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이야기

프로메테우스 2016. 11. 25. 07:13

1. 미국명절 땡스기빙(Thanksgiving)


    변변한 일 없이 지내길 벌써 이년 반이 훌쩍 넘어가는 때, 애 엄마가 비로소 추수감사절 다음날(이른바 블랙 프라이데이;Black Friday)에 휴가를 내어 나흘간의 휴일을 얻었다. 큰 애는 진작부터 미국놈덜 답게 칠면조 요리도 먹어야 하고 또 어딜 놀러가야 한다고 노랠 불렀지만 갈 수 없었다. 대신에 집안에서 붓방아만 찧고 있다. 이젠 어딜 오래 운전해서 간다는 것이 두렵다.ㅠㅠ.., 힘들기도 했지만 통행료도 무섭다. 달포 전쯤 Amish Village에 갔다 오는데만 60불이 넘게 들었으니...

    어제 저녁 무렵 둘째 애를 After School에서 데리고 올 때 일부러 먼 길을 돌아 왔다. 이유인 즉슨 한 두개의 부동산 매물을 직접 둘러 보기도 할 겸, 또 둘째가 자동차 타는것을 좋아하기에 좀 더 태우려는 의도였다. 퇴근 길 길게 늘어선 자동차 행렬, 대부분은 퇴근차량 이었겠지만 왠지 내겐 모두가 고향 찾아가는 차들로  보였다. 마치 한국에서 추석이나 설 연휴 전날 퇴근길에 본 서을의 풍경 같았다. 허~, 이젠 먹고사는 문제가 애엄마 덕에 어느정도 해결이 되어서인지 향수(鄕愁)라는 사치가 생겼나보다. 치~~~~


山園雜賦(산원잡부) - 陸游(육유)


其三

 

一日老一日(일일로일일) 하루  하루 늙어만 가고,

一年貧一年(일년빈일년) 한해  한해 가난해진다.

元無肉食相(원무육식상) 고기 먹을 팔자를 받지 못해서,

且作地行仙(차작지행선)  다시 지행선이 되어야 하네.

本不營三窟(본불영삼굴) 본래부터 얕은 꾀를 싫어했으니,

何須直一錢(하수직일전) 어찌 땡전인들 생기겠는가?
村虛櫻筍鬧(촌허앵순투) 동네는 썰렁해도 봄경친 좋아,

剩放醉中(잉방취중전) 흐드러진 꽃속에서 취해버렸소.

 

地行仙: 출전능엄경(嚴經), 장수신선,   후에는   나이가  많거나  한가하게  은거하는 사람  또는   길을   가는  사람을  비유.

營三窟(토영삼굴) :   토끼는   숨을      있는  굴을    개는  마련해   놓는다는   뜻으로,   자신의   안전을   위하여   미리    가지   술책을  마련함을  비유하는 .  또는 

 三窟(교토삼굴) :   교활한  토끼는  굴을       개     놓는다는   뜻으로,   사람이   교묘하게      숨어   재난을   피함을   비유하여   이르는  .


(미련)을 제외하곤 그야말로 딱 내 처지를 말하네...




2. 지난 일들 - 질투난 여인


    지난 여름엔 이 일(부동산)을 더할 것이가에 고민이 많았다. 그러기에 보험 라이센스 시험도 다시 도전했고, 부동산 사무실도 옮겨 볼 생각도 했다. 그러던 중에 어느 연세가 지긋한 Y 선생님의 권유와 먼저 브로커를 바꾼 R 선생님의 권유에 자의반 타의반 새 브로커(H氏) 사무실에 우선 적(籍)부터 두기로 했다. 

헌데 오전에 한 일을 어느새 알았는지 오후에 먼저 브로커였던 B氏에게 득달같이 전화가 와서는 마치 다른 여자를 찾아 떠나는 옛 애인을 질투하며 다그치듯 퍼부어 댔다. 브로커인 H씨에게도 뭐라 했다나??

    여기서 부동산 일을 하는 대부분의 영감들이 컴퓨터 스킬엔 젬병들이다. 그래서인지 내가 헛손질만 하고 다녀도 나름 아쉰 점이 많았나보다. 허긴 뭐 해달라면 군말 없이 문서 Form도 만들어 주기도 하고 간단한 고장 수리나 네트웍 구성도 봐 주니까...



3. 지난 일들 - 박정희 기념사업회


    내가 있는 사무실의 브로커 H씨는 뉴욕 부동산 중개 업계의 비조(鼻祖)로 플러싱 중심가에 조그만 부동산을 소유하고 있다. 그 중 한 건물에 그의 부동산 사무실도 있고, 지하엔 백범기념관이 있었는데 백범기념관을 운영중이였던 윤선생님이 여러 사정상 지난 여름 리스를 갱신하지 않고 사무실 문을 닫았다. 마침 뉴욕지역에 자생조직인 박정희 기념사업회 회장을 맏고 있었던 H씨는 비어있는 본인 건믈 지하에 박정희 기념관을 열었는데, 때마침 불어닥친 본국의 최순실 추문의 여파로 인터넷상에 졸지에 최순실의 사주를 받은 못된놈이 되었다.덕분에 한국 뿐 아니라 현지 언론사의 전화가 빗발쳤다. 조금 과장해서 ㅋㅋ

    위에 얘기했듯이, 영감님들이 컴퓨터 작업을 못하고 쩔절매는 모습을 옆에서 보다 못해 몇가지 서류작업을 해 주다가 박정희 기념사업회에 살짝 관여하게 되었다. 사실 난 박정희를 별로 좋아하지는 않지만, 이 문제 만큼은 양 당사자의 입장을 동시에 들은 사람으로서 추측성 기사를 확인없이 보도한 일부 언론을 부정적으로 보기 시작한 계기가 되었다. 인터넷 용어로 기레기란 말이 왜 생겼는지 이해가 갔다.


재미있게 사시네...^^~~
山園雜賦(산원잡부)가 마음에 와 닿아서 퍼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