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프/빈스윙 칼럼

빈스윙 2012. 8. 28. 07:30

한 때 등산에 미쳐서 매주 산에 올랐던 기억이 있다. 부산 시내에서 접근해서 올라갈 수 있는 산은 거의 다 다녔던 것 같고, 대학시절에는 매년 지리산 종주를 하기도 했다

 

정상에 오르기까지는 심장이 터질 듯이 숨이 차오르기도 하지만, 정상에 올라서 산 아래 마을이나 도시를 내려다 보면 아웅다웅 살아가는 현실에서 벗어나 마치 신선이라도 된 듯한 기분에 빠져들게 된다.

 

일반적으로 정상에 오르는 길은 여러 개의 등산로가 있기 마련이다. 시간은 걸리지만 비교적 쉬운 등산로가 있는가 하면 너무 가파른 구간이 많아서 힘은 들지만 빠르게 정상까지 갈 수 있는 등산로도 있다. 하지만 쉽고 빠르게 정상까지 가는 등산로는 별로 기억이 나지 않는다. 이런 것을 경제용어로 트레이드오프(Trade off)라는 개념과 연관시켜도 될지 모르겠다.

 

 

골프 교습법이나 골퍼들이 골프를 하는 것을 등산에 비유한다면, 모든 골퍼들이 정상을 향하여 가고는 있지만, 정상을 향해서 가는 등산로는 모두 제각각 일수도 있지 않을까? 골프를 가르치는 방법 역시 여러 가지 교습법이 있겠지만 결국 그 목표는 모두 같지 않을까? 잭 니클라우스가 말한 것처럼 모든 골퍼들의 스윙은 모두 다르지만 그 종착역은 앰팩트로 귀결되는 것은 아닐까?

 

레슨프로들은 그 모든 등산로를 꿰뚫고 있지는 않더라도 여러 개의 등산로를 통해 정상까지 오른 사람들이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해 본다. 만약 하나의 등산로 밖에 모른다면 다른 등산로에 대해 알아 보거나 직접 등정을 해봐야 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도 든다.

 

왜냐하면 골프를 배우는 골퍼도 마찬가지겠지만, 자신이 가지 않은 길은 정상으로 향하는 길이 아니라고 생각할 수도 있고, 그래서 오직 한 가지 등산로만 고집해서 그 등산로에 적합하지 않은 골퍼들도 자신이 걸어온 등산로만 이용하도록 한다면 등산을 포기하는 골퍼들이 속출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기 때문이다.

 

예를 들면 아주 험한 코스로 정상까지 올라간 레슨프로가 모든 골퍼들에게 이게 제일 빠른 길이라며 험한 길만 고집한다면 지구력이 떨어지는 골퍼는 정상까지 오르는 일을 포기하게 될지도 모르고, 반대로 제일 쉬운 코스만 고집해서 정상에 오르는 시간이 많이 걸린다면 그 역시 골퍼들이 등산을 하는데 지루해 할지도 모르는 일이다.

 

나는 가끔 레슨프로들은 골프의 가이드 역할을 하는 사람이지 골퍼들에게 골프를 잘 치게 만들어 주는 사람은 아니라는 생각을 해 본다. 왜냐하면 골프를 잘 치고 못 치고는 골퍼의 노력에 달려 있다는 생각이 강하기 때문이다. 마치 투어프로의 투어캐디와 비슷한 역할이 아닐까 한다. 레슨프로의 가이드(레슨)가 골퍼들이 골프를 잘 치도록 하는데 영향은 주지만, 결국 골프를 잘 치려면 골퍼 자신의 노력이 수반되어야 한다는 생각이다.

 

그리고 또 한 가지는 가이드의 말을 믿고 따라야 한다는 것이다. 처음 골프를 시작하는 골퍼들은 선택의 여지가 별로 없다. 골프에 입문한다는 것이 자신이 한 번도 가지 않았던 길을 가게 되는 것이니 말이다. 그래서 가이드의 역할도 중요하고, 가이드를 믿고 따라가는 골퍼의 자세도 중요한 것이 아닐까?

 

언젠가 어느 프로님(강병주 프로님이시던가?)이 버스기사 얘기를 한 것이 기억난다. 일단 버스를 탔으면 목적지에 갈 때까지는 버스기사를 믿고 맡겨야 하지 않겠냐고. 그리고 목적지까지 가는 길을 모르는 버스기사가 있겠냐고. 아마도 그 길은 버스기사가 가장 잘 알지 않겠냐는 내용이었던 것 같다.

 

직행버스를 타고 완행버스를 타고는 승객이 결정할 수 있지만, 골프는 어떤 버스를 탈 것인가를 결정하기가 쉽지 않다. 하지만 일단 승차했으면 최소한 버스에서 내릴 때까지는 버스기사를 믿고 편안하게 가야 하지 않을까? 버스기사를 의심(?)한다면 목적지까지 불안한 마음으로 가게 되거나 도중하차를 할 수 밖에 없는 것 아닌가? 물론 골프에서 도중하차를 한다고 하더라도 목적지까지 못 가는 것은 아니지만 그만큼 늦어지지 않을까?

 

산에 오르는 것은 정상이라는 분명한 목표가 있지만, 골프에서는 정상이라는 목표가 골퍼마다 모두 다를 것이다. 그리고 골프에서 정상을 운운한다는 것이 말도 안 되는 소리 같기는 하다. 그래도 골퍼 자신이 정한 작은 목표를 정상이라고 본다면 정상까지 누군가를 믿고 함께 한다는 것이 마음만은 든든하지 않을까?

버스기사 얘기에 많은 공감이 됩니다. 일단 버스를 탔으니 버스기사님을 믿고 열심히 따라 가야겠죠^^ 골프에 관한 다양한 내용을 다양한 상황으로 비유를 해주셔서 더 이해가 잘 되는것 같습니다^^ 잘 보고 갑니다!
항상 읽어 주시고 댓글도 잊지 않으시니 제가 감사합니다.
밖에 바람이 세차게 불고 있는데
태풍이 무사히 지나가 아무런 피해가 없기를 기원합니다.

얼마전 동호회 블러그에서
잘 정리된 골프에 관한 글이 올려져 있는것을 보았읍니다.
"골프 때릴거냐 휘두를 거냐" 라는 글인데,
때리는 사람을 "히터"라 하고 휘두르는 사람을 "스윙어"라고 하네요.

사람의 신체에 따른 적합한 스윙타입, 스윙시 어드레스, 백스윙 모양
그립의 위치 기타 등등......
히터와 스윙어는 차이가 많이 있다고 하네요.

따라서,
히터타입의 골퍼에게 스윙어 타입의 골프를 가르치면 안된다는 애기

자신이 추구하고 또 적합한 스윙타입을 알고
연습을 해야 할것 같네요.
저 역시 천편일률적으로 하나의 틀에 몰아넣는 골프레슨을 반대하는 입장입니다.
골퍼의 스타일에 따라 가르치는 방법도 달라져야겠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