밑줄 긋는 남자

춘농로중 2014. 1. 12. 20:47

안상헌 지음/북포스

 

*프롤로그 - 사실 객관적인 경제지표는 예전보다 훨씬 좋아졌다. 그럼에도 여전히 사람들은 여유가 없고, 좌절하지 않으려고 안간힘을 쓰는 듯하다. 경제가 좋아졌는데도 먹고살기는 힘겹다니 뭔가 이상하다. 경제적으로 좋아지면 형편도 나아지고 마음도 풍성해져야 한다. 그런데 현실은 반대로 움직이고 있다. 더 옹졸해지고 삶이 위축된다. 이런 과정을 보면 중요한 결론 하나를 내릴 수 있다. 경제가 좋아진다고 삶 또한 좋아지는 것은 아니라는 것이다. - 6쪽

 

1부 고난

 

*현대인이 경험하는 역경은 주로 실연이나 실직, 배신, 경제적 빈곤 같은 일이 대부분이어서 육체적인 고통은 그렇게 크지 않아 보인다. 그렇다고 고통이 적다는 얘기는 아니다. 사람은 자신이 겪는  고통을 가장 크다고 느끼기 때문이다. 남자들이 군대 이야기를 끝없이 늘어놓는 이유도 자신이 가장 고생했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 33쪽

*톨스토이의 고통에 대한 통찰을 경청할 필요가 있다.

“밤하늘이 별을 드러내듯이 고통은 삶의 의미를 드러내 준다. 우리는 고통을 겪어야만 진정으로 영혼 속에서 살게 된다. ”

*지식을 쌓으면서 동시에 그것을 실천하는 것이 중요하다. 실천은 진리를 탐색하는 과정이다. 책만 읽어서는 아무 소용이 없다. 내재적 지식으로 축적되어 현실 문제에 대한 해결능력을 키우려면 실천을 통한 점검과 깨달음이 필수적이다. -39쪽

*공부를 하는 데는 누구나 나름의 이유가 있겠지만, 내가 생각하는 가장 큰 이유는 문장을 얻기 위해서다. 여기서 문장은 좋은 글귀이기도 하고 살아가는 데 중요한 철학이나 원칙이기도 하다. 내게 좋은 책이란 그런 글귀나 원칙을 발견하게 해주는 책이다. 어렵고 쉽고를 떠나서 삶에 유익한 내용을 줄 수 있느냐 없느냐가 선택의 중요한 기준이 된다. -43쪽

*사람들이 수레바퀴를 벗어나지 못하는 것은 행복과 환희의 경험을 우연한 일로 여기고 그냥 넘겨버리기 때문인지도 모른다. 노력해도 대단한 존재가 되지는 못할 것이라는 연약한 자아도 한몫할 것이다. 지금보다 자신을 좀 더 사랑하자. 그 사랑이 자신만의 길로 이끌 것이다. - 56쪽

 

*우리 사회는 역사상 가장 큰 빈부 차를 겪고 있다. 부자는 더 부자가 되고, 가난한 자는 끝없이 추락한다. 추락을 막고 싶어도 방법이 없어 보인다. 추락의 원인은 돈이다. 돈이 돈을 만드는 사회, 그래서 부자들만 살기 좋은 세상이 우리 사회의 현주소다. 중산층은 무너지고 빈곤층은 늘어만 가는데 정부와 세상은 여전히 재벌위주의 정책, 돈을 가진 사람들이 더 많은 돈을 벌 수 있는 정책들만을 쏟아내고 있다. - 61쪽

 

*정부에서는 자동차나 반도체 같은 국가중추산업에 세금혜택을 주지 않으면 산업의 성공과 고용을 보장할 수 없다고 말한다. 아직도 이 수준이다. 세금혜택을 받아 살아남은 기업이 과연 국제 사회에서 경쟁력을 지닐 수 있을까? 기술과 장인정신으로 무장하고 기업가정신으로 일으킨 것이 아니면 아무 소용이 없다. 더욱이 기업가들이 부패사건에 연루되면 ‘경제에 기여한 공로가 크다’는 이유로 면죄부를 준다. 생계를 위해 어쩔 수 없이 빵조각을 훔친 서민에겐 ‘재범의 가능성이 크다’는 이유로 실형을 선고하는 똑같은 법정에서 말이다. 법망을 빠져 나온 기업가들은 경제 현장으로 돌아가 다시금 불법을 동원해 재산을 늘린다. 이런 어처구니없는 일이 반복되는 곳이 바로 지금 우리 사회다. - 63쪽

