밑줄 긋는 남자

춘농로중 2014. 1. 22. 18:16

이외수 지음/해냄

 

글이란 무엇인가

 

*글이란 쌀이다. 썰로 오해하지 않기 바란다. 쌀은 주식에 해당한다. 그러나 글은 육신의 쌀이 아니라 정신의 쌀이다. 그것으로 떡을 빚어서 독자들을 배부르게 만들거나 술을 빚어서 독자들을 취하게 만드는 것은 그대의 자유다. 그러나 어떤 음식을 만들든지 부패시키지 말고 발효시키는 일에 유념하라. 부패는 썩는 것이고 발효는 익는 것이다. 어느 쪽을 선택하든지 그대의 인품이 드러난다는 사실을 명심하라. - 7쪽

 

1부 단어의 장

*서당 개 삼 년이면 풍월을 읊고 교회 개 삼 년이면 복음을 전파한다. - 13쪽

*생어(生語)는, 눈을 자극하고 귀를 자극하고 피부를 자극하고 혀를 자극하는 단어이다. - 14쪽

*문학적 문장에서는 한자어들을 잘못 남발하면 문장으로서의 전달력 설득력 현장감 생동감이 떨어질 가능성이 짙다. -16쪽

*먼저 자기 몸에서 적절한 단어를 찾아보자. 반드시, 라고는 말할 수 없지만가급적이면 생어에 더 많은 관심을 기울여주기 바란다. - 17쪽

*모름지기 문장을 자유자재로 다스리고 싶다면 지극히 미세한 부분에서 지극히 거대한 부분까지를 샅샅이 훓어 보고 단어를 채집하는 일에 열중하라. 쓰는 자의 고통이 읽는 자의 행복이 될 때가지. -20쪽

*만약 그대가 오감에 해당하는 단어들을 감각별로 하루에 최소한 열 개씩만 찾아서 노트에 정리해 두어도 일 년이 지나면 그대의 감성이 오뉴월 쑥대풀처럼 무성하게 자라오름을 의식할 것이다. -22쪽

*훌륭한 글을 쓰려면 무엇보다도 문장의 기본재료인 단어의 성질을 잘 파악하고 친밀감을 느낄 수 있어야 한다. 쉽게 친밀감을 느끼려면 사물을 의인화시키는 습관부터 가져라. -25쪽

 

 

*남자들은 군대시절 가끔 고참들의 명령에 의해 시멘트 바닥에 심어지기도 한다. 쇼펜하우어라는 철학자는 여자들의 머리가 십팔 세를 계기로 내부기능이 중지된다는 단언을 서슴지 않았다. 만약 쇼펜하우어가 아직까지 생존해 있다면 페미니스트들에게 암살대상 1호로 지목되기에 조금도 손색이 없는 발언이다. -28쪽

*짐승의 껍질에 인위적인 작용을 가하지 않은 상태를 생가죽, 건강상태가 멀쩡한 사람이 야단법석을 떨면 생지랄이라고 표현한다. -32쪽

*시각은 어떤 사물의 크기, 색깔, 모양을 나타낸다. 청각은 어떤 소리의 강도, 속도, 질감을 나타낸다. 미각은 어떤 사물의 단맛, 쓴맛, 매운맛, 신맛, 짠맛, 떫은맛을 나타낸다. 후각은 냄새이다. 또 그 냄새의 자극성도 나타낸다. 촉각은 감촉이다. 또한 그 감촉의 자극성도 나타낸다. -36쪽

*어떤 사물이라고 하더라도 다 일장일단을 가지고 있다. 우리가 어떤 사물의 단점을 부각시키려면 그것이 지닌 장점부터 파악해 놓아야 한다. 그런 장점을 가지고 있는데도 결정적인 단점이 있음을 지적해야만 반론의 여지가 없다. 단점이나 장점이나 잡다하게 열거하는 것보다는 특성을 제시해서 한마디로 촌철살인하는 능력을 기르자. -43쪽

*대저 지구상에 존재하는 사물 중에서 특정한 시간과 공간에만 붙박여 있는 사물이 하나라도 있는가. 없다. 그런데도 그대의 의식이 현실에만 붙박여 있다면 그대의 글쓰기 또한 절대로 자유로울 수가 없다. -45쪽

*도대체 우주 어느 공간에서 어떤 존재가 나뿐일 수 있단 말인가.

