를 준다”고 나폴레옹은 커피를 예찬했다. 근대 유럽의 음악인이나 미술인, 문인, 정치인은 때때로 카페에서 머리를 맞대고 밤새워 토론했고, 그 결과 이전에 없던 새로운 것들이 세상에 나왔다. 이들이 마신 각성의 음료 커피가 그야말로 큰 공헌을 한 셈이다. 칸트와 루소가 커피를 즐겨 마시고, 브라암스, 슈만 등 음악가들이 마신 커피, 악성 베토벤은 음악만큼이나 커피에도 지독한 완벽함을 추구했으면서도 어찌하여 커피에 대한 음악은 작곡하지 않았을까 하며 안타까워 한다. 죽은 뒤에야 진가를 인정받은 마네와 고흐, 고갱에게도 커피를 빼놓을 수 없다.

내가 좋아하는 팝송 돈 메클레인Don Mclean의 “빈센트”가 고흐를 찬양하는 곡인 줄을 이제야 알게 되어 그나마 다행이지만 부끄러운 고백이다. 고호와 고갱이 프랑스 남부 아를에서 2개월 동안 함게 지낼 때, 작품을 그리며 밤이 되면 집 근처에 있는 ‘드 라 가르 De La Gare' 카페에 가서 뜨거운 커피를 마시면서 그림 세계에 관해 밤새 얘기를 나누었다.

 

 강연을 듣고 나서 고갱에 관하여 “달과 6펜스” 책과 영화를 보았다. 고흐에 관하여는 “고흐 그림 여행”과 “빈센트와 함께 걷다”를 읽고, 영화는 “러빙 빈센트”를 감상하였다. 고흐와 고갱을 섭렵한 것은 순전히 구대회작가의 커피에 관한 강연 덕분이다.

 

 엉또폭포로 유명한 고근산의 남쪽에는 “반격의 서막”이라고 하는 카페가 있다. 이곳에서는 매주 마다 원두를 나라별로 공급해준다. 이번 새해에 안내 문자가 왔다.

“안녕하세요?

반격의 서막입니다.

2019년 1월 첫 번째 원두 안내입니다.

매월 첫 번째 원두는 제가 가장 좋아하고 회원님들께 추천드리고 싶은 원두입니다. 이번 원두는 파나마 PA 산타클라라 커피입니다. 산타클라라 커피는 버터를 살짝 두른 것 같은 크리미 함으로 부드러움과 아로마가 좋고, 초코릿의 달콤함과 전체적으로 뛰어난 밸런스를 가지고 있는 스페셜티급 커피입니다. 파나마 산타클라라원두 추가 구매를 원하시는 분들은 오후5시전까지 문자 부탁드립니다.

다음 주 원두는 코스타리카 CR 따라주 커피입니다.

고맙습니다.”

 

 진한 커피 향을 맡으면 기분이 좋아진다.

산란했던 마음이 차분하고 담대해진다.

잠시 삶의 쉼표를 친다.

커피를 마시며 행복한 하루를 꿈꾼다.


아침 커피는하루를 축복하는 선물로 마시고 있습니다
남편의 커피내리는 솜씨도 점점 좋아져서 아침 커피시간마다
더 행복해집니다. 반격의 서막 이라는 카페 이름도 특별합니다 !
감사합니다. 화선생님!
아침커피는 마음을 차분하고 고상하게 합니다.
거래처에 가서 아메리카노를 내려 지금도 마시고 있습니다.
즐거운 하루 되세요~~~^^
사랑하올 불로그 벗님!
기해년 새해에 즈음 안녕하신지요?
조금은 늦은 새해 인사드립니다.

욕심은 비우고 가라앉혀
마알 간 빈 가슴인 데...

건들 부는 바람에도 웬지 졸아드는 이 기분은 왜일까요?
이렇 듯,
쌀쌀한 날씨 만큼 가슴이 시리지만
설리 길 마다않고 달려 올 복수초를 그려봅니다.

피차,
하고프고 나누고픈 세상살이 얘기를 나눌 수 있는
불벗님들이 계시기에 참 좋습니다.
올리신 작품에 디테일 하게 제 느낌을 전하진 않아도 감상은 잘해봅니다.

올 한 해에도 변찮는 헤아림으로 고운 걸음들이 이어지길 소망하며
가내의 평화를 빕니다.

늘봉 한문용
감사합니다.~~
커피가 없다면 우리의 생활이 어떻게 변할까 하는 상상을 해 봅니다.
아마 정신적으로 문제가 많은 사람들이 속출할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이르르게 됩니다.
커피를 수출하는 나라들의 입장에서는 커피중독이 예전의 아편중독에 버금가는 거라 쌍수를 들어 환영할 일이겠지요.
특히나 한국을 바라보는 그들의 시선에 커피수입의 대가인 한국이 구세주 쯤으로 보일지도 모릅니다.
한국인들의 커피사랑은 타의 추종을 불허한다지요.

살았던 시골에 갔더니 나이 지긋한 어르신들이 찻 잔 대신 사발에 커피를 타서 드시더군요.
대접 가득하게 커피를 타서 마치 숭늉 마시듯 훌훌 마시는 모습이 ...
식 후 담배에서 식 후 커피로 바뀌더니 이제 만나기만 하면 커피 한 잔이 인사가 되었습니다.

커피를 사랑하시니 오가며 바라보는 풍경도 남다르시겠습니다.
커피로 인해 행복하시다니 커피 애호가 맞습니다.
반격의 서막이라는 찻집이 특이하네요.

저는 업무상 커피를 자주 마십니다.
가끔 불면증에 시달리기도 하는데 그렇다고 덜 마시게 되지도 않습니다.
강원도 강릉에 가면 안목항 커피의 거리가 있는데요.
바다풍경을 벗삼아 마시는 커피향도 근사하답니다.
그곳에서 커피축제도 하니까 시간을 내어 보시지요.
2009년도에 대전에서 제천으로 가서 기차를 갈아타고 강릉으로 갔었지요.
강릉에 커피 고수가 많이 모여있고 커피축제가 열린다고 들었습니다.
때마침 강릉에 사시는 분과 카페에 들렀어요.
커피를 볶는 향이 감미로왔습니다.
강릉에서 일주일 정도 체류했어요.
하지만 그 이후에도 저는 믹스커피를 주로 마셨는데 언제 부터인지
믹스커피를 마시면 속이 쓰리기 시작했어요.
마침 동아리모임에서 드립커피를 접하게 되었습니다.
아침에 내리는 커피향과 커피맛에 하루가 새롭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