 

*흔히 말하는 386세대에게는 싸워야 할 적이 명확했고 단순했다. 그들에게 필요한 것이라고는 용기뿐이었다. 군부독재와 부패정권, 부정한 금권에 대한 저항이 큰 힘을 발휘한 것은 적이 선명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지금은 누가 적이고 누가 아군인지 구분하기가 쉽지 않다. 정책은 헷갈리고 사회는 복잡해져서 어디에 기준을 두고 판단해야 할지 알 수가 없다. 심지어는 가두시위에 선두에 섰던 386주자들이 금권 세력의 대변인 노릇을 하는 일까지 일어나고 있다. 이제 사람들은 무엇에 분노해야 할지 혼란스럽다. -66쪽

 

*올바른 인식을 갖추고 자신을 역경으로 몰아넣은 그 세상에 참여하는 것. 그것이 훌륭한 삶의 대안이다. 사람은 참여할 때 힘을 얻는다. 자기 안에 갇힌 삶이 아니라 자유로운 삶을 발견한다. 과거 민주화를 위해 싸웠던 이들의 힘이 어디에서 나왔는지를 생각해보면 알 수 있다. 그들이 역경 속에서도 꿋꿋하고 당당할 수 있었던 것은 옳은 일을 하고 있다는 신념과 스스로 선택한 삶에 책임을 지겠다는 주도성 때문이었다.

스테판 에셀은 저항과 창조를 이렇게 말한다.

“창조, 그것은 저항이며

저항, 그것은 창조다.“

새로운 삶을 창조하고 싶다면 저항하라. 저항은 새것을 창조하는 일이다. -70쪽

 

*우리 삶에는 수단이 필요하다. 집도 필요하고, 친구도 필요하고, 무엇보다 돈이 필요하다. 그런데 필요한 이상으로 수단이 많아지면 삶의 기회는 줄어들고 우리는 그곳에 갇힌다. 새로운 삶의 길은 사라지고 꽉 막힌 갑갑한 삶만 남는다.

때로는 언제까지 돈을 벌면서 살아야 하는가 하는 갑갑함과 불안감에 젖는다. 이런 미래에 대한 불안감은 삶을 갉아먹는다. 돈을 벌 수 없을지도 모른다는 두려움 때문에 돈에 더욱 집착하게 되고 이 때문에 결국 수단에 종속되고 만다. 돈을 주는 기관, 매체, 일에 영합하며 자신을 속이고 살게 된다. 그러면서 늘 이건 진짜 삶이 아니라며 공허한 불만들만 토해낸다. 자신이 종속을 선택했다는 사실을 알지 못하고, 안다고 해도 인정하고 싶지 않은 것이다. -74쪽

 

*주어진 것, 기존의 것에 대해 강하게 저항하는 경험은 누구나 한다. 모든 아들에게는 아버지를 거부하는 시점이 온다. 모든 딸에게 역시 어머니의 삶에 회의를 품는 순간이 온다. 이때 아버지, 어머니는 하나의 상징이다. 이들은 아들과 딸에게 자신만의 길을 찾는 데 방해가 되는 기존의 어떤 것이다..

저항은 창조의 시작을 알리는 총성이다. 우리 삶에 저항이 없다면 이미 늙은 것이거나 세상에 잡아먹혔음이다. 저항할 때 자기 길이 열리고, 저항할 때 새 길이 보인다. - 80쪽

 

2부 중용과 절제

 

*회사를 그만두면서 글쓰기로 먹고사는 건 어려울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한 적이 있다. 새로운 세상으로 접어든다는 것은 무척이나 두려운 일이었다. 하지만 곧 글만으로 먹고살기 힘들면 아르바이트라도 하면 된다는 생각이 들엇다. 신문배달도 하고 편의점이나 식당에서 아르바이트도 하고 대리운전이라도 하자 싶었다. 훨씬 마음이 편해지고 글 쓰는 일에 더 집중할 수 있겠다는 생각도 들었다. 진짜 삶을 살 수 있을 것 같다는 생각에 가슴이 부풀어 올랐다.

