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이야기

프로메테우스 2020. 1. 8. 00:18

오늘 아침을 준비하다 문득 든 생각이, '토정비결을 봐야 겠네' 였다. 그러다 보니 자연.....

어느덧 60줄이 되었다는 것을 느꼈다. 흐미~~~

둘째 애를 보내고 나서 부랴부랴 육유의 시 모음을 뒤졌다. 역시 나이에 따른 신세타령은 육유를 따를 사람이 없지, ㅋㅋ

이름하여 육십음(六十吟; 육십에 읊다) 이다.



六十吟(육십음) - 陸游(육유)

人生久矣無百年(인생구의무백년) 인생은 길다지만 백년은 못 살기에,

六十七十已爲(육십칠십이위수) 예순 일흔 된다해도 오래산다 말한다네。

嗟予忽忽蹈此境(차여홀홀도차경) 신세 한탄 하다 보니 이지경이 문득 됐고,

如蓬面枯瘦(쇠발여봉면고수) 머리털은 쑥대요 낮짝은 고목이네.
孤松摧折老澗壑(고송최절오간예) 산곡간 외론 솔은 꺽인채로 늙어가고,

病馬淒涼依棧豆(병마처량의잔두) 병든 말은 처량하게 콩깎지에 의지하네。

無籌策活目前(상무주책활목전) 계획하는 것이 싫어 되는대로 살다보니,

豈有功名付身後(기유공명부신후) 어떻게 부귀공명 내게로 따라오랴?
壁疏風入燈焰搖(벽소풍입등염요) 벽 틈새로 바람 들어 등불은 흔들리고,

地爐火盡寒蕭蕭(지로화진한소소) 화로엔 불이 꺼져 한기만 스쳐간다。

胸中白虹吐千丈(흉중백홍토천장) 가슴 속 힌 무지개 천하를 덮었건만,

庭樹葉空衣未纊(정수옆공의미광) 뜨락엔 낙옆져도 솜 옷준비 못한다네



읽다 보니 그래도 나는 마누라 덕에 먹고 살고, 딸년 덕에 학교를 다니고..., 

육유 보단 낫네. 이걸로 위로를 삼아야 겠다. 토정비결 볼 필요 없다아아아~~~~

경자년 홧팅!

엉, 경자년은 언년일까??

 
 
 

나의 이야기

프로메테우스 2018. 6. 29. 02:34

지난 해 3월 중순에 시작된 감기기운과 함께 몸이 아파 반년 이상을 헤맸다. 주치의인 내과에서 이비인후과, 안과, 류마티스과, 심지어는 암 전문의에 통증 클리닉까지. 돌아다닌 한의원만도 5곳..

누구도 병의 진단을 못했다. 덕분에 아직까지도 MRI 비용이 보험회사와 병원간의 실랑이로 처리되지 않아 나만 비용문제로 핍박(?)을 받고 있다. 원 제길...


그냥 지친것 같다. 덕분에 자가치료를 시도해 보기도 하였다. 결국 기해와 족삼리 뜸으로 종결 하였다. 올해 3월에 또 감기 기운이 있어 한때 긴장하였는데 다행이 잘 넘어갔다.


덕분에 중국 가게에서 침, 쑥뜸도 사 보고 책도 사 보고, 넘들이 보면 한의대라도 다니는 줄 알았으리라.

병 후엔 뭔가 좀 다르다. 잘 잊고, 순간 멍 해지는 느낌도 들고, 순간적으로 힘이 모아지지 않는다. 특히 비트는 힘이 떨어졌다. 아직도 이전같은 개운함은 없지만 그래도 생활하는 데는 불편함이 없다. 가끔 관절부위가 불편한 것 이외는...


젤 다른 점은 모든 것이 하기 싫어졌다는 것이다. 이게 소위 디프레션(depression)인가 보다. 매사가 그렇다. 비단 이전에 내가 잘 하던 짓까지도 그렇다. 어머니가 항상 하시던 말, "우울증?? 처먹고 살는게 바뻐봐라! 어디 그런게 오나..." 맞는 말씀이다. 마누라 덕에 먹고 사니 별 사치다.


이젠 다음에서도 1년 이상 글도 않쓴다고 휴면으로 돌리겠다고 협박이다. 허 제길....

그러는 사이 벌써 하지도 지나고..., 해가 짧아지니 더 우울해 지는것 같다.


언제 여름날 오수를 즐길 팔자가 되려나??


夏意(하의) -

여름 날 소순흠

 

別院沈沈夏(별원침침하점청)  녹음 짙은 여름날 별채에 대자리 펴니 시원하고,

石榴開遍透簾明(석류개편투렴명)    두루 핀 붉은 석류 발 사이로 밝고 밝다.

