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게, 낮게, 소박하게

배선옥 2018. 12. 8. 14:55

2018년도 30회 인천문학상 수상자로 배선옥 시인이 결정되었습니다.

 

금년도 인천문학상 심사에는 수차 공정한 심사를 강조하는 회원이 계셔서 심사위원 선정에 더욱 신중을 기하였습니다. 심사대상 작품집이 시집 13권, 소설 2권, 수필집 1권임도 감안하였습니다.

우선 인천문협 회원 중 심사위원으로는 1996년 제8회 인천문학상을 수상하고 2002년부터 제31대 인천문협 회장을 역임한 서동익 소설가님을 선임하였습니다. 회원들의 활동에 대하여 눈여겨 봐 오신 분이고, 특히 소설분야 심사에 공정을 기해 주실 분으로 여겼기 때문입니다.

외부 심사위원으로는 언론인 출신으로 경기도시인협회 이사장을 역임하시고 현재 국제펜 한국본부의 격월간지 「펜문학」 편집주간을 맡고 계시는 임병호 시인과 한국아동문학회에서 사무처장을 역임하며 각종 문예지 발간에 관여해 온 동시, 동화작가인 고향심 아동문학가를 선임하였습니다. 두 분 모두 인천의 문인협회 회원들과는 일면식이 없어 객관적이고 공정한 위치에서 작품성만 보고 심사해 줄 분으로 보았기 때문입니다.

세 분은 11월 30일 작품접수가 마감된 후 인천문협 사무실에 모여 기 수상자들의 작품 등을 제외한 16편의 대상작품에 대하여 고루 살핀 후, 1차 예심과 2차 본심으로 나누어 심사를 거듭하였습니다. 본심에 오른 작품집은 배선옥 시집 『오렌지 모텔』, 노두식 시집 『분홍문신』, 한택수 시집 『길고 긴 무지개』, 김명희 소설집 『붉은 해변』 외 1편 등 총 다섯 편이었습니다.

최종적으로 배선옥 시집과 김명희 소설집을 놓고 수차례 숙의를 거친 끝에 배선옥 시인의 시집 『오렌지 모텔』을 금년도 인천문학상 작품으로 선정하였습니다. 선정과정과 심의내용 등은 심사평에 잘 나와 있으니 참고 바랍니다.

수상자 배선옥 시인님께 축하드리며, 아쉽게 차점에 머무신 김명희 소설가와 한택수 시인님 노두식 시인님 등 작품집 발간 회원님들께 위로의 말씀을 전합니다. 아울러 먼 거리를 왕림하며 장시간 수고해주신 심사위원들께도 감사드립니다.

시상식은 12월 14일 금요일 18:00 간석동 소재 로얄호텔에서 개최하오니, 회원여러분의 많은 참석으로 즐거운 시상식과 행복한 송년모임이 되었으면 합니다.

  

  

제30회 인천문학상 심사평

 

사무국에 접수된 16권의 작품집 중 예심을 거쳐 본심에 넘긴 작품은, 배선옥 시집 『오렌지 모텔』, 노두식 시집 『분홍문신』, 한택수 시집 『길고 긴 무지개』, 김명희 소설집 『붉은 해변』 외 1편 등 총 다섯 편이었다.

 

이 작품집을 세 분의 심사위원들이 돌려가며 읽은 결과 배선옥 시집 『오렌지 모텔』과 김명희 소설집 『붉은 해변』이 최종심으로 넘겨져 심사위원들을 난처하게 만들었다. 신인의 작품을 뽑는 것도 아니고, 짧게는 십여 년, 길게는 30여 년간 절차탁마해 온 분들의 작품을 심사한다는 것은 참으로 부담스럽고 고통스러운 일이었다. 더구나 같은 장르도 아니고, 최종심으로 넘겨진 작품은 시와 소설로 장르가 갈라져버려 심사위원들을 더 곤혹스럽게 만들었다. 어떤 기준과 잣대로 장르가 다른 두 작품집 중에서 한 편을 뽑아 제30회 인천문학상 수상작으로 선정할 것인가를 놓고 심사위원들은 여러 차례 협의하며 고민하다 재 윤독에 들어갔다.

 

공교롭게도 두 분의 작품집 속에는 중년의 여인들이 각자의 작품집 속에서 남편과 함께 가정을 꾸리며 이 시대를 살아가는 주역들이었다. 심사위원들은 이 두 주역들이 작품집 속에서 어떤 역할을 하고 있으며, 자신이 처해 있는 가정과 일터와 사회 속에서 어떤 시각으로 이 시대를 받아들이며 활동하고, 또 어떤 정신과 세계관으로 과거와 현재, 미래를 내다보며 자신의 삶과 가족의 삶을 이끌고 있는가를 면밀히 살펴보기로 했다.