“미래의 일로 걱정하지 말라. 지금 내 눈앞의 일을 처리하고 있는 바로 그 이성이 미래의 일도 훌륭히 처리할 것이다. ” -93쪽

 

*세상을 제대로 살려면 무엇을 해야 하는가에 관해 현자들이 한목소리로 말하는 것이 있다. 바로 공부다. 우주의 원리에 대한 공부, 삶의 이치에 대한 공부, 인간 본성에 대한 공부를 해야 한다. 원리와 이치를 알아야 자유롭게 살 수 있다. 세상의 이치를 알 때 자유는 확대된다. 공부를 통해 이치를 얻고 진리를 배웠다면 그것을 실천하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

그리고 잊지 않기 위해 늘 반복해서 생각하고 말하며 자신의 철학을 만들어야 한다. 이성의 능력을 발휘해서 올바른 철학을 가지는 것이야말로 인생을 제대로 살 수 있는 중요한 기반이다. -94쪽

 

*대부분 사람들이 이런 경험을 하고 있다. 자신도 모르게 그것에 빠져 시간을 사용하게 되면서 점점 더 바빠지고 쫓기는 듯한 느낌을 받는다. 조금의 틈만 나도 휴대폰을 만지고 인터넷에 접속한다. 그만큼 자아를 돌보고 삶의 길을 돌아볼 기회는 사라진다. 이런 생활이 계속되면 자신이 무엇을 잃어버렸는지조차 모르는 상황에 이르기도 쉽다. 혼자 고독해보지 않은 사람은 혼자 시간을 보내는 방법을 연습해볼 기회도 없고, 자아를 탐색하거나 독서에 몰입하는 남다른 경험도 얻을 수 없다. 그들은 자신들이 무엇을 잃었는지 모른다. 잃은 것이 없다고 느끼는 것, 그래서 그 상황에 점차 적응해버리는 것이 스마트 기기 중독이 가져온 결과다. -104쪽

*스마트한 삶을 추구하지 않는 것, 그것이 새로운 대안이 될 수 있을 것이다. 많이 모으기보다는 하나만 보고 그것에 천착하는 시간을 가져야 한다. 용기가 있어야 하고 자기만의 감각도 필요하다. 당연히 정보와 지식, 자신에게 필요한 것을 가려낼 수 있는 훈련이 필수적이다. 이런 훈련은 하나에 집중해보는 경험을 가지는 것이 최고다. - 105쪽

*일이관지(一以貫之)라는 말이 여기서 나왔다. 하나로 꿰뚫는다는 말은 하나를 제대로 알고 그 원리를 습득하면 다른 사물과 세상의 이치를 알게 됨을 의미한다. 그러자면 읽는 것이 있어야 하고 생각할 시간도 있어야 한다. 별로 어렵지 않은 일이다. 버스 타고 가면서 책을 읽다가 좋은 구절을 만나면 그것에 대해 한참 생각해보는 것, 누구나 할 수 있는 일이다. 더 많이 읽기보다 더 깊이 생각하는 시간을 가지는 것이야말로 지금 우리게 필요한 일이관지의 태도다. -106쪽

*예나 지금이나 인간은 명성과 부귀에 집착하며 아등바등 살아가고 있다. 임어당은 명성과 부귀에 대한 욕망의 바탕에는 삶에 대한 두려움이 자리 잡고 있다고 지적한다. - 112쪽

*인간은 노동과 고뇌 없이 존재하기 어렵다. 노동을 통해 건강한 육체를 유지하고 고뇌를 통해 정신적으로 단련된다. 우리 삶에 어려움이 없다면 인간으로서 존재하는 것 자체가 불가능하다. 우리 몸의 땀은 노력하기 위한 것이며, 흐르는 눈물은 고통 받기 위한 것이다. 땀과 눈물이 존재한다는 것은 힘들게 노력을 기울여야 하는 존재임을 의미한다.

*우리는 좋은 것을 보면 갖고 싶다는 생각과 함께 그것을 가진 사람은 행복할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 순간 갖지 못한 자신에게 불만이 생긴고 불행해진다. 하지만 좋은 것을 보고도 현재 자신이 가진 것을 확인하고 자신보다 못한 사람들과 비교할 수 있다면 오히려 행복해질 수 있다. 비교의 방향을 바꾸면 행복해진다. - 141쪽

*피에르 쌍소는 권태를 권했다. 그에게 권태란 한적한 시골 길을 느리게 걷는 것, 포도주 한잔의 여유를 누리는 것, 하루 일을 글로 써보는 것, 시장에서 사람들의 활기를 느껴보는 것, 진솔한 옛친구를 만나는 것, 한 사람의 말을 집중해서 들어주는 것 등이다. -154쪽