樹陰滿地日卓②午(수음만지일탁오)  나무 그늘 드리워진 햇살 좋은 낮에,

夢覺流鶯時一聲(몽교류앵시일성)    낮잠 깨라 꾀꼬리가 때 맞추어 우는구나.

 

宋藝圃集 卷 五

 

   (점) 대자리, 篥(, 율; 대의 이름, 필률(), 피리)로 잘못 알았네.

    一作 當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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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이야기

프로메테우스 2017. 5. 30. 11:17

1. 결혼 25 주년

지난 토요일(27일)은 결혼 25주년이다. 4월 초부터 두 딸애까지 드레스를 입히고 사진이라도 한컷 해야 겠다고 마음먹고, 마침 같은 사무실에서 그런 이벤트 사업을 겸하시는 분이 있어 알아 보기도 했다. 어떤 영감님은 여행을 가라 하시기도 했지만...

헌데 그건 그냥 머리속에서만 맴돌다 말고 겨우 애들 데리고 점심 외식으로 대체 하였다. 이유는 금전적인 문제도 있으려니와 애엄마 직장 환경이 좀 타이트 해 져 휴가내기도 쉽지 않아졌고, 나 역시 당면 풀어야 할 과제가 있기에 슬며시 자나갔다. 다행이 애 엄만 별 불만이 없는 눈치다. 케익 하나로 행사를 때웠지만....., 돌이켜 보면 제법 긴세월을 무리없이, 고비없이 살았다. 이것만 해도 얼마나 고마운 일이냐?


2. MRI와 Steroid, 그리고 야구선수 K

갑자기 나타난 약간의 이명증상으로 이비인후과를 갔다. 의사는 한국인의 후손이지만 전혀 한국말을 못하시는 분이다. 한국말을 하는 의사는 몇 명이 있기는 하지만 그들은 돈벌이를 위해 성형을 중점으로 하기도 하려니와, 도시 환자에 대한 성의가 없어 보였기 때문이다.

그분은 내가 MRI나 CT등의 촬영을 한 적이 없다 하니 이 기회에 머리 MRI를 찍어보자 했다. 여기서 느낀 점은, Body Scan은 비용이 비싸기에 보험회사랑 논쟁이 많다는데, 미국놈 병원에서 영어에 능숙한 의사와 토론을 하니 생각보단 허락이 쉽게 나온듯 하다. 


지난 26일 촬영을 했다. 난 조용히 찍는 것으로 짐작했는데, 완전히 광산이나 공장같은 지독한 소음 속에 촬영이 진행되네...

이비인후과에서 처방해준 약에는 스테로이드 계열의 약이 있다. 캬 이거 정말 신비의 약이더구만...

통증도 가시고 열도 내리고...., 아쉽게도 이명은 별개였다. 어쨌거나 재[灰]가 된 성욕도 다시 살아난다. 크~~~


K모 선수를 생각하게 되었다. 아직 황소같은 20대 말의 운동선수, 예기치 못한 부상과 수술 그리고 회복을 위해 십중 팔구 스테로이드 계열의 약을 처방받아 먹었으리라....

그러다가 뻗지는 욕구를 잘 다스리지 못해서 여자를 방에 들였던 것은 아닐까?? 어느 정도 상황이 그려진다. 짜식...


3. 새로생긴 전쟁

뒷곁의 포도 넝쿨을 전지를 해 주어야 하건만 이번 봄은 더더욱 매사가 귀찮았기에 내버려 뒀더니 빽빽한 덩굴 사이에 새들이 집을 짓기를 시작했다. 보이는 대로 둥지를 털어내고, 덩굴 가지를 잘라 횡 하니 노출을 시켰는데, 어디서 왔는지 홍관조(카디날) 한쌍이 부숴도 계속 와서 짓는다. 아주 미안한 행동이지만 나도 새에게 둥지를 허가할 수 없기에 전쟁을 치룬다. 매일 아침저녁으로 둘러보고 어느틈에 집을 짓기 시작하면 부순다.  제길 내년엔 모두 베어버린다 하니 애엄만 매년 포도맛도 못 보면서도 서운한가 보다. 베지 말란다...



벌써 단오? 매제의 생일이다. 카톡으로 축하를 전했다. 아직도 장판을 따듯하게 해야 잠을 자는데 벌써 봄을 지내고 여름 맞이했다.



暮春吟(모춘음) - 邵康節(소강절)

늦봄을 노래하다

 

林下居常睡起遲(림하거상수기지) : 산림에 묻혀 살며 늦잠을 자는 뜻은,

那堪車馬近來稀(나감거마근래희) : 요즘들어 외로움을 참을 수 없어서라네.

春深晝永簾垂地(춘심주영렴수지) : 봄은 깊고 해는 길건만 발 걷을 일 없으니,

庭院無風花自飛(정원무풍화자비) : 뜰엔 풍취(風趣) 없고 꽃잎 만 흩날리는구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