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 이야기

춘농로중 2019. 9. 5. 15:06









   13시간의 장거리를 이동하고 난 후, 여행에서 쌓인 피로로 잠을 뒤척인다. 짧은 꿈을 꾸었다. 처음 몸담았던 직장에 근무할 때의 일이다. 승진 고시가 코앞에 다가왔는데, 아직까지 시험공부를 제대로 못해서 애를 탔다. 장면이 바뀌어, 작년에 근무하던 직장에 근무하는 모습이 나온다. 시계를 보니 9시 30분쯤 되었는데, 평일인데도 휴일인 줄 알고 출근하지 않아서 낭패를 보았다. 그런데 꿈속에서도 이게 꿈이지 하며 안도한다.

   코펜하겐 민박집에서 새벽을 맞이했다. 밤새 파란색이 감도는 하늘에 밤별이 기분 좋게 반짝이고, 창문 사이로 온화하게 달빛을 비추던 보름달도 자취를 감췄다.

   다락이 있는 3층 적벽돌 집으로 뾰쪽 지붕이다. 3층에서 2층까지는 60~70도 각도로 경사가 있고 가운데 사이로 창문을 냈다. 그 경사 부분이 침대 위를 지나간다. 키가 큰 나로서는 "천정 주의"라는 표어가 생각나게 한다. 벽에 걸려있는 그림과 천정의 부조가 높은 예술 수준을 보여준다.

   유럽과 우리의 생활문화 차이는 욕실에서 볼 수 있다. 화장실 바닥에 하수구가 없다. 손을 닦는 것은 아무런 문제가 없지만 발을 씻을 때 샤워장을 이용해야 하는데 몹시 불편하다. 거실에 있는 넓은 소파는 안락함을 더하고 주방 옆의 긴 식탁은 우리 일행이 여행하며 주린 배를 채울 수 있는 즐거운 장소다. 하루 일정을 마치면 이곳 식탁에서 카드놀이를 하며 피로를 풀었다.

 

  저녁식사를 늦은 7시에 했다. 1팀이 준비했는데 나랑 손아래 동서인 아우이다. 나의 요리 솜씨를 말하자면 밥하기, 라면 끓이기, 비빔밥 만들기, 참치김치찌개를 만드는 정도로 남에게 내놓기는 어설픈 요리사이다. 하지만 믿는 아우가 있다. 너무나 가정적인지라 뭇 남성들의 공적(公敵)일 정도다. 아우는 김치찌개와 떡볶이, 라면을 순식간에 거칠 것 없이 해냈다. 풍요로운 식단과 효율적인 경비 절감을 위해 미리 계획해 온 대로 햇반을 먹었다. 선진국이어서 모든 시설이 두루 갖춰졌을 것이라 여겼는데 전자레인지가 없어서 물을 끓여서 햇반을 익혔다. 아우의 수준 높은 요리 솜씨 덕분에 우리는 모두 배불리 맛있게 먹었다. 인천에서 헬싱키를 경유하여 코펜하겐에 이르는 긴 시간 동안 개운한 우리나라 음식을 못 먹어서 인지 뱃속이 거지였다.

   하늘에서 보는 핀란드와 스웨덴 풍경은 같은 도심지라도 아파트나 상가로 밀집되어 있지 않고 호수와 자작나무 숲들이 여유롭게 보였다. 핀란드 항공의 기내 서비스는 나무랄 데 없이 좋았다. 천상에서의 식사는 외국항공사들이 어설프게 만든 한국 음식을 먹는 것이 낯설지만, 와인을 곁들이니 기분이 좋다. 기내에서의 와인은 무슨 특권이라도 지닌 듯이 호사스러운 느낌을 주는 것이 아니라 뭔가 원초적인 느낌을 준다. 가족이 일렬로 앉아 먹는 모습도 보기 좋다.

   

  3만 피트 상공에서 밑을 내려다보았다. 온통 구름뿐이다. 코펜하겐카스트루프국제공항에 내리니 이미 겨울이어서 사람들이 두툼한 옷을 입고 있다. 우리나라의 이른 가을 옷차림으로 공항 밖을 나가니 발트 해의 찬바람이 가슴을 후비고 지나간다.

   북유럽의 사람들은 대부분 키와 덩치가 크다. 그 옛날 스칸디나비아의 별 많은 밤 하늘에 큰 혜성이 동쪽에서 서쪽으로 하늘을 가르며 지나갔다 . 바이킹들은 이것이 배의 닻을 올리고 서쪽으로 향하라는 하늘의 계시라고 해석했다 . 이때부터 바이킹들은 빙하로 뒤덮인 북해를 용감하게 가로질러 비옥한 새 땅을 찾아 나서 좋은 땅을 차지했다 . 원래 땅의 주인들이 이런 거인들과 싸우려니 큰 체구나 땅을 빼앗지 않으면 물러설 곳이 없는 처절한 정신력에 무릎을 꿇었을 것이다.

 

  대전에서 새벽 3시 반부터 일어나 리무진을 타고 인천공항까지 이동하여 출국 수속을 밟았다 . 올 추석연휴 때 해외로 여행을 떠나는 내국인이 100만을 넘어서리라는 전망이 있었는데 공항은 그야말로 북새통이다.

   천안휴게소에서 간단하게 호두과자와 커피로 요기를 했더니 아침식사가 당기진 않았다. 비행기가 이륙하니 갑작스레 배가 고프기 시작한다.



*재작년 10월 초순에 7박 8일로 다녀 온 덴마크 여행기


결론은 참 좋은 여행이었다는 거지요
자분자분 쓰신 글이 참 와닿네요
아직도 출근의 느낌을 꿈을 꾸셨다니 ? 좋은건가요 나쁜건가요
저도 공부에 대한 욕심이 꽤 많았던지라

그것도 제가 수학에 아주 약해서 꿈꾸면 수학시험 치는 꿈을 꾸더군요
딴 사람들은 시험지 내는데 나는 못내는 꿈

하여튼 별별 이유가 있는 꿈을 꾸고 일어나면
휴 꿈이구나
다시는 꾸고 싶지 않다 하지만

지금은 꾸지 않더군요


ㅎㅎ
남자들은 대개 군대 영장 나온 꿈을 많이 꾸는데요.
저는 군대에서 휴가 나왔다가 귀대할 때 떡을 한 시루 해갑니다.
만일 안해가면 그런게 있어요.
그런데 떡을 안해가는 꿈을 꿀때
심난하지요.~~~
목록을 찾아보니 스위스도 다녀오셨네요
생생한 사진들을 보니
지금 제가 스위스에 가 있을 시간인데 하고 잠시 생각했어요
뭐 지나간 버스를 어쩌겠어요

우선 시간이 되면 저는 스페인을 다녀오려고 지금 검색중입니다
스페인!
아주 좋지요.
KBS 손미나 아나운서가 "스페인, 너는 자유다"라는 책을
재미있게 읽었어요.
읽고 가시면 많은 도움이 될 듯 싶네요.
여행이 꼭 이루어지기를 빌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