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이야기/가족 이야기

빈스윙 2011. 6. 7. 07:30

주말에 아내가 친구를 만나러 간다고 했는데, 약속 시간에 공교롭게 나도 약속 장소 부근에 있어서 오랜만에 친구와 마음껏 놀라고 내 신용카드를 전해주려고 약속 장소로 갔다. 내가 약간 먼저 도착했고, 얼마 후에 아내의 친구도 도착했다. 그런데 내 생각이 바뀌었다. 내가 신용카드를 주더라도 아내가 마음 놓고 쓰는 스타일이 아닌 것을 알기에 아내의 친구에게 같이 저녁을 먹어도 되겠냐고 물었고, 결국에는 아내 친구의 남편까지 불러서 저녁시간을 같이 하게 되었다. (참고로 결혼 전부터 나 역시 아내 친구의 남편과 친구였다. 좀 복잡한가요? 아내끼리 친구고, 남편끼리도 친구라는 얘기입니다.)

 

이야기는 여기서부터인데, 내 친구나 나나 주위에서 평가하기를 착하고 성실하다고 한다. 그런데 그 날 남편이 착하고 성실한 것이 아내에게는 무지막지한 스트레스와 서러움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것을 알았다무슨 얘기 끝에 내가 아내의 친구에게 우리 친구처럼 착한 사람 괴롭히지 말라는 얘기를 했는데, 친구의 아내가 완전 서러움에 복받쳐 울기 시작한 것이다.

 

우리는 사회생활을 하면서 사람을 만날 때 단편적인 부분만 볼 수 밖에 없다. 사회생활을 잘 하고 성실하면 그 사람이 가정에도 충실 할 것이라 지레짐작을 하게 마련이다. 그런데 여기서 우리의 아내들은 열 받는 것이다. 이렇게 성실한 남자가 부부간에 문제가 생겼다고 하면, 그 남자를 알고 있는 대부분의 사람들은 그 원인이 여자 쪽에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아내들이 열 받는다는 말이다.

 

아내 입장에서는 남편만을 위하여 모든 것을 다했는데, 대다수의 사람들이 남편만 두둔하고 나서니 정말로 미치고 환장할 노릇이 아닐 수 없다시댁 식구들은 물론 남편의 친구들까지 나서서 남편만 옳다고 두둔하고 나서는데 아내는 아내로서의 존재감을 상실하기도 하고 우울증에 빠져 살기도 한다.

 

내가 아내의 친구를 울리기는 했지만, 나의 아내 입장도 마찬가지 일 것이다. 인생을 살다 보면 다른 사람이 자신의 거울로 비쳐지는 경우가 있다. 스스로가 자신을 보기는 어렵지만, 다른 사람에게 비춰진 자신을 발견하는 것은 좀 더 쉽다는 생각이 들었다. 왜냐하면 친구의 아내를 통해서 나도 크게 다르지 않고, 나의 아내도 ‘엄청나게 마음 고생을 했겠구나’ 라는 생각을 하게 되었기 때문이다.

 

 

여기서 남편의 입장을 얘기하면, 다른 사람들이 남편이 옳다고 두둔하는 것을 어떻게 하란 말인가? 그게 남편의 책임인가? 주위 사람들에게 착하고 성실하다는 평을 듣는 것이 그렇게도 잘못된 일이란 말인가? 그럼 내가 어떻게 하면 되는데? 뭐 이 정도가 아닐까 싶다. 남편의 입장대로 남편이 잘못된 것은 하나도 없다. 단지, 아내가 무엇을 바라는지 모른다는 것 외에는 말이다.