*현자와 성인들이 금욕적으로 살면서 육체의 욕구를 무시했던 이유는 명확하다. 육체의 욕구를 들어주면 들어줄수록 영혼의 힘은 약해지기 때문이었다. 욕구의 욕구는 끝이 없기 때문에 그 욕구를 채워주려는 노력은 늘 허사로 돌아갈 뿐이다. - 159쪽

*사람들이 배우고 생각하고 판단하는 과정은 대부분 시대의 유행과 관련이 깊다. 포털 사이트 기사들로 이슈를 발견하고, 텔레비전 뉴스를 통해 시대를 판단하며 책도 베스트셀러만 읽는다. 이런 방법으로는 그 순간의 유행을 알 수는 있겠지만 인생의 깊은 의미, 참된 삶에 대한 깊은 생각을 얻기는 어렵다. 참된 삶에 대한 이해는 세상의 원리와 인간의 본성, 삶에 대한 책임을 깨치는 공부를 필요로 한다. 유행을 따른다고 해서 될 일이 결코 아니다. - 163쪽

 

3부 자기 의지

 

 

*지식을 알려주는 것보다 호기심을 불러일으키거나 공부의 재미를 발견하도록 하는 것이 훨씬 나은 방법이라고 믿는다. 아인슈타인은 공부 잘하는 학생이 아니었다. 엄격한 교육 분위기에 적응하지 못했고 성적이 떨어져서 김나지움을 졸업하지 못했다. 다행히 스위스에서 독학으로 공부한 후 자유로운 분위기의 한 고등학교에 다니면서 무사히 대학에 들어갈 수 있었다.

이런 경험을 통해 그는 교사의 역할이 어떤 것인지 깨달았다.

“교사가 지닌 최고의 기술은 학생들에게 창조적 표현과 지식의 즐거움을 깨우쳐주는 것이다. ”

 

*요즘은 선생님이 사회적 직업으로만 인식되고 있는 듯하다. 안전하고 근무하기 좋다는 이유로 교대의 인기가 날로 치솟고 있다. 선생님은 돈을 버는 직업, 그 이상의 무엇이어야 한다. 공부를 좋아하며 살다 보니 선생님이 되었다거나 그림이 좋아 살다 보니 미술 선생님이 되었다는 스토리를 가져야 한다. - 175쪽

 

*한번 지나가면 다시 되살릴 수 없는 것이 네 가지가 있다고 한다. 이미 뱉어버린 말, 쏘아버린 화살, 지나가 버린 시간 그리고 잃어버린 기회가 그것이다. 뱉어버린 말은 주워 담을 수 없고, 쏘아버린 화살은 지나간 시간처럼 되돌릴 수 없다. 잃어버린 기회 또한 마찬가지다. 게다가 기회는 자주 오지 않기 때문에 늘 기회가 아닌지 살펴봐야 한다. 빨리 지나가는 기회를 잡으려면 몸도 민첩해야 하고 정신도 항상 잘 살펴야 한다는 세네카의 말이 잘 대변해준다.

그런데 진짜 문제는 따로 있는 것 같다. 자신에게는 놓칠 기회조차 없다고 생각하는 낭패감이다. -192쪽

 

*내가 누구인지에 대해서 생각만 하는 것으로는 부족하다. 어림도 없다. 생각하는 것만으로는 자신의 존재를 발견할 수 없다. 우리는 자신을 어떤 매개체와의 관계 속에서만 파악할 수 있기 때문이다. 괴테는 자신을 알게 해주는 매개체와의 관계를 행동이라고 말한다. 자신이 무엇을 하는지 어떤 행동을 하는지를 살펴보면 자기를 보다 선명하게 알 수 있다는 것이다. 특히 자신의 의무를 다할 때 자신이 어떤 사람인지 알 수 있다고 한다. -201쪽

 

*여섯 시쯤에 일어나 30분쯤 책을 읽고 아이들을 학교에 보낼 준비를 하며 출근 준비를 한다. 출근해서 차 한잔과 함께 하루의 계획을 세워보고 해야 할 일을 하나씩 챙기면서 하루의 질서를 잡아나간다. 작은 일에 집중하고 만나는 사람을 아름다운 말로 맞이하며, 웃으며 함께 점심을 먹는다. 은행에 가야 하는 일 같은 개인적인 일들은 점심시간에 처리한다. 오후 역시 집중하여 여유롭게 일을 마치고 퇴근하면서 어린이집에 들러 막내를 데리고 집으로 돌아온다. 저녁을 준비하고 아이들과 하루 일을 이야기하며 잠들기 전에 10분 정도 책을 읽어준다. 잠든 아이들의 머리를 쓰다듬어주고 이불을 덮은 후 30분 정도 책을 읽은 후 잠든다..

