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병헌 발따라

    전병헌 2010. 2. 14. 08:11

    설 연휴 첫날, 동작구의 시장 상인분들께 새해 인사를 드리러 길을 나섰습니다. 

     

    그런데 만나뵌 상인분들의 '상심'이 이만 저만이 아니었습니다. 

    어떤 분은 "20년만에 이렇게 장사 안 되기는 처음"이라며,

    "경제 좀 살리라고 대통령을 뽑았는데, 애궂은 일에만 힘을 쏟는다"고 한탄을 했습니다.

     

    구석 구석 평소와 같이 인사를 다녀보아도, "장사가 너무 안된다"는 한탄 밖에는 들리지 않았습니다. 명절 인사 다니는 것이 민망할 정도로 상인분들의 탄식이 귓전을 때렸고,

    발걸음을 무겁게 했습니다.

    절로 신명나고 흥이 나야 할 우리 상인들의 설 대목을 누군가에게 빼앗긴 느낌이었습니다.

     


     

     

    설 시장의 민심이 흉흉하다. 장사가 안된다는 탄식 밖에 없다. ⓒ전병헌 블로그

     

     

     설 연휴 직전 한나라당과 청와대는 '강도론'으로 티격태격 싸우고 있었습니다. 이미 망가질대로 망가진 서민경제는 더 골병이 들든 말든 계파 싸움과 감정 싸움에 파묻혀 있었습니다. 정작 서로를 강도로 지칭하면서 싸웠지만 정작 강도의 칼은 서민 경제의 목을 겨누고 있었던 것입니다.

     

    국회는 언론악법, 4대강사업, 세종시 문제로 하루가 멀다하고 여야가 대치중이었지만 최소한 '민생법안'만큼은 꾸준히 통과시켜 왔습니다. 그러나 이명박 대통령은 계속해서 '여-야'가 충돌할 비생산적이고 정쟁적인 이슈들을 무차별적으로 투하해 왔습니다. 그 결과 여의도 정치는 실종되고  국회가 사실상 무력화되는 현상까지 빚어지게 되었습니다. 동시다발적으로, 그리고 숨 돌릴 틈도 없이 벌어진 각종 이슈는 서민 경제의 마지막 보루인 여의도 정치를 마비시켰습니다.

     

    대통령과 여당은 말로는 경제살리기와 일자리 창출을 말하지만 오히려 경제는 더욱 어려워지고, 실업자 수는 사상 최고치를 경신하고 있습니다. 원전 수주같은 깜짝 쇼를 몇 개 더해도 나아지지 않는 서민 경제는 설 대목에도 한숨만 쉬고 있을 뿐입니다.

     

    진짜 묻고싶습니다. '미디어법'이 민생법입니까? 세종시 백지화가 민생법, 경제살리기 법입니까? 4대강 사업이 민생법, 경제살리기법, 일자리 창출 사업이 맞습니까? 전혀 엉뚱한데 모든 힘을 쏟아 붇고 있습니다.

     

     


    번번이 국회를 충돌시킨것은 '민생'이 아니라 '특혜' 때문이다. ⓒ전병헌 블로그

     

     

    미디어법은 여론의 독점을 가져 올 거대 족벌신문 특혜법 입니다. 세종시 수정법 역시 대기업에게 200만원짜리 땅을 40만원에 나눠주는 재벌땅투기 특혜법 입니다. 4대강 사업 역시 마찬가지 입니다. 4대강 사업 사실상 일자리 창출효과가 없습니다. 대규모 준설공사와 보 건설, 결국 중장비가 해야 할 몫입니다. 그 안에 '사람'은 없습니다. 대통령 자신의 치적을 위해 멀쩡한 우리 국토를 무참히 짓밟고 있습니다. 오히려 서민경제는 4대강 때문에 익사직전의 빈사상태에 빠져들었습니다.  

     

    이쯤 되면 온갖 특혜법을 경제살리기와 일자리창출로 포장하는 것은 양심과 도덕의 문제가 됩니다. 

     

    이렇게 대통령과 여당이 사회 갈등과 대립만 유발하는 사이 우리 경제지표는 447이 되버렸습니다. 이명박 대통령이 공약으로 내세웠던 747(7%경제성장, 국민 소득 4만달러, 세계 경제력 7위 국가)은 온데간데 그 흔적을 찾을 수 없고, 447(국가 부채 400조원, 400만 실업자, 가계부채 700조원)만이 남았습니다.

     

     


      

     

     

    이번 추석에는 좋은 이야기로 꽃을 피웠으면 좋겠습니다.

    그래도 따뜻하게 반갑게 맞아주신 시장 상인들께 감사드립니다. ⓒ전병헌 블로그

     

     설 민심이 말 합니다. 시장 상인들이 한탄 합니다.

    이젠 "경제 좀 살립시다."

    더 이상 대한민국을 계층으로, 지역으로, 세대로  쪼개고 싸우게 하지 마시고

    이젠 "일자리 좀 만듭시다."

     

    대통령과 여당에 대한 폭발 직전의 설 민심은 상대적으로

    야당에 대해서는 원망보다는 격려로 나타났습니다.

    참으로 몸둘 바 모를 분에 넘치는 응원과 격려를 받으면서 시장 거리를 나왔습니다.

     

    특히, 정동영 의장 복당을 좋게 평가해주며 비록 소수 야당인 민주당이지만

    작은 힘 하나까지 크게 하나로 모아 나가는 노력을 계속해야 한다는

    애정어린 기대와 요구가 있었습니다.

     

     

    저는 이번 설 민심을 보면서 정말 정신이 번쩍 들었습니다. 

    "서민경제가 이렇게까지 어려워졌구나..."

     

    설 대목을 강도에게 빼앗긴듯한 폭발 직전의 민심을 보면서

    정치권이 아니 민주당 차원에서라도 청년실업문제를 비롯한 실업문제와, 

    영세상인, 자영업자, 중소기업  회생에 대한 특단의 대안과 노력이 필요하다는 것을 절감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