 

이 중 배선옥 시집 『오렌지 모텔』의 <친목계> 여주인공은 최저임금에 맞춰진 일당으로 가족의 생계와 자녀의 학비를 충당하며 하루하루를 살아가다 허리가 아파 며칠 결근하다 보니 월급이 반 토막 나버려 극심한 생활고를 겪게 된다. 그나마 나이가 많아 이 짓거리도 언제까지나 하려는지, 그 다음엔 또 어떻게 살려는지 모르겠다는 한숨을 겨울날 온 김 쐬듯 내뱉으며 “오장육부에 확 불이 붙으라고 생소주라도 한 잔씩 마시면 좋으련만 일용할 양식과 소주 한 잔을 맞바꾸기엔 내일이 너무 비싸다”며 입맛만 다시던 김 여사, 박 여사, 최 여사와 함께 일어서며 “다음엔 속 다스려지게 소주 한 잔씩은 꼭 하자”고 손을 흔들며 돌아선다. 특히 이 시집에 수록된 시편들 속 화자들은 자신을, 이 사회를, 이 시대를, 그리고 지난 시대의 역사를 남 탓하지 않고 자기 탓으로 돌리며 “우리는 정말 잠시 쉬어가도 좋을 작은 파라다이스를 생각했을까? 살다보면 반듯한 것들만 길잡이를 할 수 있는 건 아니더라.”며 “꿈이라는 이름으로 우리가 쫓는 어떤, 혹은 어느 그것을 향해 쉬어갈 때 잠시 쉬어가도 좋을 파라다이스가 가끔 나타나 주기를” 간절하게 갈망하고 있다.

 

그 다음 김명희 소설집 『붉은 해변』의 여주인공 진숙은 작중에서 월미도에서 횟집을 운영하는 여주인으로 등장하고 있다. 이 소설은 1950년 9월, 북한군 치하에 들어간 월미도에서 피난을 가지 못하고 머물러 있다, 비밀리에 추진된 인천상륙작전 당시 미국과 영국의 혼성부대가 9월 12일부터 함재기를 출동시켜 성동격서(聲東擊西) 전략의 일환으로 평양, 원산, 삼척, 군산, 월미도 등 상륙작전이 가능한 한반도 전체 해안 반공호 속에 은거하고 있던 북한군과 또 다른 은거지가 될 만한 시설물을 상륙작전 전개 이전에 제거하기 위해 3일간 집중 포격을 가할 때, 연합군 측의 함재기가 투하한 네이팜탄에 소사(燒死)한 영령을 천도하면서 남은 유가족들의 치유 문제까지 다룬 이야기다. 전후 68년이 지났으나 우리 정부와 사회는 이 문제를 아직 해결하지 못하고 있다. 그런데 김명희 작가는 『붉은 해변』이라는 작품을 통해 그 당시 월미도에 살다 소사한 작중 주인공의 외삼촌, 극심하게 화상을 입어 평생을 기구하게 살아온 어머니, 그리고 옆집의 동만아재 부친 등 유엔군 측의 네이팜탄에 희생된 주민 100여 명의 전후 보상과 영령 천도 문제를 정면으로 다루고 있다. 심사위원들은 김명희 작가의 거침없는 필력과 작의(作意)에 놀라움을 금치 못하며 거듭 윤독했으나 단편이란 틀 속에 6.25와 인천상륙작전, 조선시대 임금의 행궁이 있던 월미도와 인근 해변가 토지 일부가 사유화되는 과정, 일제강점기 동척(東拓) 등에 의해 월미도 행궁 인근의 토지들이 일인들의 소유로 넘어갔다가 광복과 더불어 국유지로 전환되고, 국유지에 흡수돼버린 일부 민간인들의 토지가 6.25로 인해 해결을 보지 못한 채 오늘에 이르는 과정, 진실화해를위한과거사정리위원회가 권유하는, 100억이나 10억도 아닌, 1억3천5백여만 원의 예산으로 “피해 거주민들의 원성을 달래며 치유하라”는 권고마저 지금껏 받아들이지 못하고 있는 정부의 사정 등을 간과한 채, 일부 정치권과 운동권에서 외치는 목소리와 신문지상의 기사들이 작가의식 속으로 들어가 육화되지 않은 채 단편이란 틀 속에 무리하게 압축되어 있다는 점, 균형감을 잃어버린 작가의 빤한 속내가 그대로 드러나면서 6.25와 인천상륙작전, 이와 연관된 한국 근·현대사를 바라보는 작가의 편향적 시각이 이 작품의 “안정성과 품격을 떨어드리는 장애물로 작용하고 있다”는 심사위원들의 지적과 안타까움 때문에 제30회 인천문학상은 『오렌지 모텔』로 넘어오게 되었다.