이런 삶은 질서가 있다. 자신의 의무를 다하면서도 분주하거나 흔들리지 않는다. 의무를 다하는 삶에는 나름의 질서가 있다. -206쪽

 

*우리 일상의 모습이 이와 다르지 않다. 구경 중에서도 제일 재미있는 게 불구경이라고는 하지만 화재 현장을 보면 늘 소방관보다 구경꾼이 더 많다. 대로에 교통사고가 나도 어느 틈에 인파가 몰린다. 바쁘다는 말을 입에 달고 사는 사람들이 말이다. 게다가 매일 보는 비슷한 내용의 드라마며 뉴스는 또 어떤가. TV라는 것이 탄생한 이유가 분명 있겠지만 지금은 사람들에게 남는 시간을 채워주는 용도 외에 다른 기능은 사라져버린 듯하다. -225쪽

*좋은 일이 생기는 것보다 아무 일도 생기지 않는 편이 행복에 가깝다. 그때 자신이 하고자 하는 바를 자연스럽게 해나갈 수 있다. 쫓기지 않고, 남의 시선에 아랑곳없이, 진짜 삶의 시작이다. - 234쪽

*노예제도하에서만 노예가 존재하는 것이 아니다. 자신의 시간과 에너지를 자기 마음대로 사용할 수 없다면 그것은 노예나 다름없다. 니체는 정말 하고 싶은 일을 하지 못하는 핑계를 늘어놓으며 저속한 목적에 고개를 파묻고 사는 사람들을 노예라고 평한다. - 249쪽

 

*20세기의 현자들은 우리 사회에 근본적인 변화가 없다면 멸망할 수밖에 없음을 오래전부터 지적해왔다. 특히 에리히 프롬은 우리 삶을 소유와 존재의 양식으로 나누어서 설명한다. 그는 길가에 핀 아름다운 꽃이 있을 때 그것을 꺾어서 자신의 것으로 만드는 것은 소유적 삶의 방식이라고 말한다. 반면 아름다운 꽃을 보면서 감상하고 찬미하면서도 소유하려는 마음을 가지지 않는다면 존재적 삶의 방식이다. -251쪽

 

 

 

*물론 몇 가지 장애물이 있기는 하다. 주변의 눈도 의식하지 않을 수 없고, 애틋한 부모님의 사랑에도 부응해야 한다. 결혼해서 아이라도 생기면 연봉을 고려하지 않을 수 없는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이런 상황들을 늘어놓으며 자신의 선택을 합리화해서는 안 된다. 자신의 용기 없는 선택을 주변의 상황 탓으로 돌리다가는 영원히 자신을 위한 진정한 선택을 할 수 없다. 적당한 타협은 어쩔 수 없다 해도 자신을 속여서는 안 된다. 용기 있는 선택을 하면 주변의 지지와 후원도 얻을 수 있다. -259쪽

 

4부 공존

 

*“운명은 잔혹하며 인간은 가엾다.”

쇼펜하우어가 세상과 인간을 바라본 모습이다. 요즘 같이 혼란한 시대에 쇼펜하우어의 말은 더 설득력을 얻는 듯하다. 사회적 부는 늘어났지만 개개인의 삶은 더 힘들어졌다. 수익이 늘어났어도 삶은 좋아지지 않았고 오히려 더 많은 수익을 위해 개인의 행복을 희생해야 한다는 생각이 커졌다. 지금의 인간은 가엾다. - 274쪽

*전문가들은 생계를 유지할 수 있는 수준을 넘어선 돈은 아무런 기능도 하지 못한다고 말한다. 오히려 돈 때문에 문제만 더 커지기 쉽다. 충분한 돈 뒤에는 무료함이라는 질병이 숨죽이고 있다. - 275쪽

*쇼펜하우어는 사람에게는 중요한 세 가지 행복의 원천이 있다고 말한다.

1. 재생력과 관련된 것으로 음식, 소화, 휴식, 수면 등의 행복이다.

2. 자극적인 감성과 관련된 것으로 달리기, 격투, 무용, 승마 같은 운동이나 게임, 전쟁 같은 것이다.

