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떠주는 女子

배선옥 2015. 1. 3. 20:31

미시령

 

 

배선옥

 

 

1

꼬불꼬불 미시령을 오른다

좀 덜어내고 오르면 좋으련만

世俗의 짐꾸러미는 참 무겁기도 하다

저 아래

길을 재촉하는 자동차 행렬

참 작기도 하지

세상사

이만큼 떨어져 내려다보면

저렇게 작고 보잘 것 없다

 

2

잔 이파리 하나 남기지 않은 나무들이

눈보다 하얗게 서 있는

미시령은

지금 동면 중이다

 

언 폭포 위에서 썰매를 타던 바람에

머리채를 잡혀

일제히 잠을 깨는 하얀 바다

몸부림을 치지만

시앗을 잡는 본처 손아귀처럼

설악의 바람은 앙칼지다

 

무조건 이기려 한다고 정말로 이기는 건

아니란다. 숨죽여주는 척 살다 보면

누가 참말 이기는 건지 알게 되지......

 

그렇게 한백년 살았다

바람의 등살에 숨죽여 줘가며

 

이제야 둥굽힌 나무 한 그루

미시령을 내려오고 있다

 

비밀댓글입니다
감사 잘보고 가여 스크랩해가요~ 친구추가도 하고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