詩맛

배선옥 2017. 4. 20. 08:09

[인천의 시인 9] 
 
나는 한 평 남짓의 지구 세입자 
 
이성률 
 
 
살다 보면
보증금 십만 원에 칠만 원인 방도
고마울 때 있다. 이별을 해도 편하고
부도가 나도 홀가분할 때 있다.
5만 원어치만 냉장되는 중고냉장고
걸핏하면 덜덜거려도
긴긴밤 위안될 때 있다.
세상과 주파수 어긋나
툭 하면 지직거렸던 날 위해
감당할 만큼만 뻗고 있는 제 팔들 내보이며
창가 은행나무 말 걸어올 때도 있다.
먼 훗날 지구에서 방 뺄 때
빌려 쓴 것 적으니
그래도 난 덜 미안하겠구나
싶을 때 있다. 

더 많이
더 많이
내가 힘들이는 만큼
왜 더 많이가 안되나
그러나 오늘은
계산기 두드려야 할 것 같은 미안함이네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