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이야기

춘농로중 2019. 7. 22. 04:31


  15년 전 쯤의 대전에서 있던 일로 기억한다. 점심약속이 있어 시내로 나갔다. 그 때나 지금이나 주차할 데가 여의치 않았다. 몇 바퀴 주위를 돌아보니 공원부근에 있는 공용주차장이 눈에 띤다. 반가운 마음에 가보니 맨 가에 나를 위한 빈 자리가 마련되어 있다.

   점심을 맛있게 먹고 사람들과 작별한 다음에 차에 올랐다. 공영주차장을 나와 신호등에 걸려 정차 중인데 난 데 없이 코를 찌르는 냄새가 났다. 매우 강력했다. 코를 쥐어 잡고 상황을 살펴보았다. 매우 급했던 어떤 인간이 내 차의 운전대 옆 문 바로 아래에 저질러 놓았는데 발견하지 못하고 밟았던 모양이다. 그런 똥은 대개 심한 냄새가 난다. 더구나 그것을 밟은 경우에는 똥의 성질을 자극해서인지  몇 배의 악취가 진동하게 된다. 그것을 제대로 살펴보지 못하고 밟은 내 잘못이라고 밖에 할 수 없다. 아직 맡아 보지는 못했지만 스컹크 급의 위력이라고 해야 할까?

   그나저나 나는 이왕 맡은 악취를 참고 견디어 내겠지만, 내 차(당시 12인승 승합차로 주로 어린이들을 태우고 다녔다)에 탈 예정의 주인공인 어린이들이 문제다. 시급하게 해결해야 했다. 우선 내 구두에 묻은 똥을 땅바닥에 대고 쭉쭉 문질러서 닦아냈다. 그리고는 발판에 달라붙어 있는 똥 위에 어린이 놀이터의 미끄럼틀과 그네 밑에 깔아놓은 모래를 삽으로 퍼부은 다음, 뭉개서 털어냈다. 세차장에 가서 발판세차기에 500원을 넣고 발판을 집어 넣으니 깨끗해졌다. 내려쬐는 햇볕에 널어 놓았다.

   이런 경우를 위로하려고 있는 말인지 모르겠다. 옛말에 똥을 밟으면 재수가 좋다고 한다. 오래된 일이라 그 일 후에 재수가 있었는지는 기억이 나지 않는다.

  

  작년에 제주시내로 교육을 받으러 간 적이 있다. 당시 강사로 나온 모 대학교수가 여담으로 가사 분담에 관한 말을 했다. 샤워를 하거나 볼 일을 보았을 경우에는 항상 거울에서부터 세면대까지 자기가 쓴 타월로 깨끗이 물기를 닦고, 변기는 물솔로 닦아 서 깔끔하게 해놓고 나온다고 한다. 그래서 바가지를 긁힐 일을 사전에 차단한다고 했다. 그 날 교육도 잘 받았지만, 집 안 일에 대해 나도 화장실을 사용하고 나면 아내에게 때때로 핀잔을 듣던 참이어서 즉시 방침을 바꾸었다. 그에 따라 평화시대가 도래했다. 나의 사무실에 자주 찾아오는 업체대표와 화장실 사용에 관해서 말해보니 그 분도 뒤처리를 깔끔하게 하는데 그 부인이 자기처럼 해주지 않는다고 불만을 토로했다.

 

  3년 전에 소유하고 있는 공동주택을 임대했다. 젊은 부부로 남매를 두고 있는데, 모두 초등학교에 다니고 있다. 올 봄에 연락이 왔다. 화장실에서 누수가 되어 아래층에 피해를 주고 있다고 한다. 설비업체에 연락해서 알아보니 화장실에 연결된 보일러의 온수관이 파열되었다고 한다. 그래서 세면대와 변기, 욕탕과 타일까지 전부 수리를 하게 되었다. 생각지 못했던 비용이 기 백만 원이나 지출되었다. 수리하고 나서 보니 새집의 화장실처럼 산뜻했다.

