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게, 낮게, 소박하게

배선옥 2006. 12. 17. 21:09

 

내일부터는 우리 아들 기말고사가 시작되는데...

긴장이 풀린 사람처럼 며칠을 시름거리더니...결국 토요일 오후부터는 여기저기

온 몸을 바늘로 찌르는 것처럼 아프기 시작했다.

밤새 끙끙 앓고

아침. 남편이 급히 사다 준 약을 먹고 또 종일을 그저 누워서 보냈다.

밖엔 눈이 내려서 건너편 숲의 나무들이 그야말로 아름다운 풍경화를 연출하고 있는데...

도무지 밖엘 나가볼 엄두가 나질 않는다.

저녁 무렵 남편이 사다준 빵과 커피 한 잔.... 그러고나니 간신히 생기가 좀 돈다

대체 무엇 때문에 몸살을 다 앓느냐구...

 

난 요즈음 지난 2년을 공들여 온 초등학교 동창회 카페지기를 내놓겠다 정리를 하고 있다.

지난시절도 그랬고 지금 역시도 구석에 쳐박혀서 존재감이라고는 없는 사람이 오랜 친구들을

만났고 그저 다음에 내 카페가 이미 있었다는 이유만으로 동창회 카페를 만들라 종용받았고

그리고 처음 서툴게 만들었던 그 카페를 나름대로 공들여 가꾸고 관리하다보니 어느 사이

2년이 지나간 것이다.

 

글쎄, 옆에서 보는 사람들은 어쨌는지 잘 모르겠지만 나는 정말로 열심히 카페관리를 했다.

뭐 그리 표시나는 일도 없었지만 친구들이 카페를 잊지않도록 늘 상기시켜 주는 것만으로도

사실은 내 주변머리와 능력엔 벅찬 일이었다고 해야할까?

자주 번개모임도 주선을 했고...모든 경조사며 동창 모임의 연락병 노릇도 서슴없이 했던 거 같다.

그저 친구들을 만나는 일이 즐거웠을 뿐,

다른 목적이나 생각이 뭐 있으려구...우린 초등학교 동창일 뿐이니까...

 

그래서,

언제든 손 쉽게 손을 놓으면 될 거라고 그렇게 가볍게 생각해 왔던 것도 사실이다. 하지만,

막상 손을 놓으려니 나도 모르는 사이 내가 동창회 일에 너무 깊이 들어섰다는 걸 알게 되었다.

그저 온라인 상에서만의 카페지기로서의 내 영역과 소임을 너머서지 말았어야 하는 건데...

온라인과 오프라인 모임 모두에 걸쳐져 있던 내 소치가 참으로 부끄럽고 또 부끄러워진다.

앞으로는

절대 내 주제를 벗어나는 아니, 넘어서는 행동은 하지 말아야겠다고 다짐. 또 다짐해 본다.

 

아무쪼록 좋은 친구가 카페를 맡아주기를...

그래서 우리 동창회가 조금 더 발전적인 방향으로 나갈 수 있기를 기원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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