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떠주는 여자
배선옥
바다와 사람들
그 사이에 여자는 있다
날마다 횟감을 흥정하는 소란 속에
선승처럼 고느녁이 앉아
오늘도 칼질을 한다
손을 뻗으면 무엇이든 집을 수 있는
반경 오십센티의 작업장.
파랗게 날을 세운 칼을 집으면
이제 보이는 것은 모두
無
쓸데없는 감상은 손만 다치게 한다
한순간 명줄을 끊어주는 것도 자비
배를 가르고
미처 소화되지 못한 세상을 흩어내
깊숙이 묻힌 진심을 들어내면
곧 또 하나의 역작이
접시에 담겨지리니
-시집 [회떠주는 여자]서 발췌-
그건 그렇고 참 어렵군요, 진심을 들어내야 하니.
귀한 발걸음 환영합니데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