   임대계약기간이 지나자 세입자가 이사를 가겠다고 통보가 왔다. 세입자가 이사 가는 날 그 집에 가서 살펴보니 입이 다물어지지 않을 정도였다. 벽에 왠 못을 그리도 많이 박아 놓았는지, 무슨 액땜을 하겠다고 집 입구 천정 바로 밑에 부적은 3개나 붙여 놓았다. 집안 곳곳에 켜켜이 먼지가 쌓여 있다. 다용도실에서는 생선을 구웠는지, 담배를 피웠는지 벽과 천장이 노랗게 물이 들었고 바닥은 이물질로 떡이 되어 있다. 깨끗했던 변기와 세면대는 찌든 때로 누렇게 얼룩져 있다. 그런 변기에 앉아서 똥을 제대로 눌 수 있을지 몸서리가 날 정도다. 더구나 자녀가 자라는데 세균이라도 옮기지 않았을까 걱정이 될 정도다.

  세입자가 이사한 후 텅 빈 집을 수리하였다. 우선 도배업자에게 의뢰하여 밝은 색 계통으로 벽을 바른 다음, 낡은 콘센트와 스위치를 새로 바꾸었다. 아내와 함께 쌓여있는 먼지를 제거하고 페인트를 칠하니 새 집으로 변했다.

   똥 밟은 것처럼 악취가 나지는 않았지만, 불결하게 화장실을 사용하는 모습이 떠오르면 안타까운 마음을 금할 수 없다. "화장실이 그 집의 거울"이라는 말이 있다. 행복하고 편안한 집은 우선 화장실이 깨끗하다.


안녕 하세요, 춘농로중님!
그런 일이 있으셨군요
참으로 난감한 일이기도 하구요~~~
의식의 전환이 되는
귀한 작품 즐감하면서 다녀 갑니다
무더위가 기승을 부리는 오후
마음 편안함으로 즐거운 오후 되시기 바랍니다,춘농로중님!
제주도는 장마가 덜 끝나서
덥다기 보다는 습기가 많아서
꿉꿉합니다.
바닷가에서 해수욕을 하려는데
수온이 적당할 지 모르겠어요.
즐거운 주말 누리세요.~~
어느분께서 집을 팔려고 내놓으셨는데 빈집으로 놔두시더라고요.
아마도 1년 이상 빈집으로 놔두셨을 겁니다.
왜 전세나 월세로라도 내놓지 그러시냐니까. 남에게 전세든 월세든 주면 집을 다 망쳐놓는다고 하더라고요.
내가 살집 같으면 괜찮지만 팔려고 내놓는 집은 비워놓고 가끔씩 관리를 해주는게 좋다고 하더라고요.
화장실은 정말 깨끗하고 물기가 없이 잘 관리를 해야지요.
제주도에도 비가내리나요?
편안한 날 되세요.
집을 팔려면 세를 놓는 것 보다
주인이 살면서 가꾸다가 내놓는 것이
낫다는 소리를 들었습니다.
어젯밤에는 비가 많이 내렸는데
낮에는 안개만 자욱히 끼었습니다.
감사합니다.
주말은 잘 보내셨는지요
그렇습니다, 어떤 사람들은 자기집처럼 깨끗하게 사용하고
이사 갈 때도 말끔하게 치워놓고 가시는 분이 있는가 하면
위의 글 내용퍼럼 그런 분들도 있지요
전 선생님처럼 화장실 사용을 제대로 하지 못해 아내에게 핀잔을 받는 쪽입니다~~ㅎㅎㅎ
다시금 들려서 귀한 글에 감사드리며 많이 배워 갑니다, 선생님!
장마에 건강 유의 하시고
멋진 여름 되시기 바랍니다,춘농로중님!
프란시스코 태풍이 온다고 하니
어젯밤에는 열대야에 고통을 당하지 않고
잘 잘 수 있었습니다.
산마을 선생님!
화장실 뒷처리는 자꾸 해보아야
습관이 되더라고요.
잘 하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