눈에 보이지 않을 정도로 작은 먼지 한 점일지라도 만우주와 연결되어 있으며 저마다 존재할 이유와 가치를 지니고 있다. -52쪽

*글은 쓰는 자의 인격을 그대로 반영한다. 사물의 속성을 파악하는 일은 사물과의 소통을 시도하는 일이며 사물과의 소통을 시도하는 일은 사물과의 사랑을 시도하는 일이다. - 53쪽

*겉(속성)을 파악하는 형이하학적 단계를 초월해서 속(본성)을 파악하는 형이학학적 단계를 초월해서 속(본성)을 파악하는 형이상학적 단계로 진입해야 한다.

진리는 현상에 있지 않고 본성에 있다. 그러나 본성을 보려면 특별한 눈이 필요하다. 현상을 보려면 육안과 뇌안만으로 충분하지만 본성을 보려면 심안과 영안이 필요하다. -54쪽

* 이 :당신이 무리한 섹스 끝에 흘리는 코피 정도면 제 평생의 양식이 되는데 너무 인색하게 굴지 마세요. -60쪽

*의문은 발상을 전환시키는 도화선이다. 끊임없이 의문을 던져라. - 64쪽

*깨달음을 얻은 사람들은 공통적으로 아주 하챦은 것들에 눈물겨워한다. 깨달음을 얻고 나면 대개 시가 터져 나온다고 한다. 그런 시를 일컬어 오도송이라고 한다. - 66쪽

*예술은 모방으로부터 출발한다는 말이 있다. 모방하기를 좋아하는 사람들이 만들어낸 거짓말이다.

예술은 창조적 욕구로부터 출발한다. 어떤 경우에도 창조적 욕구없이는 예술에 이르지 못한다. 그러나 창조적 욕구만으로도 예술에 이르기는 힘들다. 창조적 욕구에 창조적 능력이 구비되어야 한다. 그러자면 남다른 시각부터 가져야 한다. -73쪽

*군대에 갔다 온 남자들은 대부분 제대한 뒤에도 짧게는 5년 길게는 10년 정도 재징집되어 다시 좆뺑이를 치는 꿈을 꾼다. 무슨 말이 필요하겠는가. 적어도 대한민국에서는, 군대 화장실에서 눈물 젖은 초코파이를 먹어보지 않았다면 애국을 논할 자격이 없다. - 79쪽

 

2부 문장의 장

 

*내가 달라지기 이전에 세상이 달라지는 법은 없다. 내가 달라지면 반드시 세상도 달라진다. 그대는 그럴 리가 없다고 생각할지도 모른다. 그렇다면 그대는 아직 달라져 본 적이 없는 하수다. -97쪽

 

글쓰기의 필수요건

진실

*문학은 예술이다. 그러나 글쓰기를 통하지 않고서는 도달할 수 없다는 특성을 가지고 있다. 예술이 아름다움을 궁극으로 한다면 문학도 예외는 아니다. 따라서 글쓰기는 아름다움의 모색으로부터 출발한다. 자신의 내면도 아름답게 만들고 타인의 내면도 아름답게 만들겠다는 소망이 있어야 한다. -99쪽

소망

*언제나 그대의 미래일기를 쓰는 기분으로 그대의 글에다 소망을 불어넣어라. 어떤 시점에 이르러 세상이 달라져 있을 것이다. 당연히 그대의 글 때문이다. 하지만 남들은 믿지 않을 것이다. 그리고 그대는 죽었다 개어나더라도 그 사실을 증명할 방법이 없다. -100쪽

감성

*지성은 뇌안의 범주에 속하고 인간을 아는 경지에 이르게 만들고 감성은 심안의 경지에 속하며 인간을 깨닫는 경지에 이르게 만든다. - 101쪽

애증

*사랑할 수 없으면 증오라도 해라. 사랑이나 증오는 글을 쓰게 만드는 원동력이다. 사랑도 눈물겹지만 증오도 눈물겹다. -102쪽

 

*글을 쓸 때도 마찬가지다. 만인이 탄복해 마지않는 문장을 만들어 보겠다는 욕심, 한 달 이내에 신춘문예에 당선될 작품을 쓰고야 말겠다는 욕심, 지금 쓰고 있는 글을 통해 금세기 최고의 문장가로 추앙받고 싶다는 욕심. 이러한 욕심들이 응어리진 채로 의식을 메우고 있으면 절대로 경탄할 만한 글은 나오지 않는다. -108쪽

