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란편지

................. 그 "엄마들"이 지어준 이름

2015년, 악몽(惡夢)의 계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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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 이야기

2015. 6. 18.

 

 

 

 

2015년, 악몽(惡夢)의 계절

 

 

 

 

  내겐 '악몽'의 계절이다. 꿈을 꾸는 것은 참 재미있는 일이지만, 이제 이런 악몽은 생각나지 않으면 좋겠다.

 

 

 

 

 

 

  2015.4.27(월).

 

외가 가는 길

 

  새로 길을 내는 작업을 하고 있었다. 산비탈 여기저기 한둘씩, 서넛씩 일하는 모습이 보였다.

  높이가 대여섯 길은 될, 어마어마한 바위가 앞을 가로막고 있어서 "어디로 통과해야 하는가?" 물었더니 당연하다는 듯, 대수롭지 않다는 듯 "이 바위를 넘어가야 한다"고 대답했다. "별 쓸데없는 소리" "말도 안 되는 소리" "이러면 될 것 아니냐?"며 그 옆으로 통과해버렸다.

  여러 가지 일이 벌어진 긴 꿈이었는데 아침에 기억해낸 장면은 두 가지뿐이었다. 한 장면은 모노레일에 올라서서 쏜살같이 달린 일이었다. 그렇게 편안하게 서서 '이렇게 신기한 일이 있구나!' 싶었다.

  그게 말이나 되는가. 있을 법한 일들인가.

 

 

 

  2015.5.5(화).

 

맡겨버린 행운

 

  행운권 추첨에서 무슨 묵직한 상품을 두 개나 받았다. 보자기에 싼 그 상품을 대구 김○○ 장학관이 운반해서 묘지 옆 잔디밭에 두고 반환점을 돌았는데, 나중에 그쪽으로 가긴 하겠지만 혹 분실할까 싶어서 가서 가져오라고 할까 망설이다가 말았다. 귀찮아 할 것 같았다.

 

  갑자기 공이 굴러 와서 순간적으로 걷어찼는데 매우 높고 가파른 산정에까지 올라가 저쪽으로 넘어가고 마는가 싶더니 다행히 그 지점에서 멈추어 이쪽으로 굴러 내려왔다. 공을 찾던 소년이 얼른 주워 들었다. 얼마나 다행인가 싶었다.

  여러 장면의 꿈이었는데 겨우 이 두 장면만 챙기게 되었다.

 

 

 

  2015.5.7(목).

 

그리운 교실

 

  종회 시각이다. 점검만 하면 곧 하교시킬 생각인데 아이들이 들락날락 말썽을 피운다. 남학생들이 그렇다. 그게 섭섭하다. 엄격한 조치를 내려야 한다는 각오로 출입문을 닫아버린다. 마치기 전에는 들어오지도 나가지도 못하게 한 것이다.

  그러자 저 안쪽 끝에서―이상하게도 그쪽은 바깥으로 연결된 것으로 보였다. 말하자면 교실이라 해도 통제가 불가능한 곳이었다― 큼직한 두 녀석이 맞붙어 싸운다. 순간, 내가 너무 강하게 다루니까 아이들이 스트레스를 받아 치고받게 됐다는 걸 깨닫는다. 미안하다. 달려가서 두 녀석 사이로 파고들자 곧 싸움을 그친다.

  그나저나 아직도 아이들 꿈이라니…… 얼마나 한심하고 눈물겨운 일인가.

 

 

 

  2015.5.22(금)

 

손가락에서 철심 뽑기

 

  왼쪽 장지 끝에서 길이 1센티미터쯤 되는 철심을 열 개 정도나 빼내었다.

 

 

 

  2015.5.26(화)

 

어지러운 교실

 

  아이들이 사방으로 흩어져 버리고 몇 명 남아 있지 않았다. 속수무책이었다. 할 수 있는 일이라고는 출석을 부르는 것뿐이었고, 그것조차 별 효과를 기대하기가 어려운 상황이었다.

 

 

 

  2015.6.14(일)

 

외침 혹은 절규

 

  병을 얻기 전인 것처럼 술에 취해서, 그러나 어지러움을 느끼는 건 요즘 일인 양 계단을 조심스럽게 내려왔다. 오랫동안 다니던 사무실의 L이 어느 직원과 이야기를 주고받으며 뒤따라 내려왔는데, 건물 밖으로 나서자마자 그들끼리 가버리고 나는 길을 잃었다.

  택시를 불러 귀가하기에는 너무 먼 거리여서 사당역에서 전철을 탈 생각이었는데, 그만 황야로 들어섰고, 여기저기 사람들은 보이지만―전에도 더러 이런 상황에 빠진 적이 있었던 것처럼―어디가 어딘지 종잡을 수가 없었다.

  인기척이 나서 뒤돌아봤더니 한쪽 팔이 불구인 웬 녀석이 무슨 시비를 붙고 싶은 것 같았는데, 그 녀석처럼 나도 옷을 제대로 입지 못한 걸 깨닫고 놀라서 소리쳤다. "얘들아! 거기 있어!"

  그 외침은 그 사내에게 나를 기다리며 앞서가고 있는 사람들이 있다는 걸 과시하고 싶은 것이었으나 허황된 절규일 뿐이었다.

 

 

 

  2015.6.16(화).

 

고기 먹기

 

  뱀고기를 먹고 있었다. 거의 다 먹어치워서 쟁반에 남은 걸 봤더니 까맣고 자그마한 것 두 마리였다. 그것들도 먹어치웠다.  뱀고기라니, 원…… 게다가 꾀죄죄하게…… 이왕이면 굵은 뱀이든지 비단뱀이어야 할 것 아닌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