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떠주는 女子

배선옥 2010. 1. 21. 22:26

아버지 1

-장마


배선옥


개울엔 벌건 황톳물


우렁우렁 물들이 어둠의 손을 잡고

낮게낮게 울었다

장대비를 뚫고 아버지가 야간근무를

나가신 날

희망의 치마폭을 끌어내리며 앞마당의

축대가 무너졌다

어렸던 나는 그냥 무서워

아버지를 부르러 달려갈 때

달리는 내 발밑에

불처럼 널름거리던

시뻘건 황톳물


잠시 세상이 미친걸 거야


황망히 아버지 달려오셨지만

허연 우비 위로 쏟아져 내리며

밤새 그치지 않던

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