 

입장을 바꿔놓고 생각하면 쉽게 이해할 수 있지 않을까 한다. 남편이 지극정성으로 아내를 사랑하고 잘 해주는데 부부 간의 문제에 대해 주위 사람들이 아내만 두둔하고 나선다면 남편의 기분은 어떨까? 게다가 아내가 거봐. 모두들 내가 잘했다잖아.’ 라고 말한다면? 아마도 남편은 자기를 나쁜 놈으로 만든 아내가 미워지지 않을까? 그래서 오기가 발동하면 그래. 그러면 내가 진짜로 나쁜 남편의 표본을 보여주지.’ 하면서 지금까지 자기가 얼마나 잘 해 주었는지를 역설적인 행동을 통해서 보여주려고 할지도 모르는 일이다.

 

그런데 이런 상황에서 아내가 남들이 뭐라고 해도 난 당신 마음 알아. 남들이 그 동안 당신이 나한테 얼마나 잘 해주었는지 몰라서 그런 거야. 난 당신 편이니까 너무 마음 아파하지마.’ 라고 말한다면 어떨까? 주위 사람들이 했던 서운한 말들이 봄눈 녹듯 녹아 내리지 않을까? 그렇다면 아내 입장도 마찬가지다. 아내가 바라는 것은 자기 마음을 알아달라는 것뿐이다. 위에서 남편의 입장을 얘기하면서 그럼 내가 어떻게 하면 되는데?’ 라는 말을 언급했는데, 아내는 이런 상황에서 남편이 무엇을 어떻게 해 주기를 바라는 것이 아니다. 그저 남편이 자기편이 되 주기만을 바랄 뿐이다. (이 글을 읽는 아내 분들! 제 생각이 맞나요?)

 

사회생활이나 학교생활을 하다 보면 내 마음을 알아주는 친구와 가장 친하기 마련이다. 그럼 인생에 있어서 가장 친해야 할 친구는 누구일까? 바로 배우자 아닐까? 만약 배우자가 가장 친한 친구라면 서로의 마음을 알아주고 같은 편이 되어야 할 것이다. 그런데 여기서 남자와 여자는 감정의 기복이라는 측면에서 매우 다른 점이 있다. 감정의 기복은 호르몬의 변화에서 비롯되기도 하는데 여자는 소녀에서 아가씨로 그리고 임신과 출산 등으로 인해 육체의 변화가 생기면서 호르몬 분비의 변화가 남자와는 비교도 할 수 없을 정도로 심하다. 그 만큼 감정의 기복이 심하다는 얘기다.

 

나를 포함한 대부분의 남편들은 자신과는 다른 여자를 이해 할 수 없다고 한숨만 내쉬거나 아예 이해하려 하지 않는다. 이제부터라도 남자들과는 다른 여자를 먼저 인정하고 받아들이자. 이런 글을 쓰는 순간에도 나는 앞으로 내가 지금 쓰는 글처럼 나와는 다른 아내를 인정하고 받아들일 수 있을지 모르겠다. 사실 별로 자신이 없다. 하지만 노력은 할 것이다. 나와 다르다고 무조건 화만 내지는 않을 것이고, 말이 안 통한다고 대화를 외면하지도 않을 것이다. 좀 더 행복한 가정생활을 위해 조금은 늦었지만 지금부터 시작이라는 마음으로 아직은 많이 남아있는 인생을 가족과 함께 즐겁게 보내기 위한 노력을 지속적으로 하겠다는 다짐을 하며 글을 맺는다.

이 글엔 왜 댓글이 하나도 없는가요?
잘 읽고 그냥 갈려다가 궁금해서 남깁니다.^^
감사합니다.
공감이 갑니당~
감사합니다.
나도 아내의 입장이고 살면서 여러가지 모임도 가져 봐서 그 때 님이 가지신 모임의 분위기를 충분히 이해할 수 있는 사람이라고 생각하지만...
사람마다 성격이 다르고 받아 들이는 해석이 달라서인지 몰라도
거기서 눈물까지 쏟으며 서러워 하는건, 같은 여자지만 좀 다른 생각이 들게 하네요.
여자분이 너무 예민하고 고지식한 성격이 아닌가 싶어요.
저도 부부동반 모임이 있는데 허물없이 지내는 친한 부부의
가지각색의 남다른 사연을 알고 있어서
그들을 떠올리며 생각해 봐도..