 

수상작으로 결정된 배선옥 시집의 시편들은 우선 “시를 읽는 사람을 긴장하게 만든다. 시어(詩語)를 찾는 방법이 다양하고 시 작법이 독특하다. 다시 말해, 다양한 삶의 경륜과 문학적 천착으로 다른 사람이 찾지 못하는 시어를 찾아내 시적 묘사와 묘사로 메타포에 이르게 하는 시 작법이 독특하다.”는 평을 받을 만큼 긴장해서 여러 번 전후 시행(詩行)을 곰씹지 않으면 인쇄 과정에서 시어 한두 개가 누락된 듯한 느낌을 줄만큼 배선옥 시는 시적 진술을 줄이며 그 시를 읽는 사람들에게 팽팽한 긴장감을 불러오게 만든다.

 

각고의 노력으로 수상의 영광을 안게 된 배선옥 시인에게 축하의 박수를 보내며 정진을 빈다.

 

심사위원 : 서동익(소설가), 임병호(시인), 고향심(아동문학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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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심사위원 약력

 

○ 서동익(徐東翼) 소설가: 심사위원장

 -1976년 중편소설 「갱(坑)」으로 제11회 세대신인문학상을 수상하고 문단에 등단하였으며, 1996년 단편소설 「을녀」로 제8회 인천문학상을 수상했다.  

-2002년부터 3년간 인천문인협회 회장을 역임하였으며, 주요작품으로는 장편소설 「물개 1, 2」 「불려간 여자 1, 2」 「하늘 강냉이 1, 2」, 중편소설 「갱(坑)」,「그해 4월의 체험」등이 있고,

-주요 연구저서로 「북에서 사는 모습」, 「인민이 사는 모습 1, 2」(1995, 자료원) 등이 있다. 

-자유의 소리방송 전문 집필위원, 통일원 북한사회 · 문화 분야 학술연구용역원, 국방일보 객원논설위원, 인천남동신보 주간 겸 논설위원 등을 역임했으며, 현재는 소설가 겸 북한전문가로 활동하면서 북방문제연구소 이사를 맡고 있다.

 

○ 임병호 시인: 심사위원

-1965년 『화홍시단』으로 작품 활동을 시작, 1966년 한국문인협회 수원지부를 창립하였으며, 경기일보 문화부장과 논설위원, 사사편찬실장을 역임(1988~2014년)했다.

-현재 《한국시학》 편집·발행인이며 한국경기시인협회 이사장, 국제PEN한국본부 편집주간 겸 경기지역위원회 명예회장, 한국문인협회 자문위원, 수원문학아카데미 원장을 맡고 있다.

-제1회 경기도 인간상록수상, 제1회 수원시문화상, 제4회 경기문학상, 제4회 경기예술대상, 제32회 경기도문화상, 제6회 수원문학 대상, 제6회 우리문학상 본상, 제1회 올해의 경기문학인상, 제1회 한국문인 본상, 제14회 한국예술문화상 문학부문 대상, 제4회 경기언론인상 특별공로상, 제4회 경기PEN문학 대상, 제3회 수원시인상, 제1회 백봉문학상 등을 수상했다.

-시집으로는 환생, 가을엽서, 신의 거주지, 우만동별곡, 벌초, 아버지의 마을, 새들이 방울을 흔든다, 어느 행복주의자의 명상록, 금당리, 일출 앞에서, 겨울환상곡, 자화상, 단풍제, 겨울강가에서 봄을 만나다, 가을빛 안개, 세한도 밖에서, 四人詩, 그리고 이번에 출간한 제18시집 <적군묘지>가 있다.

 

○ 고향심 아동문학가: 심사위원

-명지대 문화예술대학원 문창과 (석사)-《아동문학연구》동시(1995), 《문학과어린이》동화(2005) 등단-한국문인협회 문화유적탐사연구위원. 한국동요음악협회 작사분과위원장.

서울 은평문인협회 사무국장, 한국아동문학회 사무처장 역임-한국아동문학회, 한국아동문학연구회, 풀꽃아동문학 회원-청소년문화진흥원 동요작사부문 대상 수상-동화집 『소고와 자전거』, 『별똥별이 떨어진 날의 슬픔』, 『자전거 탄 채 붕뿡』


이제 본격 적인겨울입니다
찬바람에 날씨가 쌀쌀합니다
따뜻한 복장으로 즐거운 주말되시고
소중한 분과 즐거운 시간되세요
감사합니다 잘 보고 갑니다~~~~~~~~*
배선옥 시인님!
훌륭한 상을 받았군요.
축하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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