*작가적 이중성이라는 것이 있다. 겉으로는 진정한 독자가 한 명만 있어도 자기는 글을 쓰겠노라고 말하면서 속으로는 전 인류가 자신의 글을 읽고 극찬해 주기를 바라는 것이 바로 작가의 이중성이다. - 141쪽

*모든 예술의 길은 비포장이다. 때로는 세인들에게 미친놈 소리를 들어가면서 때로는 지독한 외로움에 치를 떨면서 때로는 사막을 맨발로 걷거나 때로는 가시덤불을 알몸으로 헤치고 예술이 그대를 굳게 끌어안을 때까지 혼자 공복으로 걸어가야 한다. 자신있는가. -148쪽

*수사법을 가장 적절하고도 다양하게 활용한 문장을 보고 싶다면 지상 최대의 베스트셀러로 알려져 있는 성경을 읽으라. 성경은 가장 다양한 수사적 표현들을 소장하고 있다. 한마디로 수사법의 표본실이다. - 171쪽

*그대가 비록 천재라 하더라도 오로지 그대 자신이 현재 보유하고 있는 지식이나 재능만으로 글을 쓰겠다는 생각을 버려라. 인터넷 검색창을 이용하고 전문가들에게 조언을 구하고 관계서적을 찾아보는 행위와 그것들을 응용하는 요령까지가 그대의 능력이다. - 194쪽

 

3부 창작의 장

 

*후회 없는 인생이란 많은 것들을 사랑하면서 살아온 인생이다. - 214쪽

*예술은 개성이 생명이다.

인류사 이래로 개성이 없는 예술가의 이름이 후세에 남겨진 경우는 없다. -273쪽

*자기 세계를 구축하는 지름길

첫째, 인간을 탈피하라

둘째, 현실을 탈피하라

그대가 글을 쓰는 순간에는 불가능이 존재하지 않는다. 문학은 과학을 초월한다. 그대는 시공의 제약으로부터 무한히 자유로울 수 있다. - 276쪽

셋째, 지식을 탈피하라

그대가 지식에 머물러 있다는 사실은 무지에 머물러 있다는 사실과 진배없다. 자신이 무엇에 대해 안다고 말하는 것은 곧 모른다고 말하는 것이다.- 277쪽

*글을 못 쓰는 것은 결코 죄악이 아니다. 그러나 글을 못 쓰는 사람이 글을 잘 쓰는 척 행세하는 것은 지탄 받아야 할 죄악이다. - 280쪽

 

4부 명상의 장

 

*나이는 결코 숫자에 불과한 것이 아니다. 나이는 아픔을 발효시키고 지혜를 성숙시킨다. 산도 나이를 먹어야 생명체들과 조화하는 성정을 가지게 된다. - 288쪽

 

마지막으로 던지는 질문 하나

 

그대에게 마지막으로 질문 하나를 던지겠다.

만약 이 세상에 종말이 온다면 그대는 무엇을 하겠는가. -300쪽

 

 

 

트통령...
혼외 자식 보도를 접하면서
갖고있던 그의 책 몇 권을 쓰레기통에 버렸습니다.
이외수 옹은 좀 자숙하며 사셔야 할텐데요...
조선일보 김혜림기자가 쓴 "이외수 혼외아들 못쓴 이야기"를 보니 "이게 넘지 말아야 할 선을 넘어선
막장가족 이야기다.
한 인간으로서 실수는 할 수 있지만 실수를 했다고 해서 한 생명의 존재까지
부정하려는 몰염치를 이외수에게 본다. 어떤 보잘 것 없는 생명이든 연민의 시선으로 보는
자가 시인이자 소설가들 아닌가?
마치 게임을 하듯 트위터를 통해 신문과의 공방을 벌이는 얇은 이외수의 처신에
대가다운 점은 눈을 씻고 봐도 없다. 역겹다"라고 했습니다.

저도 기억상실증에 걸렸나봐요.

바둑계에서는 몇 년 전에 모 프로기사가 부산의 고 이붕선생과 그 가족에게
부도덕한 행동을 한 것이 문제가 되어 은퇴와 함께 퇴장한 일이 있었습니다.
비교가 됩니다.

저도 이외수의 책은 처음 산 것인데
당장 휴지통으로 내 던지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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