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제재의 힘 - 2018년 부산항 억류 러 '세바스토폴'호의 해운사 끝내 파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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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따 러시아

2021. 9. 7.

대북제재 위반으로 2018년 미국의 독자 제재 대상에 올랐던 러시아 극동지역 해운 회사 '구드존'이 더 이상 버티지 못하고 지난달 25일 파산했다.

러시아 타스 동신 등 현지 언론에 따르면 러시아 연해주 중재법원은 지난 8월 25일 '구드존'에 대한 채권자의 파산 신청을 받아들여 내년 2월까지 파산관재인을 통해 파산 절차에 돌입하도록 결정했다.


한때 부산항에 발이 묶였던 '세바스토폴'호


'파트리오트'호/사진출처:구드존 홈페이지

 


극동지역에서 1, 2위를 다투는 해운회사 '구드존'이 우리의 관심을 끈 것은 소속 화물 선박인 '세바스토폴'호가 2018년 8월 부산항에 억류되면서부터. 이 선박은 공해상에서 선박 간 불법 환적을 통해 북한에 석유(정제) 제품을 공급한 혐의(유엔안보리 대북 제재 결의 위반)로 미 재무부의 제재 대상으로 지정됐다. 당시 미국 재무부는 '세바스토폴'호를 비롯, 해운사 '구드존'과 소속 선박 6척을 모두 독자 제재 대상에 올렸다.

'세바스토폴'호는 미국이 제재를 가하기 전 수리를 위해 부산항에 입항했다가 미국의 제재로 발이 묶였으며, 러시아 측의 강력한 요구로 간신히 출항한 바 있다.

진짜 문제는 그 이후. 미국의 세컨더리(3자) 제재를 우려한 해외 화물주들이 장기계약을 파기하고, 해외 정유기업이나 선박 수리 회사 등도 연료 공급이나 서비스를 거부하면서 선박 운항에 어려움을 겪기 시작했다.

2019년에는 구드존 소속 화물선 '파르티잔'호가 포항항에서 고철 화물을 운송하다 국내 업체들의 연료 공급 거부로 발이 묶였고, '파트리오트'호는 중국의 조선소에서 수리대금을 지불하지 못해 돌아오지 못했다. 급기야 그해 5월 '구드존' 직원들이 푸틴 대통령에게 공개 서한을 보내 지원을 요청하기도 했다.


해운사 '구드존', 미국의 제재로 파산 상태에 빠졌다/현지 매체 루스방크로트.ru 웹페이지 캡처

 


여기에 신종 코로나 사태까지 닥치면서 구드존은 임금 체불이 불가피했고, 이를 지켜보던 채권자 개런트 벙커(Гарант-Бункер)사는 중재법원에 '구드존'의 파산을 신청했다. 부채는 총 1,335만 루블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졌다. 뒤이어 나홋카 조선소와 해운사 '페스코' 등도 채권 신청에 나섰다. 이들 회사에 대한 채권 보전은 이달 말 결정될 전망이다.

이 회사 대표인 겐나디 코노넨코 대표는 형사 기소됐다.

코노넨코 대표는 지난 2018년 '세바스토폴'호가 부산항에 억류되자, 자국 언론에 억울함을 호소하기도 했다. "세바스토폴호는 일반 화물 및 컨테이너 운반선으로 석유를 운반할 수 없으며, 북한을 방문한 적도 없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미국에 의해 제재를 당한 중견 해운회사는 결국 살아남지 못한다는 현실을 '구드존'이 실제로 보여준 셈이 됐다.
미국 제재의 힘 - 2018년 부산항 억류 러 '세바스토폴'호의 해운사 끝내 파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