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병헌 발따라

    전병헌 2009. 6. 24. 17:32

     

      

     

    "이승만 대통령께서는 자유당의 실세 이기붕 국회의장이 국회의원들에게 돈봉투를 돌린 사건을 알고 계십니까"

     

     이승만 독재시절 경무대 출입기자 조세형이 이승만에게 던진 질문이었다. 독재자에게 던진 조세형 기자의 항변성 질문에 경무대가 싸늘해졌다. 돌아온 답변은 '해직기자 1호'였다. 매서운 기자 정신을 가졌던 조세형 고문은 한 편으로는 항상 유머와 조크가 넘치는 분이셨다.

     

     국회의원 시절  조 고문님은 키가 가장 큰 의원이셨다. 또 코도 가장 큰 의원으로 여겨졌다. 코를 둘러싼 많은 조크들의 소재가 되었다. 그래서 조 고문을 좋아하는 사람들 사이에 자연스럽게 조 고문님의 별명은 '조코'가 되었다. '조코'라는 별명에는 코가 크다는 의미와 함께 참 좋은 사람, 유머러스 한 사람으로 '좋다'라는 의미도 있다. 조코는 정치인 중에서도 조크를 가장 많이 하는 유머를 가진 멋진, 큰 정치가였다.

     

     조코는 사모님에게도 유머를 구사했는데, 사모님이 어디냐고 물으시면 느리고 약간 기죽은 말투로, "내가~ 어디라 그러면~ 알어~?" 라는 식으로 응수했다. 같은 조씨이자 역시 조크로 유명했던 조홍규 의원이 계셨는데 조홍규 의원은 같은 조씨이면서도 국회의원 가운데 키가 가장 작은 분이었다. 키가 제일 큰 조코와 키가 제일 작은 조홍규 의원이 한 자리에서 식사를 하게 되면 좌중은 배꼽을 잡느라 밥이 어디로 들어가는지 모를 지경이었다. 조홍규 의원이 따발총식 조크로 조세형 고문에게 공세(?)를 가하면 조 고문은,

    "사람 소리는 어디선가 요란하게 들리는데 정작 사람은 안보이네~"

    라며 느리고 여유있는 말투로 조홍규 의원의 따발총식 조크를 한 방에 제압하곤 했다.

     

     

     조크를 할 때는 평소와 다르게 아주 느리고 구수한 전라도 사투리로 함께 있던 모든 사람들을 유쾌하게 했던 조코의 조크가 그립다. 이렇게 빨리 가실 줄 알았다면 더 많이 찾아 뵙고 '조코의 조크 어록'이라도 기록해 둘 걸... 그 머릿속의 지혜와 유머... 너무나 아쉽고 그립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