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병헌's 현장의소리

    전병헌 2009. 3. 11. 13:43

     

    [전병헌의 민주산성 일지-첫날 보고]

     


    국회 문방위에 ‘민주산성’을 쌓아 올렸습니다.

    전국을 망치 소리로 채우겠다더니

    국회의사당부터 해머와 망치 소리로 채우고 있습니다.

     

        

     


    참 불가피한 선택을 하게 됐습니다. 마음이 무겁습니다. 국회 문방위 회의장을 <언론장악 7대 악법>의 통과를 저지하기 위해 들어왔습니다. 이제 하룻밤을 보냈습니다. ‘점거’라는 표현도 그렇고, 뭔가 좀 개운한 표현을 찾기가 그리 쉽지 않습니다. 그저 마음이, 직감이, 위기의식이 우리 민주당 문방위원들을 단숨에 하나의 의식 공동체로 묶어 놓은 듯합니다. 우리는 언론과 표현의 자유를 지키는 방어선을 쌓는 심정으로 이 추운 겨울 잠자리도 여의치 않은 국회 본청 내 문방위 회의장을 지키기로 했습니다. 언론에서는 아마도 ‘점거’라는 표현을 쓰겠지요.

     

     

    민주주의!! 지난 민주정부 10년을 거치면서 완성되었고 앞으로도 영원할 것이라고 믿었지만 현실은 그렇지 않았습니다. 민주주의와 자유는 피를 먹고 자란다고 했던가요. 절대 대가 없이 누릴 수 없다는 사실을 이명박 정권 들어 새삼 깨닫게 됩니다. 이명박 정권은 마치 외화보유고 까먹듯이 민주주의도 까먹고 있습니다.

     

     

    언론과 표현의 자유는 민주주의의 근간입니다. 아니 민주주의 그 자체입니다. 그럼에도, 이명박 정권은 교묘하게 이를 국민 전체와 떼어내려 하고 있습니다. 언론의 자유는 언론사와 기자들만의 문제로, 표현의 자유는 말하기 좋아하는 사람들만의 문제로, 그저 국민들은 먹고사는 문제만 해결하면 만사형통이라고 착각하고 있습니다.

     

     

    이명박 정권은 언론의 자유와 표현의 자유를 억압함으로써 민주주의를 위협하고 있습니다. 그들이 그렇게 권력 한 줌이라도 쥐면 모든 반대 세력을 제압하기 위한 수단으로 악용해 왔던 ‘체제위협 세력’이 다름 아닌 바로 그들인 셈입니다. 그들은 <언론장악 7대 악법>으로 그들만의 ‘영생의 세상’을 만들고자 하고 있습니다.

     

     

    며칠 전 한나라당의 당대표라는 분이 전국을 공사장으로 만들어 질풍노도처럼 밀어붙여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곳곳에 들리는 해머소리와 망치소리를 국민들이 희망의 소리로 받아들일 것이라고 했습니다. 참 웃기는 소리가 아닐 수 없습니다. 공교롭게도 해머소리는 저항의 소리가 되어 국회에서 맨 처음 울렸습니다. 이제 본격적인 전쟁이 시작된 것입니다.

     

     

    전 상임위에 모든 법안을 일괄상정해서 일정기한 내에 통과시키겠다는 거대 여당의 으름장은 MB 악법을 통과시켜 민간독재기반을 마련하고자 하는 것입니다. 그들은 악법 통과를 위해 ‘전면전’과 ‘속도전’을 독려하고 있습니다.

     

     

    10년 동안 권력에 굶주렸던 맹수들이 한 줌도 안 되는 권력을 잡자 평화로운 마을을 덮쳐 백성들의 삶을 물어뜯고 할퀴는 형국입니다. MB 악법 통과를 위한 전면전과 속도전의 냉혹한 독려 뒤에서는 멀쩡한 선생님들을 교단에서 내쫓고, 기자들을 내쫓고, 공무원들을 숙청하고 있습니다. 최저임금제를 깎자고 하고, 서민과 취약계층을 위한 복지예산도 줄였습니다. 이젠 소수 재벌과 족벌신문사들에게 지상파 방송까지 내주려 하고 있고, 댓글도 함부로 달지 못하게 눈과 귀, 입을 틀어막으려 하고 있습니다. 성동격서도 아니고 그야말로 이슈의 인해전술로 물밀 듯이 덮쳐오고 있습니다.

     

     

    이젠 싸울 수밖에 없습니다. 더 물러설 곳이 없습니다. 그동안 나약한 민주당, 야당답지 못한 민주당이란 비판 속에서도 대화와 타협이 살아있는 정치를 위해 노력했습니다. 그러나 이젠 죽기 살기로 싸울 수밖에 없는 것 같습니다.

     

     

    한나라당은 국회 외교통상위원회에 야당의 출입을 가로막는 ‘명박산성’을 쌓아놓고 한미FTA 비준안 상정을 통과시켰고 이젠 정무위, 행안위, 문방위, 법사위까지 MB 악법의 전방위적 통과를 준비하고 있습니다. 그들이 국회 내에 ‘명박산성’을 쌓아 민주주의를 가로막고자 한다면, 우리는 민주주의를 지키는 ‘민주산성’을 더 높게 쌓아올려 결사항전의 자세로 이곳을 지켜낼 것입니다.

     

     

    현재 야당의 힘으론 중과부적일 수 있습니다. 그러나 아고라에 올린 제 글에 어느 분이 올린 댓글, ‘오직 국민의 눈물만을 보고 싸워달라’는 말처럼 이곳 언론의 자유, 표현의 자유의 보루인 국회 문방위 회의장을 반드시 지켜내겠습니다.

     

     

    오늘 밤 10시엔 언론·미디어 악법 의원워크숍을 열었습니다. 좀 더 생생한 토론과 학습으로 언론장악 악법의 부당함과 향후 대책을 논의했습니다.

     

     

    밤이 깊었습니다. 내일이면 새로운 주말이 시작되는군요.

    성탄절도 다가오는데 몸은 추워도 마음만은 늘 따뜻하게 간직하도록 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