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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민주당 입당으로 정당혁신, 이기는 선거․안정적 시정 토대 마련해야 -
어제 민주당의 유력한 후보인 한명숙 전 총리가 서울시장 불출마 선언을 했고, 한 편에선 박원순 변호사가 손학규 대표를 만나 ‘현재로선 (민주당에) 입당하지 않은 상태에서 선거를 치르겠다.’는 의사를 밝혔다.
솔직히 4반세기 동안 민주당을 지켜온 당원의 한 사람으로서 만감이 교차했다.
질문을 던져보자.
‘안철수-박원순’ 신드롬은 무엇을 의미하는가?
반한나라당 정권교체 염원인가?
기존 정당에 대한 정치불신인가?
아니면, 오세훈의 무능하고 독선적인 시정에 대한 반감인가?
그래 이 세 가지 모두일 수도 있다. 무엇보다 한나라당과 이명박 정권이 싫고, 민주당을 비롯한 기존 정당도 싫고, 오세훈과 같은 시장은 더더욱 싫고... 이 모든 것이 한꺼번에 표출된 것이 ‘안철수-박원순’ 신드롬이다.
이런 새로운 흐름들을 우리 사회의 건강한 ‘주류’로 만들기 위해서는 이번 서울시장 선거와 내년 총선과 대선에서 한나라당을 ‘이기는 것’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 그러기 위해서는 국민스타 안철수, 박원순 두 사람은 기존 정당정치에 대한 혐오와 불신에 편승하기 보다는 기존의 정당정치를 바꾸겠다는 책임감 있는 의지와 실천을 보여야 한다.
정당정치의 위기는 결국 정당 밖이 아니라 정당 안에서 그 해답을 찾을 수밖에 없고, 정당정치의 위기를 외면하면서 바른 정치를 하겠다는 것은 양립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그러나 박 변호사는 ‘시민후보’라는 명분에 집착한 나머지 기존의 정당정치를 폄훼하고, 심지어 민주당을 한나라당과 같은 기득권 세력으로 몰아가는 저간의 움직임에 결과적으로 동조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우려스럽다.
‘안철수-박원순’ 신드롬의 제1명제는 ‘한나라당의 재집권을 막아내기 위해’ 서울시민과 서울시정을 멍들게 만든 한나라당을 응징하고 그들의 서울 재입성을 막아내는 것이다. 즉, 한나라당과 싸워 이기라는 것이다.
한나라당과 싸워 이기고자 하는 이들은 절박한 심정으로 임해야 한다.
이미 민주당 손학규 대표는 팔도 내놓고 다리도 내놓겠다고 했다. 지지도에서나 서울시장 준비로서나 손색없는 후보였던 한명숙 전 총리가 야권 대통합을 위해 자신을 또 한 번 버렸다. 또한 자천타천으로 거론되던 민주당 후보군들 역시 오로지 야권단일화를 위해 고뇌어린 불출마 선언을 해 온 사실에도 눈감지 말아야 한다. 무엇보다 한나라당에 반대하는 대다수 국민들의 열망을 외면하지 말아야 한다.
이제 박원순 변호사는 순수열정의 ‘시민후보’에서 무도한 한나라당 정권과 싸워 ‘이기는 후보’로 무장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감히 진언컨대 민주당에 들어와야 한다.
안타깝지만 무소속 후보로서의 한계는 너무나 명백하다. 자칫 ‘한-민-무’ 3자 구도가 될 시 지난 지방선거의 패배를 반복하는 최악의 상태가 될 우려도 있다. 여론조사와 달리 실제 선거는 세력 대 세력 간의 치열한 전쟁터임을 잊지 말아야 한다.
박원순 변호사의 영입은 당으로서는 국민적 요구에 좀 더 가까이 다가가는 기회가 될 것이고, 박 변호사는 정당의 뒷받침 속에 ‘이기는 선거’와 ‘안정적 시정’을 운영할 수 있는 토대가 될 것이다.
안ㆍ박풍의 제1명제는 서울 정권교체! 박원순 변호사여 민주당으로 오라! ⓒ전병헌 블로그
물론 민주당이 가진 한계와 비판도 충분히 알고 있다.
그리고 지금 민주당이 어려움에 직면해 있는 것도 사실이다. 하지만 언제나 그러했듯이 위기는 변화와 혁신을 통해 국민의 요구에 부응함으로써 극복해 나가는 것이다.
박원순 변호사의 입당을 위기 모면의 수단으로 삼고자 함은 결코 아니다. 박원순 변호사의 입당은 민주당의 변화를 견인하고 민주당이 변화하겠다는 강력한 의지의 상징이기도 하다.
박원순 변호사 영입을 위해 민주당 지도부도 좀 더 체계적이고 책임감 있는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그에게 민주당의 비전과 잠재력, 정권교체의 로드맵을 충분히 설명하는 IR(Investor Relationship)도 만들어야 한다. 그가 민주당에 투자를 결심하고, 민주당도 그에게 투자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그것이 국민적 신드롬을 정당정치로 승화하고 민주주의의 근간을 튼튼하게 만드는 길이다.
엄혹한 야당시절부터 민주당의 인재영입은 당과 국가, 국민을 위해서 쉼 없이 이뤄진 정당정치의 기본이었음을 명심하자. 인재영입이야 말로 민주당 내의 기득권을 혁파하고 혁신하는 기폭제가 되어 왔음을 상기하자. 그리고 민주당에게 불신의 눈초리를 보내고 있는 개혁진보진영에게도 올바른 정보를 전달하고 당당하게 나서자.
민주정부 10년의 국정경험이 고스란히 쌓여있는 민주당, 그리고 지난 60년을 한결같이 지켜온 당원들의 자존감을 회복하기 위해 지도부가 보다 더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 지도부의 대오각성을 촉구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