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란편지

................. 그 "엄마들"이 지어준 이름

교육학, 이런 교과서로 공부했더라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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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이야기

2022. 3. 12.

 

 

 

 

교육대학이나 사범대학, 교육대학원에서 이수한 수많은 과목 중 그 어느 것에도 이 책은 좋은 교재가 될 수 있었을 것입니다.

그렇게 해준 교수는 단 한 명도 없었습니다.

그렇지만 존 듀이를 이야기하지 않은 교수도 단 한 명도 없었습니다.

"너희는 읽어봐도 이해할 수 없는 책이다" 혹은 "너희는 내가 이야기해주는 것을 들으면 된다", "그 책은 아무나 읽는 것이 아니다"라고 이야기한 것이나 다름없습니다.

 

지금 읽어보니까 그렇게 어려운 책이 아니었습니다.

어떤 곳은 '아, 바로 이것이었구나!' 싶어서 숨이 멎는 느낌이었고, 어떤 곳은 재미있고, 너무나 간단하고 쉬운 부분도 있고, 어쨌든 교육학을 전공하는 학생이나 교사는 꼭 읽었어야 할 책이었습니다.

나는 내가 그때 교육학 강의를 들으면 짜증이 나고 싫증을 느낀 이유는 그들이, 그 교수들이 이 책을 읽도록 해주지 않고 형편없는 책을 필독도서로 정하거나 허구한 날 쓸데없는 이야기를 해대었기 때문이었다고 단정하고 있습니다.

 

교육대학은 들어가자마자 '내가 이런 곳엘 왜?' 했고 '어떻게 하나, 어떻게 하나……' 차일피일, 우유부단해서, 대책 없이, 밤낮없이 쏘다니기만 했습니다.

강의 때문이었습니다.

가령, '과학교육방법론'은 '받아쓰기'였습니다. 첫 시간부터 초등학교 1학년처럼 받아쓰기를 했습니다.

 

'과학'은 과학의 기본 개념을 이해하고 과학 탐구 능력과 과학적 태도를 함양하여 창의적이고 합리적으로 문제를 해결하는 데 필요한 과학적 소양을 기르기 위한 교과이다.

'과학'은 초등학교 1, 2학년의 슬기로운 생활과 고등학교 선택 교육과정의 과학, 물리 I, 화학 I, 생명과학 I, 지구과학 I, 물리Ⅱ, 화학Ⅱ, 생명과학 Ⅱ, 지구과학 Ⅱ 과목과 연계되도록 구성한다.

'과학'의 내용은......

 

긴장된 숨소리와 볼펜 소리만 음산한 그 강의실…… 그걸 그대로 암기하게 해서 시험지에 토해 내도록 할 것이 뻔하기 때문입니다.

교수라는 사람은 불러주기 기법에 익숙했습니다. 느릿느릿 불러주지 않았고, 딴짓하지 않고, 딴생각하지 않고, 집중해서 받아쓰지 않으면 도저히 따라갈 수 없을 만큼의 속도였습니다.

예비교사들에게조차 교육이 무엇인지 가르쳐주지 못하는, 자신의 모습을 그렇게밖에 보여줄 수 없는, 그럼에도 분명 직업은 '교수'인 그가 악랄하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런 인간이 그 한 사람뿐이었다면 웃고 말면 그만이었을 것입니다.

 

'교사가 될 때까지 이런 강의를 듣고 있을 수 있을까?' '내가 이걸 참고 교사가 될 수 있기나 할까?' 싶었습니다. 암담해서 밤안개 자욱한 그 소도시의 밤을 헤매고 다녔습니다.

대학입시 실패가 이미 가물가물한 옛이야기가 되어 있었고, 되돌릴 수도 없고, 피할 곳도 없고, 찾아갈 곳도 없는 그 세월이 암담했습니다.

그런데도 그들은 내게도 졸업장을 주었고 나는 교사가 되었습니다.

 

사범대학은 아니겠지?

교육대학원은 아니겠지?

그러나 마찬가지였습니다.

교사에게 의무적으로 부과하는 수많은 연수도 마찬가지입니다.

그 연수회에 강사로 나온 교수, 학자, 장학관이나 연구관, 장학사들은 걸핏하면 "듀이" "듀이" 하면서도 책이름은 말하지 않았습니다. 그들도 이 책을 읽지 않았을지도 모릅니다.

 

사십여 년 동안 나는 속았습니다.

예비교사들에게, 이미 학교에 있는 교사들에게 나는 이 책으로써 공부하면 짜증이 나지 않을 것이라는 이야기를 해주고 싶습니다.