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채꽃 피는 창가

춘농로중 2013. 12. 27. 14:05

 

 

                                                       눈

 

 

                                                                                                                   김 소월

 

                            새하얀 흰 눈, 가비얍게 밟을 눈,

 

                            재 같아서 날릴 듯 꺼질 듯한 눈,

 

                            바람엔 흩어져도 불길에야 녹을 눈.

 

                            계집의 마음. 님의 마음.

 

 

 

 

 동짓날인 금주 일요일이었다. 육지에 있는 둘째 딸이 성탄절을 맞아 휴가를 내서 내려왔다. 저녁 비행기를 이용하여 공항에 도착해서 반가운 마음으로 마중을 나갔다. 땅거미가 지고 어두컴컴한 밤에 5.16도로를 헤드라이트를 켜고 한라산을 넘어가는데 길 가장자리에 눈이 쌓여 있는 것이 보였다. 눈 쌓인 것을 보니 갑자기 신기한 마음이 든다.

 매일 바라보는 한라산 백록담은 항상 눈에 하얗게 묻혀있다. 그리고 때때로 구름이 하늘과 백록담을 손잡아 주는 것처럼 피어 오른다. 한라산이 매서운 북풍을 막아주고, 남쪽에서는 따뜻한 바다바람이 불어서 내가 사는 주변에서는 눈이 쌓이지 않는다. 오늘도 눈이 내리는데, 땅에 닿자마자 물방울로 변하여 흔적도 없이 사라져버린다.

 

 눈을 밟으며 뽀드득 뽀드득하는 소리가 듣고 싶다.

 안해와 애견 호두와 함께 산책하며 눈을 밟을 때 생기는 발자국을 보고 싶다.

 눈이 많이 쌓인 날! 눈을 굴리며 눈사람을 만들고 싶다.

 눈사람 목에도 찬바람이 들어가지 말라고 목도리를 두르고 눈싸움을 하고 싶다.

 눈에 덮힌 수선화가 영롱히 피어나는 기상을 보고 싶다.

 

 

 

 

 

 

제주도에 눈이 왔군요.
장독 위에 눈이 쌓인 그림이 유년의 그리움을 불러일으키는 듯합니다.
서귀포시 외곽에는 약간의 눈이 쌓였습니다.
그래도 낮 최고기온은 7도라고 합니다.
죽가래로 밤새 쌓인 눈을 밀어내고 싶습니다. 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