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란편지

................. 그 "엄마들"이 지어준 이름

발견 -과제물 전시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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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장 컬럼

2010. 2. 9.

 

가령, '겨울방학 과제물 전시회'라면, 지난해 12월 어느 날, '공통과제' 혹은 '개별과제', '선택과제' 같은 이름으로 내어준 과제에 아이들이 겨우내 정성을 기울인 결과일까요?

 

어떤 선생님은 "그건 학부모 숙제"라며 질색을 하고, 그런 견해에 저도 절대적으로 공감(?)하는 바이지만, 오늘은 그걸 문제삼고 싶지는 않습니다. 방학 동안 아이와 한없이 뒹굴며 지낼 수 있는 처지라면, 초등학생인 자녀에게 "나하고 함께 해볼래?" 그러고 싶지 않을까요? 그것마저 비교육적이니 어떠니 하는 것 자체가 싫어졌기 때문입니다.

 

우리가 아이들에게 과제를 내어주고, 그 과제들을 해결하게 하고, 해결한 결과를 살펴보는 것을 '교육활동'이라고 생각합니다. 겨울방학 활동도 그렇고, 한 시간 한 시간 수업도 다 그렇습니다.

그렇게 활동하면서 아이들은 자랍니다. 그렇게 자라는 아이들과 함께하는 우리를 '교육자'라고 합니다. 저도 -때로는 교육행정을 하기도 했지만- 1969년 봄부터 2010년 봄까지 무려 41년간을 '교육활동'을 하며 살아왔습니다.

 

우리는 아이들이 활동한 결과를 왜 살펴봅니까? 꼭 살펴봐야 합니까? 아니면, 살펴보지 않아도 좋을 것을 그냥 한번 그렇게 해보는 것입니까?

 

지난 2월 3일에 개학하여 과제물을 받고 평가하고 전시했습니다. 그리고 어제 8일(월요일) 아침조회 때 시상을 했습니다. 겨우 3~4일간 그 일을 다 치렀으니 담임들이 얼마나 분주했을까요?

그렇다고 그걸 하지 않을 수도 없습니다. 그렇게 하지 않는 학교를, 교육을 포기한 학교, 참 이상한 학교로 여깁니다. 한 달 이상을 공부한 결과가 성적에 반영되지도 않는 줄 아이들이나 부모님들이나 다 아는데, 그렇다고 그걸 평가조차 해주지 않으면, 아이들은 다음 방학 때 그런 과제를 어떤 마음으로 대하겠습니까? 부모들은 또 어떻게 아이들을 지도하고 독려하겠습니까?

그런 생각을 하면 '학부모 과제'니 뭐니 하는 건 이유가 되지 않습니다. 그게 그렇게 고깝다면 아예 과제를 내어주지 않는 방법을 찾아야 할 것입니다.

 

우리는 이렇게 생각합니다. '계획하고, 실천하고, 실천한 결과를 평가해야 한다. 교육이 지속적인 활동이라면 평가활동은 교육의 당연한(필수적인) 과정이고, 그 과정은 환류(피드백)에 의미를 두어야 한다.'

그렇지 않습니까?

그럼, 환류는 누가 하는 것입니까?

 

 

 

 

3학년 아이들이 그려 붙인 과제물전시회 포스터

 

미래관에 전시된 겨울방학 과제물 : 꼭 훼방을 놓고 싶다면 무슨 티를 잡아내어 보십시오.

 

'아이들이 과제물을 진지하게 둘러보는가?' 살펴본 사진 중 하나 ①

 

 

'아이들이 과제물을 진지하게 둘러보는가?' 살펴본 사진 중 하나 ②

 

 

 

"그럼, 환류는 누가 하는 것입니까?"

 

저는 아이들도 하고, 우리도 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저 아이들 눈길을 보십시오. 저 눈길에서 우리가 하는 일의 보람, 즐거움, 당위성 같은 것들을 '발견'할 수 있다면,

우리는 우리가 한 일에 대해 '겨울방학 과제물 전시회를 개최하고 시상하느라고 며칠간 고생했다'고 과소평가할 것이 아니라,

'한 달 이상의 자율학습에 대한 평가를, 교육의 과정에 맞추어 제대로 이루어냈다'는 자부심을 가져야 할 것입니다.

 

그러한 환류활동 과정에 크고작은 문제점이 있다면, 그런 것들은 궁리를 해서 해결해나가면 다 그만인 것들일 뿐이며, 가장 큰 의미는 저 아이들의 눈길에서 무언가를 '발견'할 수 있는 힘에 있고, 그것이 바로 '교육자의 힘'이라는 것을 이야기해야 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