3. 정신적 감수성과 관련된 것으로 탐구, 사유, 감상, 회화와 조직, 음악, 독서, 명상, 발명 등이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그 원천이 고상하고 훌륭한 것일수록 행복도 커진다는 사실이다. - 278쪽

 

*아쉽게도 대부분 사람은 그 재능에 따라 살지 못한다. 이유는 눈에 보이는 이익을 얻기 위해 돈과 출세, 명예에 집착하기 때문이다. 이런 집착은 재능의 발견을 억제하고 재능의 성장을 방해하여 결국 자신에게 손실을 가져온다. 스스로에게 이익이 되는 것이라 생각하고 행동하지만 그 선택이 오히려 해가 되는 셈이다. - 281쪽

*먹고 살기 위해 노력하게 만든 우주의 질서는 참으로 위대하다. 게으르지 않게 하고 자신의 재능을 발견하게 한다. 그 과정에서 무료함이라는 정신적 장애물을 극복하는 길도 찾게 해준다. 괴롭고 힘들다고만 생각되는 먹고사는 일이 우리 삶의 기본 조건임을 기꺼이 받아들이자. 그것이 벼랑 끝 같은 이 시대를 건너가는 큰마음 아닐까? - 283쪽

*깨달음을 얻은 사람들은 동물적 자아를 이성적 자아에 종속시킬 수 있다. 그들은 동물적 자아에 이끌리는 삶으로는 결코 행복해질 수 없다는 사실을 안다. 돈과 명예, 권력은 궁극적인 행복으로 이어지지 않으며 오히려 결코 채워질 수 없는 헛된 욕구만을 재생산할 뿐이다. - 288쪽

*톨스토이는 자기보다 다른 사람을 더 사랑할 때 진정으로 행복해질 수 있다고 말한다. ~중략~

톨스토이도 자신의 주장에 현실성이 없음을 알고 있었다. 그는 그 이유를 세 가지로 요약해서 알려준다.

첫 번째는 인간들 사이의 생존 경쟁이다. ~중략~

두 번째는 쾌락이다. ~ 중략~

세 번째 방해물은 죽음이다. -292쪽

*떠남이 무슨 이유가 있겠는가? 그냥 떠나는 것이다. 인생은 어차피 떠남 그 자체가 아닌가. 어머니의 뱃속에서 떠밀려나오는 순간부터 우리는 끊임없이 떠나왔고 또 떠나갈 것이다. 이것이 인생이 우리에게 주는 메시지라는 사실을 안다면 떠남이 두렵지만은 않을 듯하다. - 297쪽

*삶의 의미를 발견하고 지평을 열어주는 문장들을 좋아하는 것은 자기 삶을 제대로 살아보고 싶은 사람이라면 누구나 느끼는 감정임이 분명하다. 내가 들은 이야기들은 구체적인 삶의 지침이 되고 일상을 판단하고 선택하는 기준이 되어 결국 삶 전체를 변화시킨다. - 306쪽

*세상은 참 불공평하다. 어떤 사람은 유복한 집에서 태어나 부모의 사랑을 듬뿍 받고 좋은 교육제도의 혜택을 받는다. 하지만 또 다른 사람은 가난한 집에서 태어나 부모의 사랑을 받을 틈도 없이 일찌감치 돈벌이에 나서야 한다. 사회에 나와서도 이런 불공평은 계속되고 가난한 사람의 살림살이는 펴질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 -323쪽

*톨스토이는 “탄생에서 죽음에 이르는 인간의 삶은 아침에 일어나서 저녁에 잠자리에 드는 하루의 일과와 같다”고 했다. 한 페이지가 모여 한 권의 책이 되듯, 하루가 모여 일생이 된다. 그 하루를 어떻게 다루는지가 전체적인 삶의 모양을 결정한다. - 336쪽

*지금 내가 서 있는 이곳에서 일의 보람과 즐거움과 행복을 찾지 않으면 만족은 어디에서도 얻을 수 없다. 지금 행복할 수 있는데 다른 곳에 행복이 있다는 생각으로 평생을 허방만 딛다 말 이유는 없는 것이다 -338쪽

안상헌님은 '인문학 공부법'이란 책을 통해 알게 되었는데, 이 책도 읽어보고 싶네요.
정리해주신 책의 내용은 잘 읽었습니다.
'공부를 하는 데는 누구나 나름의 이유가 있겠지만, 내가 생각하는 가장 큰 이유는 문장을 얻기 위해서다.'
이구절이 마음에 크게 와 닿네요. 저자와 저의 접점^^
저도 이 책을 읽다 보니 '인문학 공부법'이란 책의
미세한 끌림을 느꼈습니다.
가슴을 스쳐가는 문구가 많아서 놓았던 책을
다시 잡고 읽었습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