글쎄요.. 좋게 말하면 그 아내가 자기감정에 충실한 것이고 ( 보통은
어유~ 속 모르고 답답한 소리 좀 마요~ 라며
그 기회에 남편 흉을 공개적으로 보는 정도로 넘어가거든요.)
나쁘게 말하면 오랫만에 모인 즐거운 자리에서 눈물까지 보이는건
주변 분위기를 흐리는 행동으로 많이 예민한 사람이
아니면 나오지 않을 행동처럼 보이거든요.
혹시 제가 미처 예상치 못한 이유가 있다면 또다른 생각이 들수도 있겠지만...
그런 자리에서 울 정도로 서로 친한 사이였다는 반증이기도 합니다.
그전에 무슨일이있었나보죠. 저도공감합니다. 우리신랑노래방도우미애쓴다하고넌당현하다고하지요.그게남의편입니다.
음...어느 정도는 공감이 가네요... 잘 읽었습니다~
감사합니다.
정말 공감이 가는글입니다^^
전 아직까지 제남편보다 착하고 완벽한 남편을 본적이 없거든요
주변에서 남편편만 들면 저도 모르게 남편이 미워지고 귀찮아지더라구요
아무리 남편이 잘해줘도 말이죠^^
큰위안 받고 갑니다
공감해 주시니 제가 감사하네요. 행복하게 사세요.
안녕하세요, Daum블로그입니다.

Daum블로그 첫 화면의 '블로그 이슈'에 빈스윙님의 블로그가 소개되었습니다.

앞으로도 활발한 활동 부탁드릴게요.

감사합니다.
착한남편 글쎄요 사람따라 생각이 다르지만 부부간에도 개인 생활은 침범 받기 싫어하지요 동창회나 종교활동이나 가능한 서로 간섭않고 일정부분은 무관심(?) 이 최대의 배례가 아닐까 생각합니다 좀 지나치면 잔소리가 되니까
공감합니다. 그런데 모든 것이 그렇듯이 관심과 무관심의 경계를 어떻게 정하느냐가 어렵습니다.
이 포스팅의 제목에 끌려 인사드립니다.
착한 남편이란 정의가 어떤 것인지는 모르겠지만
아내한테 남편은 착할 필요가 없다는 제생각입니다.
착한 남편이 아니라, 아내를 이해 해줄 수 있는 남편을 바라는게
아내들의 바램이 아닌가 합니다.
글을 쓰고 나서 생각한 것인데요. 착한 남편은 남편이 착하다고 착한 남편이 되는 것이 아니라 mstiger님께서도 말씀하신 것처럼 아내를 이해하고, 아내가 착한 남편이라고 인정을 해야 착한 남편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결국은 남편 혼자서 착한 남편이 될 수 없는 것이 아닐까하는 그런 생각이 들더군요.
공감하는 부분이 많습니다.
저는 중2.초6 딸 둘인데 좋은 아빠가 되려고 하는데 잘 안되네요.
잘 몰라서 못하는 부분도 있고.부부관계는 좋은 편이라 얘들도 감성적이고 원만한데 얘들한테 아빠로서의 역할을 어떻게 해야할지? 하고 어려울 때도 있고...
앞만 보고 열심히 살다가 주변을 둘러보고,되돌아 보는 시기가 되신것 같은데... 지금같은 생각을 가지신것을 축하하고 많이 공감하고 본받고 싶네요.
저도 좀 더 구체적으로 잘 해보도록 노력하겠씁ㄴ디ㅏ~~~!!
아빠가 되기는 쉬워도 아빠노릇을 한다는 것이 여간 어려운 것이 아니네요. 좋은 아빠는 혼자되는 것이 아니라 가족 모두가 만들어 가야 한다고 느껴지네요.
빈 수윙하듯이 생활할 수 있다면 그게 답일수도 있지 않나 생각해봅니다.
좋은 글 읽고 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