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버지 2
-꿈
배선옥
‘아버지의 훈장’
이라는 연극을 보고 온 날
쏟아지는 빗물에 섞여
날 따라온 바다가
밤새 발치에서 출렁거린다
오늘 하루 일용할 양식을 위하여
종졸걸음 치느라 고단했던 발
자근자근 주물러주며
떠내려간 시간들이 조개껍데기처럼
밀려나오는 모래톱에 대하여
조근조근 이야길 한다
거기 멀리서 왔다는 별 하나 있다고
폐선처럼 얹혀서 가만히 삭아간다고
묵언 t행하는 수도승처럼 고즈넉이 앉아
두고 온 그리운 세월을 한 올씩 두 올씩
헤아린다고
엄마 손을 놓쳐버린 아이처럼
애처럽게 울다 깬
아침.
베게닛이
펑 하게 젖었다.
*아버지의 훈장: 김학균 작. 8월22일-24일까지 인천시 문화회관에서 공연된 연극 제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