넷플릭스를 휩쓰는 '오징어 게임', 러시아 팬들을 끌어들인 비결 4가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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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따 러시아

2021. 10. 2.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오징어 게임’이 넷플릭스 공식 서비스 국가 83개국 중에서 76개국에서 1위를 차지했다. 러시아에서는 2위다.

글로벌 OTT 콘텐츠 순위 집계 사이트인 플릭스 패트롤에 따르면, ‘오징어 게임’은 지난 27일(현지시각) 기준으로 ‘TV 프로그램(쇼)’ 부문에서 822포인트를 기록해 1위를 달렸다. 플릭스 패트롤의 월드 랭킹은 83개국의 순위를 포인트로 환산(1위 10점, 2위 9점, 3위 8점 등)해 매긴다. 2위는 ‘섹스 에듀케이션(오티스의 비밀 상담소)’로, 708포인트에 그쳤다.

러시아 언론에 따르면 ‘오징어 게임’은 모스크바 등 러시아 영화팬들에게도 뜨거운 반응을 얻고 있다. 포탈 사이트 얀덱스(yandex.ru)에 들어가면, 오징어 게임(игра в кальмара) 온라인 보기가 수두룩하게 뜬다.


'오징어 게임', 네플릭스 인기 랭킹 선두에/얀덱스 캡처


얀덱스에서 '오징어 게임' 보기를 검색하면 무료로 볼 수 있는 온라인 사이트가 수두룩하다/캡처

 


대중지 콤소몰스카야 프라우다(KP)등 러시아 매체들은 '오징어 게임'이 러시아에서 큰 인기를 누리는 비결을 분석하는 등 '깔마르(오징어) 현상'에 주목하고 있다. 남녀 주인공 이정재와 정호연, 연출자인 황동혁 감독의 이력을 소개하고, 극중 전화번호의 실제 존재와 성·인종 차별적 요인, 일본 작품의 표절 등을 둘러싼 여러 논란들까지도 세세하게 보도했다.

KP는 '오징어 게임'의 인기 비결을 △출연자들의 다양한 캐릭터 △영화 '기생충'으로 높아진 K-콘텐츠에 대한 관심도 △러시아의 어린이용 놀이를 연상케 하는 게임 △막대한 투자에 의한 풍부한 볼거리 등으로 분석한 뒤 구체적인 설명을 곁들이기도 했다. ‘오징어 게임’이 벌써부터 싸이의 히트곡 ‘강남 스타일’과 봉준호 감독의 영화 ‘기생충’ 이후 러시아에 가장 큰 영향을 끼친 K-콘텐츠가 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는 이유다.


'모두 한국의 오징어 게임을 본다, 왜?'라는 제목으로 인기 비결을 분석한 콤스몰스카야 프라우다 29일자 웹페이지/캡처


'극중 전화번호를 지닌 사람에게 실제로 이상한 전화가 걸려왔다'는 제목의 러시아 매체 rbc 29일자 웹페이지/캡처

 


언론 매체들은 자신의 목숨과 수십억원의 돈 다발을 위해 서로 배신하고, 속고 속이다가 죽임을 당할 수도 있다는 피비린내 나는 게임이란 상황 설정은 극적인 긴장도를 고조시킨다고 전했다. KP는 "'오징어 게임'에서 배신이란 더 이상 악이 아니며, 오히려 본받을 만한 사회적 규범으로 자리를 잡는 바람에 극중 인물들간에 벌어질 앞날을 예측하기가 더욱 어렵다"고 진단했다.

인기 비결 중 관심을 끄는 대목은 러시아에서 아주 흔한 어린이 놀이와 흡사한 게임의 존재이다. '오징어 게임' 시리즈-1의 극중에 나오는 게임이 러시아 시청자들에게 과거 어린 시절 즐겼던 '바다는 한번 요동친다'(Море волнуется раз)' 놀이(이하 '바다 놀이')를 연상케 한다는 게 현지 언론의 분석이다. 러시아의 '바다 놀이'는 어린이들이 공터에서 즐기는 야외 게임으로, 우리의 '무궁화 꽃이 피었습니다'식 술래잡기 놀이와 유사하다.

KP는 '오징어 게임'을 보는 러시아 사람들에게는 '이제 어떻게 될까?'를 생각하는 순간, 잠재의식 속에 어린 시절의 '바다 놀이'의 살 떨리는 긴장감에 젖는다고 했다.

KP는 "'오징어 게임'에는 길게 늘어지는 장면이 거의 없어 매우 역동적인 데다 피비린내 나는 장면들이 스릴과 공포감을 함께 안겨준다"며 "이게 바로 러시아 '바다 놀이'의 묘미"라고 지적했다. 또 영화 감독이 생생한 어린 시절의 놀이 기억을 숨막히는 공포감속으로 빠뜨리는 아이디어를 내기가 쉽지 않다고도 했다.

'오징어 게임'은 또 넷플릭스의 자금 지원을 받아 거대한 인형과 축구장, 놀이터, 레고로 미로같은 성을 만들어 볼거리를 제공하고, 경비원들의 의상 또한 '스타워즈'와 닮아 흥미를 끈다고 러시아 매체는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